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부러움에 흔들리는가

by 해성

사람들의 인정과 관심에만 몰두하다 보니,
정작 내가 나를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는 사실은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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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잘되거나 좋은 처지에 있는 것 따위를 공연히 미워하고 깎아내리려 하는 감정, 질투는 내 밑바닥을 드러낸다. 욕망과 현실의 틈 속에서 화가 치밀고, 아쉬움에 흔들리며,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리다 끝내 절망했던 순간이 있다.


사진에 온 정신을 쏟았던 때가 있다. 단순히 찍고 보는 것을 넘어, 제대로 골라내고 그 안의 진실을 읽고 싶었다. 그래서 수업을 찾아 듣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알게 된 한 분과 계속해서 마주하게 된다. 사진을 시작한 시기는 비슷했으나 우리의 소재는 아예 달랐다. 그는 나에게 평생 없을 본인의 '아이'를 주요 소재로 삼아, 자신만의 스타일로 담아냈다. 함께 배우며 더 집중하던 우리는 곧 가까워졌고, 이후에도 다른 작가의 수업을 같이 들으며 서로의 사진을 보고 배웠다.


처음에는 명확한 소재가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당시 나는 그냥 온갖 것에 쓸데없는 반응을 하고 있었다. 물론 수업을 들으며 주제를 정한 뒤에는 확실히 사진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자식을 담는 사진은 쉽게 넘어설 수 없어 보였다.


문제는 언제나 비교에서 온다. 사진을 평생 직업 삼을 것도 아니고, 스스로 즐겁고 재밌다는 사실에 집중해야 하는데, 어느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를 대결 구도로 엮는다는 생각이 들자 오래된 상처가 다시 덧났다. 트리거가 잘못 건드려지면 트라우마는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어린 시절 엄마는 늘 나를 누군가와 비교하며 더 잘하라고 다그쳤고, 나는 그 속에서 처참하게 얻어맞으며 자랐다. 비교당하는 것이 무서운 가장 큰 이유다.


그는 상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맘껏 축하해줄 수 없었다. 남과 나를 견주고 줄 세우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했으면서도, 결국 타인의 평가 앞에 스스로 무너졌다. 못난 마음으로 '아이'가 빠지면 그의 사진은 형편없을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나는 사진을 SNS에 올리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카메라를 들고 나가는 빈도도 줄었다.


사람들의 인정과 관심에만 몰두하다 보니, 정작 내가 나를 존중하고 지지해야 한다는 사실은 잊고 있었다. 소위 질투에 눈이 멀어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던 것이다. 사진을 시작한 이유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였는데 '좋아요' 수와 같잖은 남들의 말에 휘둘려 사진을 영영 접을뻔했다.


그때 조금만 일찍 깨달았다면 더 나아질 기회로 삼을 수 있었을 텐데, 당시의 나는 너무 쉽게 화가 났고 끝내 좌절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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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흐른 뒤 나는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집중하게 되었다. 그제야 알았다. 아, 나는 정말 사진을 잘 찍고 싶었구나. 남에게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를 인정하길 바랐구나.


중심은 언제나 나에게 있다. 하지만 그 중심을 붙잡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질투는 나의 깊은 곳을 비추지만, 잘못 빠지면 절망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나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욕심도 많고 좋아하는 것은 정말 잘하고 싶다. 그만큼 남이 부러울 때가 많다. 그렇지만 그 감정이 잘못 해석되어 나를 무너지게 만들면 안 된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결국 부족함을 인정하고,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게 하는 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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