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치국평천하

마음 제어하기

by 해성

살다 보면 모든 것에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 외모, 경력, 관계, 집까지 손길이 닿지 않으면 금세 흐트러지고 망가진다. 특히 집안일이 그렇다. 조금만 방치해도 어수선해지고, 엉망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그렇다고 관리가 만능은 아니다. 통제할 수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맡겨야 하는 것들도 있다. 아무리 건강을 챙겨도 피할 수 없이 아픈 순간이 온다. 그럼에도 우리는 몸에 좋은 것을 먹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며 최소한 본인을 위해 무엇인가를 했다는 것에 안도하기도 한다. 그 작은 안심이 쌓이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자연스레 건강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이렇게 무슨 일이든 나를 어떻게 다스리냐에 따라 태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정신을 맘대로 제어할 수 없을 때는 일어나 세수하는 것조차 버겁다.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이 침대에 붙어있으면 쓰레기와 옷가지가 쌓여가고, 자연스럽게 집이 점점 어지러워진다. 흐트러진 공간은 딱 통제할 수 없는 내 영혼의 모양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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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2'처럼 머릿속의 헤드쿼터가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 자아의 형태가 희미해지고, 신념도 무너진 채 길을 잃고 헤맨다. 그럴 때, 나는 한 글자씩 쓰기 시작했다. 울컥하며 속에서 나오는 것들을 멋대로 적어 내려가자, 흐릿했던 나 자신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한 줄 더 적어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눈앞이 너무 번잡스러워 책상을 치우기 시작했다.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나를 조금씩 제어할 수 있게 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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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균형을 찾았다고 생각할 때쯤, 몸이 다시 망가져 침대와 한 몸이 되는 날들이 찾아왔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내 안의 지휘관이 돌아와 있었기에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도 있듯이 결국, 본인을 돌보는 것이 1번이다. 세상은 누구도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겠지만, 내 마음만큼은 스스로 운영할 수 있다. 그러니 오늘도 잘 보살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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