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였을까?
가치는 상대적이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것이, 다른 이에게는 무의미할 수 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따라 살아가고, 그 선택이 모여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개개인의 생이 다 다른 이유다.
작년 초부터 몸이 심하게 망가지기 시작했다. 하나씩 하나씩 고장이 났지만,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번아웃으로 인한 마음의 병을 가장 큰 원인으로 추측할 뿐이다. 대단한 자아실현을 위해 회사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그저 나 하나 먹여 살리자고 다니는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다. 건강과 맞바꾸면서도 일을 계속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내가 정말 살고 싶던 삶은 어떤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날 힘들게 하던 것 중의 하나는 쓸데없는 책임감이었다. 뭐든지 과하면 독이 된다. 내려놓고 도망쳐도 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부당한 일이었음에도 내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다 떠안았다. 결국 병이 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책임감은 나를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단어지만, 항상 쥐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스트레스를 대처할 힘은 내 안에 있다. 그래서 자신이 원했던 것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는 이미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기 때문에 뭔가를 빼야 나의 가치와 맞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을 다 이루며 살 수는 없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내가 꿈꾸는 나의 장면에는 안정과 여유 그리고 즐거움이 있었다. 사실 이런 삶을 살고 싶어 나름 직장에서 열심히 돈을 벌고 있었는데, 아프기 시작하니 건강이 가장 중요해졌다. 약을 털어 넣으며 다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