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제 이야기를 꺼내면, 그것은 종종 험담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두렵지는 않았지만, 결국 흉이 되었고, 나라는 존재의 허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보다 산과 숲, 바람과 하늘 앞에서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걸음을 멈추고 자연 앞에서 목 놓아 울었습니다.
그 울음은 오래 닫혀 있던 마음의 샘을 터뜨렸습니다.
대답도, 해답도 없었지만, 샘물처럼 솟아난 눈물 속에서 마음속 매듭들이 하나씩 풀어져 갔습니다.
사람은 뒷말이 있지만, 자연은 뒷말이 없었습니다.
사람은 부드러운 얼굴로 약하게 만들었지만, 자연은 묵묵히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땅벌에 쏘여 전신에 두드러기가 나고, 독충에 물려 1년 넘게 알레르기와 싸웠습니다.
하루에도 서너 번씩 독사와 마주쳤습니다.
그런 경험들은 단 하나의 질문을 남겼습니다.
'나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그 질문은 조금씩 변하며 더 깊어졌습니다.
나는 어떤 존재로 살아갈 것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리고, 나는 어떤 육아를 할 것인가.
산을 걸으며 매일같이 물었습니다.
그 답은 내 인생이기에, 결국 제 안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며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마음을 정리했고, 마음이 정리되자 집안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1층과 2층을 가득 채운 책장이 자랑이었지만, 그것이 또 하나의 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책은 나누고, 집을 비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구석에서 2016년에 그린 꽃 그림을 발견했습니다.
그 그림을 주방에 걸자, 암막커튼과 검은 철제 주방등이 눈에 거슬렸습니다.
바꾸고 싶었지만, 외벌이 남편의 용돈을 받아 사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먼저 집안을 쓸고 닦았습니다.
서랍 속 쓰지 않는 물건을 하나씩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했습니다.
암막커튼을 떼어내고 화이트 쉬폰 커튼을 달았습니다.
그것은 사치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습니다.
어두웠던 주방등도 도자기 샹들리에로 바꾸었습니다.
스위치를 켜는 순간, 마음속 스위치도 켜진 듯했습니다.
마치 제 마음을 밝혀주는 등불처럼.
그때부터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던 삶’에서 ‘나를 위한 삶’으로 바뀌었습니다.
공간을 비우고 빛으로 채우자, 마음도 환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결심했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는 마음을 해치지 않는 것들만 들이기로.
때때로 누군가의 방식과 나의 방식이 다를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생각했습니다.
지켜야 할 것은 물건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라는 것을.
그리고 다시 자연으로 향했습니다.
자연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따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 주었습니다.
울고, 걷고, 또 울어도
자연은 묵묵히 저를 품어주었습니다.
그 속에서 비로소,
저를 살리는 길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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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 볼 이야기
자연 앞에서 터졌던 그 눈물은, 오래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열리던 순간이었습니다.
마치 가뭄 끝에 샘물이 솟아나듯, 제 안 깊은 곳에서 무언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물이 햇빛과 만나듯, 제 삶에도 조금씩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살다 보면 마음이 너무 가득 차서 숨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혹은 오래 쌓인 먼지처럼, 필요 없는 감정과 생각이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지금 내 삶에서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그 빈자리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는 온전히 나의 몫입니다.
따뜻한 사람일 수도 있고, 나를 웃게 하는 취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나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람이 곁에 있는지,
또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있는지도 생각해 봅니다.
문득 돌아보면,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마음을 무겁게 한 적이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변화는 무엇일까요?
아마 거창한 것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저 오늘 하루, 나 자신에게 작은 선물 하나를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 선물이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고,
내 삶을 환하게 비춰줄 빛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