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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식 Jun 27. 2023

언젠가 『망하지 않는 창업2 』를 쓰기 위하여

[MyBizStory(0)] 새 연재를 위한 프롤로그

나는 시선은 항상 창업자를 향해 있다. 나의 저널리즘도 내가 창업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부터 운명적으로 창업에 동참했던 데서 기인한다. 선배들과의 벤처창업, 이어 후배들을 꼬셔 시도했던 소상공인 창업이 나의 인생을 바꿔 놨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창업과 취업의 경계를 오가는 가운데, 셀 수 없는 명함을 소지하게 되었고(*명함이 10종이 넘어갔을 때부터 세는 걸 중단해 모른다), 새로운 명함을 갖게 될 때마다 창업과 관련한 콘텐츠도 하나씩 늘어나게 되었다.     


처음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어느 주간신문에 매주 1면씩 창업과 1인 비즈니스에 대한 칼럼을 쓰게 된 게 시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상공인, 소기업, 1인기업 등 창업자와 창작자, 활동가, 소규모 시민단체를 대변할 수 있는 독립 언론이 필요할 거라 여기게 되었고 인터넷신문 <시사N라이프>를 창간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창업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주간신문에 창업자를 위한 칼럼을 쓰게 되었다. 연재한 칼럼이 200여 편에 달하자 창업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만큼 내공이 심후해졌다.(*거의 5년 넘게 주 1편을 연재했는데, 4년차 중간 무렵부터 연재 회수를 세는 걸 멈췄다. 200여 편이라는 추정치도 년간 40편으로 산정한 보수적인 숫자다. 참고로 1년은 52주, 그 주간신문은 년간 50회를 발행했다.) 말발이 늘자 동료들을 모아 초보 창업자를 위한 팟캐스트를 1년 넘게 진행했고, 나중엔 『망하지 않는 창업』이란 제목으로 창업에 대한 책을 펴낼 기회도 얻었다.     


사실 이쯤되면 자칭 창업전문가라고 설치며 ‘사짜산업’에 뛰어들만 하다. 하지만 나는 그 후로 창업의 심후함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창업의 세계는 방대하다. 시대는 날마다 새로워지고 새 시대의 쓸모를 위한 창업이 이어진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비즈니스를 만나고, 그런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창업자를 만나는 건 신나는 일이다. 한편, 시대의 변화로 인해 용도가 끝나버린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하는 창업자들을 만날 때도 있다.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 비결을 배우고 싶을 때도 있다.      


『망하지 않는 창업』을 출간한 2016년 이후 더욱 창업자들과의 만남에 대한 목마름이 커졌다. 창업자들과의 만남은 취재를 통해 만나는 것보다 협업을 통해 만나게 되며 더욱 구체화되었다. 취재는 제3자로서 만나게 되지만, 협업은 당사자로서 만나게 되기에 마음자세와 태도 모두 달라진다.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성과 중심으로 사고의 방식을 바꾸게 만든다.     


덕택이라면 덕택일까? 지금까지 다양한 업을 전전하며 창업의 쓴맛, 짠맛, 매운맛, 신맛, 단맛을 거쳐 깊은 맛인 감칠맛을 보고 있는 듯하다. 항상 『망하지 않는 창업』의 후속권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데, 어떤 이야기로 풀어갈까 7년의 망설임이 있었다. 브런치에 이런저런 흔적을 남김으로써 습작을 통해 방향을 잡고 싶기도 하고, 나의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더 흐르면 기억이 흐려질 것도 걱정된다. 나의 궤적은 내겐 소중한 것들이지만, 누군가에겐 이런 노마드 인생은 폄하하기 좋은 소재다. 그간 여기저기 거칠 때마다 경력이 부실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경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경제적인 손해를 본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 번 뭔가를 진행하면 꽤 열심히 하기 때문에 근무기간만으로 단순히 나의 경력을 산정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당시의 나에게로 가 조언을 할 수 있다면, 했던 업무와 프로젝트들의 과정과 후기, 인사이트를 기록으로 남기고, 나중에 기록물들을 간추려 독립출판으로 풀어보라고 말할 거다. 따라서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그간 해았던 일들을 정리해보는 것도 앞으로 작성하게 될 글의 목표다. 지난 5월을 마지막으로 종료한 <오롯컴퍼니>와의 일부터 시작해 하나씩 차근차근 정리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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