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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책한잔 Nov 05. 2021

미안해 엄마 하루만 쉴게

오늘의 감사


아이들 집에 내려놓고 병원에 갔어요.

두통, 구토, 근육통...

메니에르가 재발한 것일까요?

수액 맞고 집에 와 아이들한테 말했어요.

"미안해. 엄마, 하루만 쉴게."

2층에 올라와 침대에 누웠어요.

물 한 모금 넘기자 다시 토하기 시작했어요.

위가 뜨겁게 불에 탄 것 같았어요.

붉은 선혈이 나왔어요.

오늘도 산에 갔어요.

같이 산에 간 언니가 오늘은 함께 내려가자고 했어요.


어제 하루 쉬었기 때문에, 사실 그 전날도 평소보다 책을 조금 읽었어요.

오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청소하고 빨래 두 번해서 햇볕에 말리고

닭 모이 주고 쉬었어요.


학교에 가니, 딸아이가 물었어요.

 "엄마 오늘은 병원 안 가도 돼?"

아들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엄마, 괜찮아? 하루 종일 엄마 생각했어."

미안해서 집이 아닌 면사무소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 마트에 갔어요. 아이들이 고른 것은 무지개떡, 가래떡, 밤 찰떡, 그리고 과자 한 봉지. 저는 호박하고 차돌박이 한 팩을 담았어요. 오랜만에 기름기 있는 된장찌개 바글바글 끓여 보려고요.


집에 와서 씻고 책 읽고 저녁 먹고 영어 독서하고 있을 때 남편이 퇴근했어요.

"애들아, 아빠가 붕어빵 사 왔다."

누런 봉투에 든 붕어빵 입에 하나씩 물고...

아빠랑 조잘조잘 떠들었어요.

"아빠 씻고 올게."

씻고 돌아와 문제집 풀고 동화책 3권 읽고 잠들었어요.


어제의 불편함이 한 달에 한번 찾아와요. 그래서일까요? 나머지는 감사로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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