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만 외로운 것 같았다

by 오늘도책한잔


사람들은 다들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밝게 웃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아이들과 여유 있게 대화하며 살아가는 모습들이 마치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그런데 몸이 아파서였을까요? 아니면 마음이 아파서였을까요?
세상이 유독 버겁게만 느껴졌습니다.
사람들과의 만남도, 아이를 돌보는 일도, 하루를 살아내는 일조차 쉬운 게 없었습니다.
좋아하던 그림도, 배우던 발레도, 시골로 이사 온 뒤로는 거리상 갈 수가 없었습니다.
거리는 멀었고, 시간은 없었고, 몸은 아팠습니다.
하고 싶었던 것들은 하나둘씩 멀어졌고, 결국 손을 놓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나면 농로 길을 걸었습니다.
멀리 논과 밭이 펼쳐진 그 길은 조용하고 한적했지만, 딱딱한 시멘트 바닥은 몸에 무리를 줬습니다.
돌아올 즈음이면 발끝에서 어깨까지 욱신거렸고, 눈을 뜨는 다음 날 아침엔 통증이 먼저 깨웠습니다.
그렇게 30대, 고통과 육아 사이에서 매일 눈을 떴고, 정신없이 하루를 버티다 잠들었습니다.
그게 정말 잠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눈을 감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시골은 조용했지만, 동시에 고립감을 주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마트 하나, 병원 하나 가려면 20~30분은 차를 타고 나가야 했습니다.
음식은 간단하게 때우기 일쑤였고, 점점 살도 빠져 갔습니다.
몸이 약해질수록 마음도 함께 무너졌습니다.
육아는 점점 감당할 수 없는 무게가 되어 갔습니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연 같았습니다.
어디에 매달려 있는지도 모른 채,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놓지 않았던 건 책과 글쓰기였습니다.
체력이 안돼 그림은 집중해서 그릴 수 없었지만, 글만은 쓸 수 있었고, 읽는 일만큼은 제 안에 무언가를 남겨주었습니다.
그리고 가끔, 정말 가끔이지만, 용기를 내어 과천 현대미술관에 갔습니다.
일 년에 한두 번, 혼자 또는 아이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나선 그 여정은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그곳의 자연과 조용한 전시장, 작품이 주는 울림은 ‘살아 있음’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미술관을 다녔습니다.
그때도 미술관은 위로와 환상의 공간이었습니다.
그곳에 오는 사람들은 유모차를 끌고 가족과 함께 왔고, 관람 후에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느긋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들을 바라보며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들은 얼마나 여유롭고, 얼마나 부자이길래 이렇게 하루를 예술 속에서 보내는 걸까?’
어린 마음에 그런 삶을 동경했습니다.
언젠가는,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산책하며 하루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런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이 생기자 그 꿈을 조금씩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일 년에 한두 번 미술관에 갔습니다.
미술관에서는 구두를 신고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고, 레스토랑에 앉아 식사를 하고, 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동물원도 들렀습니다.
그땐 신발을 운동화로 갈아 신고 돌아다녔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작품을 보는 남편의 눈빛, 그리고 조용한 만족이 어우러진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가 흘러갔습니다.
아픔과 육아, 그 두 개의 다리를 오가며 저는 조용히 생각했습니다.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매일 행복하지 않아도,
조금은 지치고 조금은 느려도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더 깊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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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 볼 이야기

살다 보면 문득, "나만 이렇게 외로운 걸까?" 하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아 보이고, 잘 살아가는 것 같고, 나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

하지만 누군가는 내 고요한 외로움 속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길 위에서 각자의 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시멘트 위를 걷고, 누군가는 숲길을 걷고, 또 누군가는 잠시 멈춰 서서 눈을 감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길이든, 그 위에서 흔들리는 우리를 붙잡아주는 건 아주 작은 ‘좋아하는 것’ 일지 모릅니다.

그림, 책, 글쓰기, 자연, 아이들의 웃음…

그 작은 조각들이 모여 우리 삶을 지탱해주고 있지 않을까요?

당신에게도 그런 무언가가 있나요?

지금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언젠가 다시 가까워질 수 있는 ‘당신 다운 것’ 말입니다.

혹시 그걸 잠시 잊고 있지는 않나요?

오늘 하루의 끝에서, 조용히 자신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지금,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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