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지눌 스님 / 글, 그림-서주
월간 '불광'에 보조 지눌 스님의 계초심학인문을 쉬운 해석과 그림으로 연재(2017년 1년간) 한 적이 있습니다.
출가하며 처음 배웠고 외웠던 말씀이라 제겐 각별한 글입니다. 함께 나누고 싶어 브런치에 다시 옮깁니다.
32.
“이와 같이 오래 오래 하다보면 자연히 선정과 지혜가 뚜렷이 밝아져서 자기 마음의 성품을 보게 되며, 요술과 같은 자비와 지혜를 써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인간과 천상의 큰 복 밭이 될 것이니 모름지기 간절히 힘써야합니다.” 如是久久하면 自然定慧圓明하야 見自心性하며 用如幻悲智하야 還度衆生하야 作人天大福田하리니 切須勉之어다.
지금까지 계초심학인문을 통해 당부하고 경계했던 말씀대로 꾸준히 공부하다보면 마침내 주인공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또, 그렇게 성취한 공부의 힘으로 자비와 지혜를 운용하여 일체 중생을 제도하는 보살행을 해야 합니다. 이렇듯 수행자는 스스로를 다그쳐 보리를 구함에 일념을 다하고, 중생을 구제함에 일신을 아끼지 않을 때, 인간과 천상의 큰 복 밭이 될 수 있음을 명심, 또 명심해서 힘써야 하겠습니다.
계초심학인문
맨 뒷장을 덮은
어린 동자 다워니는
일 년 동안
조금은 자란 것 같습니다.
첫 마음을 내고
한소끔 설레었던 마음이
뭉근하게 익어가는 듯합니다.
뜸을 들여
고슬고슬하고
알맞게 찰진
익은 수행자가 되려면
아직은 먼 길이지만
첫 마음 그대로
부처님 말씀과
옛 어른 스님들 말씀
등불삼아
묵묵히 걸어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이제 막
수행의 한 발자국
떼놓은 다워니는
잠시 뒤 돌아
눈 위에 남겨진 흔적을
바라봅니다.
‘내 발자국이
뒷 사람의 길이 된다.’던
서산대사의 고준한 말씀이
퍼뜩 떠올라
다시 매무새를 고치고
눈을 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