흙을 달래는 시간
날이 따뜻했다 추웠다를 반복하고, 지난주부터는 한번씩 폭우가 쏟아졌다.
그동안 겨울나무같았던 나무들의 잔가지 각도가 변하고
거무튀튀한 색이었던 가지끝에 푸른색, 분홍색이 느껴진다.
봄은 바람에서, 햇살에서, 나무가지 끝에서 느껴진다.
옛날엔 몰랐는데, 올핸 확실히 봄이 되기전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어젯밤 엄청나게 비가와서 땅이 물컹해졌으니, 오늘은 작년에 처리하지 못한 뿌리들을 캐내고
그로우백을 모두 뒤집어엎었다.
흙을 한데 모으고, 퇴비를 섞어두었다가 3-4주쯤 후엔 모종을 심을것이다.
이미 논밭을 지나가면 퇴비냄새가 나지만, 우리집은 해도 그만치 들지않고 북쪽이라
조금 더 천천히 흙깨우기를 시작한다.
오늘은 화훼농장에 가서 퇴비를 사고,
내일 오전에는 흙과 섞어줘야지.
옥상에 있는 그로우백도 가지고 내려와야겠다.
작년에 저 혼자 자란 오디나무는 올해도 죽죽 잘 커줄까?
그로우백에 있던 덩쿨장미를 올해 옮겨심을 수 있을까?
살구나무앞에 뱉어둔 씨앗에서 자란 복숭아 묘목에 올해 꽃이 필까?
정성을 들이는 만큼 예뻐지는곳.
올해는 더 많이 가꿔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