札幌市
Sapporo, Hokkaido
오랜만에 일본을 찾았다. 이번엔 혼자도 지인과도 아닌 어머니와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다. 볼거리가 많은 간사이 지방도 생각해봤지만 어머니는 어릴 적부터 홋카이도의 대한 로망이 있으셨다. 나 또한 가본 적이 없어 궁금하던 차에 서로의 의견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카페와 디저트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먹거리는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준다. 비교적 풀린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사람 높이로 한쪽에 쌓여있는 눈을 보면 한 겨울에는 어떨지 상상조차 안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눈이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는 건 기본이고 눈이 쌓이고 금세 녹았다가 저녁에 얼어버리고 만다. 웬만해선 걷는 거엔 자신 있는데 얼음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종아리 근육을 평소 이상으로 쓰면서 걸으니 그 피로는 상당했다. 이런 일주일간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노보리베츠 온천에서 1박을 한건 아니지만 그 효과는 탁월했다. 비교적 다른 도시에 비해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도시라 모든 것이 새로 지은 건물들이다. 하지만 빌딩 숲에 있어도 왠지 모르게 차가운 콘크리트 빌딩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눈의 영향일까? 근교에 당일치기로 다녀 올 곳도 많다. 오사카가 일본의 주방이라면 삿포로는 일본의 카페라 했던가? 정확한 근거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은 없지만 커피와 디저트의 퀄리티는 웬만한 유럽 부럽지 않다 생각한다. 진정한 설국(雪国)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도시, 북서쪽으로 올라가 끝없이 펼쳐진 땅에 쌓여있는 눈을 보면 유럽에서 보던 경관과 견줄만할 정도로 아름답다. 다음에 온다면 렌트를 하고 싶다. 상대방에게 살금살금 다가가듯이 홋카이도의 지역을 천천히 감상하고 싶다. 좋은 음악과 좋은 사람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