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겁 많은 내가 용기를 찾다

by 오늘도책한잔

저는 겁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늘 두려움 속에 살았고, 마음속에는 풀리지 않는 갈등이 가득했습니다. 그런 제가 매일같이 산을 오르고, 맨발로 걸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살아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프지 않았다면, 갈등이 없었다면… 아마 그 길을 끝까지 걸어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살아가는 날들이 너무 차갑고 날카로워서, 차라리 산길을 걷는 것이 더 나았습니다. 고요하고 적막한 자연 속에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매일 산을 걸었다고 해서 인생이 갑자기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바깥이 아니라 안에 있었고, 내가 바뀌어야 했습니다. 더 강해지고, 단단해져야 했지만, 방법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매일 산을 걸었습니다. 비를 맞고 눈을 맞으며, 보이지 않는 시간을 꿋꿋이 견뎠습니다. 발바닥엔 굳은살이 생겼고, 마음에도 단단한 층이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산을 다녀와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 있던 날들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손에 걸레를 쥐었습니다. 그리고 바닥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였습니다. 예전엔 아파서, 지쳐서 미처 손댈 수 없던 집안 구석, 먼지가 쌓이고 곰팡이 냄새가 풍기던 모퉁이들이 어느 순간 마음을 무겁게 누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왜 우리 집은 이런 모습일까?'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청소할 힘조차 없던 어느 날부터 그 자리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책으로 가득했던 공간을 정리하고, 손에 꼭 쥐고 있던 책들을 지인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남은 공간에는 여백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여백을 손걸레로 조심스레 닦아냈습니다. 그 순간부터, ‘대충 살아가던 삶’에서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삶’으로 한 걸음씩 옮겨가고 있었습니다. 2016년에 직접 그렸던 유화 한 점을 주방 벽에 걸어 두었더니, 주방이 이전보다 훨씬 환해 보였습니다. 아파트에서 사용하던 암막커튼이 여전히 걸려 있어 답답했던 공간을, 화이트 쉬폰 커튼으로 바꾸자 햇살이 스며 들어왔습니다.
결국 용기란, 엄청난 결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용기란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아주 작은 변화에서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서랍 속 오래된 물건들을 꺼내고, 버리고, 정리하면서 삶도 하나씩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먼지와 거미줄, 곰팡이 냄새로 가득했던 공간은 어쩌면 외면하고 방치했던 삶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그 어둠과 마주합니다.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글로 써 내려갑니다. 삶에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도움이나 해답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필요했던 것은 바꾸겠다고 결심하는 마음, 그리고 그 결심을 실천하는 용기였습니다. 그 용기가 매일 한 발짝씩 바꾸어 놓고 있었고, 매일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이야기
내 삶 속에서 오랫동안 방치된 구석은 어디일까요? 지금 이 순간, 당장 바꿀 수 있는 아주 작은 변화는 무엇일까요? 용기는 거창한 결단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 내가 내딛을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을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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