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이렇게라도 네곁에있음을
오랜만이었다. 서로 꽤 먼 거리 살았던 남자와 여자가 오랜만에 얼굴을 볼수있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시간을 서로에게 나눴던 둘의 사랑도 끝까지 함께했다.
헤어지고싶지 않았지만 헤어져야했고
같이가고싶었지만 그럴수없음을 인정했다
애써 태연한척 웃는여자. 그 모습에 찢긴마음을 애써 감추는 남자. 애썼지만 서로에게 들켜버린 모습들. 사랑의 이유였다.
"나 버스타면 바로가. 바로 차 있잖아. 그거 놓치면 또 기다려야하잖아."
무거운 분위기를 벗기려듯 여자가 생글거리며 말했다.
"알았어. 걱정말아.조심히 가야한다."
얼렁뚱당 대답하는 남자의 모습에 볼에 풍선을 불고있는 여자는 남자의 그 모습을 더이상 바라볼수없었다.
버스가 도착했다. 여자를태우기위한 버스문이열렸고 긴헤어짐이싫었던 여자는 빨리 버스위로올랐다.
힘겹게 돌아본 그곳에는 여자의뒷모습만 빤히 쳐다보는 남자가 우두커니 서있었다. 그러다 여자의 눈길이 느껴지면 태연한척웃는 남자였다.
잔뜩흐려 어두웠고 한가득 비를 담아 무거웠던 구름에서 빗방울이 떨어졌다.
창밖으로 보이지않은 남자의 모습에 마음을 놓은여자는 창문에 유량을만드는 빗물에 반사되어 보이지않는 눈물을 흘렸다.
버스가 출발했다. 큰한숨과함께 밖을 내다보는 여자의눈에 비를맞고 서있는 남자가 보였다.
버스가 출발할때까지 내리는비도 피하지않은채
바보같이 맞고 서있던 남자의모습에 뜨거워졌다.여자의 가슴이.
"왜 가지않은거야? 바보같이 거기 왜 서있어? 가라고했잖아. 그 비를 다 맞고 그렇게있음 어떡하니."
여자의 메시지에 남자가 답을했다.
"비가오면 어때. 비에 젖으면 어때. 널 더 오랫동안 보면 된거지. 이렇게라도 여기서라도 네 곁에있을수있음에 감사한건데. 잘가. 그만울고. 바보처럼. "
사랑받고있음을 알게해준 남자의 모습에 여자가 운다. 여전히 유량을만드는 유리창의 빗줄기와함께 그 눈물도 반짝인다.
비가 옵니다. 역시나 창가에 유량을 만듭니다.
이렇게 비가오면 밖에서 비에젖은 모습으로 서있던 당신이 생각납니다.
당신또한 바보같이 울던 제가 생각이 나려는지요.
다시한번 그렇게 바보가 되고싶습니다.
사랑은 그렇게 한사람을 향한 바보로 만드는것인가봅니다.
비를 맞고 서있던 당신처럼.. 그 모습에 하염없이 울던 나처럼... 그렇게 말입니다.
길가에 홀로피어있는 민들레에 발이멈춥니다.
금방이라도 다 날라갈것같은 모습으로
누굴 기다리고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