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금요일
금요일에는 여러 모습이 있다. 흔히 금요일이 되면 다들 '불금!'이라고 말한다. 보통은 불타는 금요일, 가장 기쁜 금요일이기도 하다. 주말을 앞두고 있다는 설렘. 다음 날 출근에 대한 압박이 덜해 늦게까지 놀 수 있다는 자유로움. 조용히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그런 날. 금요일은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요일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TGIF'(Thank God It’s Friday)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금요일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다.
슬프게도 불쌍한 금요일도 있다. 중요한 임원 회의를 토요일에 잡아 놓는 회사 덕분에 금요일만 되면 야근을 피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그래도 일찍 퇴근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약속을 잡았다가 취소한 적이 부지기수다. 늦은 밤, 집에 돌아가며 아쉬운 마음에 단골 이자카야에 들려 맥주 한잔을 하고 들어가기도 했다. 한 주 동안 정말 애썼다고 불쌍한 나를 위로하면서.
오늘은 불안한 금요일이다. 아파서 쉬고 있으니 요일 감각이 흐려졌다. 화요일이 수요일 같고 금요일이 일요일 같다. 그렇지만 병결이 끝날 예정인 하루인 것은 확실하다. 회사에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그 생각만으로 속이 더부룩하고, 종일 소화가 되지 않는다. 며칠 전 꿈에서는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일 때문에 가지 못하고 계속 붙잡혀 있었다. 얼마나 긴장하고 있으면 꿈속에서도 그러고 있을까. 초조한 마음에 온몸이 짓눌리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그리 기쁘지 않았다. 언제 증상이 심해질지 모르는 걱정과 공포를 안고 지내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 두려운 이유다.
이제 불안한 금요일은 그만 보내고 싶다. 다시 금요일임에 감사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얼른 오려면 오늘과 같이 이 불편한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야 한다. 푹 자고 나면 더 나아지리라 기대하면서. 내일은 부디, 편안한 토요일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