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도 알아요 아는데요....
요가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 숨. 숨을 쉬세요, 다른 건 못해도 숨을 쉬셔야 해요. 사실 요가뿐만 아니라 헬스를 해도 러닝을 해도 가장 많이 듣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해 보면 단 한순간도 숨을 쉬지 않고 살아가는 순간이 없는데, 왜 유독 운동할 때 숨 쉬란 말을 많이 듣는 걸까? 요가할 때는 더 그렇다. 깊은 후굴을 가거나 어려운 아사나에 접근할 때 들려오는 선생님의 큐잉. 숨.... 아니 나에게는 ㅅ....ㅜ.....우....움.....ㅁ...
지금도 글을 쓰면서 숨을 쉬고 있다. 글을 보는 당신도 숨을 쉬고 있다. 그런데 숨을 인지할 때는 언제인가? 하루 24시간 동안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이 몇 % 나 될까? 대답할 수 있나? 24시간이 100%라면 1%나 될까 말 까다.... 정말 그렇다.. 요가를 하고 명상을 하고 108배를 하는 나 조차도 그렇다. 그래서 숨이 중요한 것이다. 요가든 다른 운동이든 숨을 쉬면서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감각을 배운다.
물론 과학적인 원리도 있다. 숨을 쉰다는 감각이 정말로 숨을 원하는 몸의 방향성으로 보내면서 그곳에 혈류를 공급하고 피가 돌고 어쩌고 저쩌고... 그건 과학적인 말이고... 정신적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감각으로 몸을 더 깊게 인지하고 쓰고 또 그 감각으로 요가하지 않는 삶도 요가하는 삶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숨이 중요한 것이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선생님, 선생님은 오늘 커피를 마시며 커피만 마셨나요?
질문을 드리고 싶다. 아침을 깨우는 모닝커피를 마시며 진짜 커피만 마신 사람은 이 글을 보는 사람 중 몇 % 나 될까? 10%나 되려나? 그 10%에 내가 해당된다면 이 글을 끝까지 보지 않고 뒤로 가기를 눌러주셔도 됩니다. 왜냐면 당신은 충분히 현실을 사는 사람이자 숨을 쉬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이니까요. 이 문장까지 보고 있다면? 당신은 90%에 해당되는 보통 사람입니다. 매일 요가하고 명상하는 저도 90%에 해당됩니다. 왜냐면 한국인에게 커피는 커피가 아니라 그저 지친 체력을 끌어올려주는 카페인에 불과하기 때문이겠죠... (울음)
그런 정신머리 없는 나에게도 숨을 쉬는 감각은 미래로 과거로 떠도는 마음을 끊임없이 현재로 데려오는 아주 바른 인도자가 되어 준다. 여러 요가 종류가 있지만 특히 하타요가에서는 고통스러운 자세로 부동으로 머무는 시퀀스를 경험할 때가 많다. 이것은 고문인가 운동인가 요가인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의 괴로운 자세에서 숨을 쉬려고 하다 보면 고통도 잠시 잊고 숨에 집중하는 기특한 나를 발견한다. 그러다 보면 꽉 막혀 있던 것 같던 기도에도 여유가 생기고 후굴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숨을 쉬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때에 나에게 '무슨 생각해?'라고 묻는다면 김연아의 전설의 짤로 답할 수 있다. 이제와 돌이켜 다시 이 짤을 보니 그가 왜 월클이 되었는지 단박에 이해가 된다. 생각을 안 하고 그냥 한다는 건 정말 마스터한 자만이 가능한 영역이니까.
놀랍게도 한 시간 요가를 하며 숨을 쉬는 데에만 집중한다면 24시간 중 무려 4% 이상 숨 쉬는 것에 집중한 셈이 된다. 멋지지 않은가? 단 한 시간의 숨만으로 4%를 현재를 살아갔다는 것이다. 사실 글을 쓰는 지금 오늘 마이솔(아쉬탕가)을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다. -8도를 기록하는 미친 추위에 몸이 자연스럽게 웅크러지고 하루 정도 빠진다고 뭔 일 안 나지 않나 하는 안일한 생각이 스멀스멀 웅크린 몸 사이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가야겠다는 다짐도 올라온다. 4% 숨 못 쉬고 살면 그날 하루는 그냥 생각에 잠식되는 건데, 숨이라도 쉬러 가야겠다 싶은 마음..
나는 운동 대신 숨쉬기 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 숨쉬기 운동이라도 진짜 숨을 쉬는 걸 관찰하며 해보자. 그게 명상이고 요가다. 정말 내 마음을 꺼내보고 생각에 잠식되지 않는 현재를 사는 삶이 연습된다면 요가 아사나나 헬스장에서 몸을 쓰는 행위는 그다음 스텝에 아주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확실한 것은 숨 쉬는 것에 집중하면 내 몸에 대한 인지가 더 빠르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몸을 쓰는 학습이 빨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오늘 이 글을 접한 당신도 약간의 숨을 쉬는 내 모습을 바라보길 바란다. 단 1분이라도, 단 한숨이라도. 그것이 나를 현재에 머무르게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