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해져야 빨리 멀어질 수 있는 곳
병원은 정말 친해지고 싶지 않은 공간이다. 보통 아파서 치료를 받기 위해 가는 곳이니 상태가 좋다면 갈 일이 없다. 최대한 그와 멀어지고 싶은 이유다. 슬프게도 본인은 최근 병원에서 거의 3주를 살았다. 세상일은 분명 마음대로 되지 않겠지만, 혼돈의 19박 20일*을 보내고 나니 다시는 입원하고 싶지 않다. 물론 아프면서 건강한 것이 최고의 행복이란 걸 다시 깨달았다. 그렇기에 병원과 가까운 게 싫어도 치료는 제때 받아야 한다. 신체적인 아픔이든, 정신적인 괴로움이든, 뭔가 평소 같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오면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대학병원에 입원하면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환자가 없으면 병원도 없다. 한 명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 간호사, 약사와 같은 의료진은 기본이다. 이 외에도 계산과 입/퇴원 수속, 각종 증명서를 처리하는 원무과, 환자들의 밥을 책임지는 영양사와 식당 직원들, 휠체어/병상 등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환자를 이송하는 이송 기사, 약 등을 배달하는 배달 기사, 병실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수시로 청소하는 청소부 등등, 수많은 이들이 병원 시스템이 굴러가도록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입원 당시 병동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분께 목례하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고통은 극악이었고, 회복도 쉽지 않았지만 고마운 분들 덕분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사람이 살면서 병원에 안 갈 수는 없다. 실비 보험을 악용하여 온갖 의원을 쇼핑하듯이 다니는 것은 문제지만, 사고를 포함하여 의료진의 직접적인 치료를 받아야 낫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불의의 사고는 제외하고, 어차피 내 몸을 챙길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으며, 본인이 이상한 것을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것도 나 하나다. 앞서 이야기했듯 그 알람을 챙겨 듣고 의사를 찾아야 자신의 고통을 치료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빨리 인지하여 병원과 너무 친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혼돈의 19박 20일에 대한 이야기 : 나의 자궁 고생기 매거진
**제목사진 : 중증외상센터(Netflix)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