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답
회의 아닌 회의를 들어갔다가 팀원끼리 다시 모였다. 모두의 얼굴이 어둡고 28층에서 내쉬는 한숨은 지하 식당까지 뚫릴 듯하다. 팀장님의 일장 연설과 지시 사항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분이 원하는 것은 대체 뭘까, 답을 찾아내야 한다. 애인이 오늘따라 말이 없다.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도저히 모르겠다. 회사에 무슨 일 있었어? 집에 무슨 일 생겼어? 물어봐도 묵묵부답이다. 답이 뭘까?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할 말이 많은 것 같은데 이야기는 허공을 빙빙 돌 뿐이다. 부모님이 원하는 건 뭘까? 매번 옳은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세상에는 명확한 답이 있는 문제와 답이 여러 개, 즉 정답이 있는 문제가 있다. 답안이 있는 문제조차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이론이 생겨나면 해답이 바뀔 때가 있다. 어찌 보면 정답이란 건 없는 세상이다. 그러나 대부분 일반적으로 정해진 길을 걸어가도록 교육받았다. 계속해서 답이 정해진 시험을 봐야 했고, 고3은 11월에 수능을 치르고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다. 졸업하면 밥벌이를 해야 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운다. 이러한 평범한 인생이 정답이라도 되는 듯이 그 길을 벗어나면 오답일까? 두렵고 불안한 마음들이 곳곳에 있다.
우리가 걸어가는 인생의 길은 본인만의 정답이 있다. 그 길에서 행복, 고통 등을 온전히 느끼는 것도 자신이기에, 세상이 걸어가라고 깔아놓은 듯한 고속도로를 달릴 필요가 없다. 만약 길을 잘못 가는 것 같으면 조금 쉬었다가 경로를 수정해서 다시 움직이면 된다. 주어진 삶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고 그를 꾸려가야 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오후 5시, 팀장 보고가 끝났다. 여럿이 머리를 모은 덕에 그나마 맞는 방향을 찾아 보고를 무사히 끝내고 칭찬도 받았다. 그렇지만 내일의 방향은 또 바뀔 수 있기에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 생활도 내 인생의 일부이고, 나를 위해 걸어가야 하는 길이니까.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정말 쉽지 않지만, 그래도 고통보다는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 가득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