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웃을 때, 숲은 잠긴다

by Velina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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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깊은 곳에는, 지상보다 더 무성한 숲이 있다. 그곳엔 바람도 없고, 소리도 없다. 오직 모든 것이 천천히 떠다닌다. 잎은 물고기처럼 유영하고, 나무는 뿌리를 들어 올린 채 하늘 없는 하늘로 자란다.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신 수천 개의 작은 조각으로 부서져 나무 사이를 표류한다.


파란색이란 이런 것이었나— 비로소 깨닫는 곳.


그리고, 그 숲 한가운데— 하얀 늑대가 웃고 있다.


그의 입은 눈보다도 더 하얗고, 웃을 때마다 수백 마리의 새가 그 안에서 날아오른다. 물속에서. 소리 없이. 늑대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웃음이 퍼져나갈 때, 누군가의 귓속에서는 어머니의 자장가가 들리고, 다른 누군가는 첫사랑의 이름을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다. 각자의 귓속에서 각자의 소리로 울리는 침묵. 잎들은 그 진동에 반응해 빛의 패턴으로 노래한다.



첫 번째는 진주 잠수부였다.


그녀는 숨을 참는 법을 알았지만, 늑대의 웃음 앞에서는 오히려 깊이 들이마시고 싶어졌다. 물이 폐를 채우는 순간, 그녀는 처음으로 진짜 숨을 쉬는 것 같았다. 진주를 찾던 손가락이 서서히 산호로 굳어갔다. 붉은 산호, 하얀 산호, 그녀가 평생 캐낸 진주들보다 더 아름다운 가지들이 손톱 밑에서 자라났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본 것은— 늑대의 눈동자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조류였다.


끝없이.


마치 스스로를 빠져나오지 못한 자처럼.


늑대가 웃었다.
숲이 가라앉았다.
한 뼘.
또 한 뼘.



두 번째는 어부의 아들이었다. 그는 아버지를 찾아 내려왔다가 숲을 발견했다. 늑대의 웃음은 들리지 않았지만 물결처럼 퍼져나가 그의 심장 박동과 같은 리듬을 갖게 되었다. 소년은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심장이 늑대의 웃음에 맞춰 뛰는지, 늑대가 자신의 심장에 맞춰 웃는지.


세 번째는 사랑을 잃은 여인.
네 번째는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
다섯 번째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이름 없는 자였으며, 여섯 번째, 일곱 번째, 그 후로도 계속 이어졌지만—


다섯 번째부터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숲은 계속 가라앉았고, 수압은 모든 기억을 납작하게 눌렀다.



더 가까이 다가가면, 늑대의 비늘 같은 털 안에 숨겨진 얼굴들이 보인다.
눈 감은 아이. 누군가를 부르다 굳어버린 입술들.

누군가의, 언젠가의, 기억으로 지어진 비늘들.


그들은 모두 한때—


한때, 그들도 웃음을 들었다.


무성함은 사실 수천 개의 빈 공간이 얽혀 만든 착시였다. 물거품처럼 부풀어 오른 나무들, 그 속이 텅 빈 줄기 안에서 작은 물고기들이 드나든다. 나이테는 조류의 흐름을 기록한 것이고, 뿌리는 위로 자라 수면을 찾지만 결코 닿지 못한다.


늑대의 웃음은 환영이다.
그를 따라 숲은 잠겼다.


숲은 원래 물 위에 떠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 첫 번째 방문자를 따라 슬며시 무게를 잃고 가라앉았다. 한 사람씩, 한 걸음씩, 늑대의 웃음이 더 깊어질 때마다.



늑대의 눈에는 슬픔이 있었다.
혹은 그것은 슬픔을 본 자들이 투사한 것일 뿐이었다.


늑대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저 웃을 뿐이었고, 그 웃음이 세상을 가라앉혔다.


웃음은 끝나지 않았고, 숲은 더 깊이 가라앉았으며, 늑대는 여전히, 지금도 웃고 있다. 하얀 새들이 끊임없이 날아오르고, 숲은 더욱 깊은 고요 속으로 스며든다. 그 고요는 소리의 부재가 아니라, 잊힌 외침들의 응결이다. 마치 물귀신들이 남긴 한숨이 돌처럼 굳어버린 것처럼.



만약 누군가 그 숲에 들어가 마지막 순간에 이른다면— 눈앞에서 반짝이는 한 잎을 보게 될 것이다. 그 잎은 다른 모든 잎들과 같이 떠다니지만, 유독 그 사람만을 향해 천천히 다가온다.


마치 오래전부터 기다려온 것처럼.


누군가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그것이 지금일 수도 있고, 아득한 과거나 먼 미래일 수도 있지만—그 순간, 한 잎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듣는 자를 향해.


지금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면, 약간의 소금기가 느껴질 것이다. 그것은 바다의 소금기가 아니다. 누군가의 마지막 눈물이 녹아든 것이다.


그 잎은 물고기처럼 멀어지고, 보는 자는 더 이상 묻지 않는다.
그때서야 깨닫기 때문이다— 자신이 이미 그 웃음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늑대가 웃을 때, 숲은 잠긴다.


그리고 그 숲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아래로.
더 깊은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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