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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책한잔 Feb 03. 2021

고통의 의미

지금 모습은 어떤 모습?


아이와 매일 산에 갈 수 있는 기쁨, 뒤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10년 전 눈앞에 있는 일이 꿈이길 바랬어요. 잠들 수 없는 밤, 깨어나지 않는 현실을 붙들고 기도했어요. 새벽에도 기도하고... 병원 바닥에 엎드려 기도하고... 수술실에 들어가는 명의의 가운을 한복 저고리 고름 붙드는 것처럼 잡고 기도했어요.


흘리는 눈물, 가슴이 저미는 고통이 극에 달해야 끝날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둠의 긴 널, 절망 앞에 부딪히고 넘어지기를 반복했어요. 눈앞은 탱자나무 가시로 가득한 숲길이지만 아기를 품에 안고 한걸음 한걸음 내디뎠어요. 눈처럼 빛나는 새하얀 살이 다치지 않도록 있는 힘껏 끓어 안고 앞으로 걸어 나갔어요.


퇴원하고 모든 것이 내 탓이라고 생각하는 자책의 숲을 거닐었어요. 절망의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다만, 한 발을 내딛을 때마다, 파란 책가방을 메고 학교 운동장을 뛰어다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했어요. 머릿속에서 그리던 모습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있어요.


"요한이, 지금 모습은 어떤 모습?"
"엄마가 가장 바라고 소원하고 기도하던 모습이요."
"맞아. 요한이 지금 모습은 엄마가 바라 소원하고 기도했던 모습, 그 이상이야."

과거에 가장 바라고 소원했던 모습이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의 모습이에요.


어제도
오늘도
자연에서
위험을 즐기며
노는 아이...뒤에는 "엄마, 고통없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고통의 의미를 아는 시간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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