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31 일기
여름이 우리에게 오긴 왔을까 싶을 만큼 뜨거운 여름대신 긴 장마와 코로나 그리고 이것저것 이상할 정도로 주변에 안 좋은 일들이 계속되어 정신없이 보내고 나니 어느새 8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내동생 순돌이는 올해 들어 건강의 이상이 조금씩 생겼고, 특히 최근에는 평소에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보여서 병원을 이곳저곳 다니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창피하지만 뒤에 숨어버리곤 했다. 이 행동은 나의 가장 좋지 않은 습관 중 하나로, 보고 싶지 않은 상황이 다가올 때 비겁하게 피해버리는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영원히 아기일 것만 같았던 순돌이는 이제 노령견으로 접어들었고, 열두 살 즈음이라고 추측하곤 있지만 정확히 알 길이 없으며 어쩌면 더 많을 수도 있다. 털이 유독 뽁실뽁실하고 마냥 건강했던 아기 순돌이는 이제 없고, 털이 듬성듬성 남아 어디가 하나씩 고장 나는 노령견 순돌이가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었을까? (내눈엔 지금의 순돌이가 제일 예쁘다. 외면하고 싶었던 건 함께할 날이 길지 않다는 사실 말이다.)
우선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할배 순돌이를 인정해주고 길든 짧든 앞으로 살아갈 남은 인생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건강할 수 있도록 힘써주고 사랑해주는 것..!
잡히지 않는 코로나나 끊임없는 자연재해로- 나라가 힘들고, 사람들이 슬프고 지구가 아파서 우울한 뉴스뿐이지만, 8월까지만 우울하고 9월부턴 순돌이도 나도 우리 모두가 건강한 마음으로 즐겁게 잘 이겨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