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여정

더 자랄 나를 위해

by 해성

사람은 끊임없이 자란다. 단순히 키가 크거나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배우고 경험을 쌓으며 생각의 폭을 넓혀가는 과정 또한 성장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신체 발달은 멈추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더 성숙하게 대처하고, 감정을 조절하며, 타인의 처지를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며 정신적으로는 계속 자라날 수 있다.


어릴 적 집의 한구석 벽에 붙어 선 채 줄을 그어가며 키를 재던 기억은 대부분 갖고 있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자랐을까 싶어 하루 사이에 키가 크지 않음에도 매일 같이 벽에 기대어 보곤 했다. 늘 앞자리를 차지하게 하던 나의 키는 결국 또래의 평균에 못 미친 채 어느 순간 그대로 멈췄다. 학창 시절에는 키 큰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어느 순간 작은 키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체적인 크기 차이가 나의 능력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키에 크게 연연하지 않을 수 있었다. 마음이 그만큼 자랐기 때문이었을까? 정신적 성장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는 데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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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심리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몸이 아프듯이 마음도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영혼을 그 나이에 가두어 자라기 힘들게 한다. 사춘기를 사춘기답게 보내지 못해 자신의 신념이 제대로 세워지지 못한 나는 여전히 스스로를 다루는 일이 서툴다. 겉으로는 다 큰 어른인 것 같지만, 실제 내면은 그렇지 않아 쉽게 흔들리고 무너진다.


마흔은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릴 일이 없는 불혹의 나이라는데, 아직 그만큼의 정신 연령은 따라오지 못한 듯하다. 성장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내 영혼의 여정은 나만이 돌보며 갈 수 있기에 조금 느리더라도 천천히 잘 살피며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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