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케미걸 Nov 27. 2021

뜬구름을 골든티켓처럼 거머쥐는
리추얼

몬스터의 리추얼 Pt. 2




“어머 얼굴에 주름이 깔렸네요. 기술이 좋아서 요즘은 손등 주름도 펼 수 있는데.”

‘저기 그게 아니라 이 사진은…’


“보세요, 땡볕에 모자를 안 쓰면 피부가 빨리 늙지. 관리를 해야죠 관리를.”

‘아 이 사진은 오드리가…’


매번 상대를 잘못 고른 건지 몰라도

같은 사진을 꺼내면

비슷한 답을 듣곤 해서 나는

입을 여는 대신 사진을 도로 넣었다.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한 오드리 헵번.

2차 대전 중 튤립 뿌리와 쐐기풀로 배를 채우며

죽을 고비를 넘기다 유니세프의 원조를 받은 소녀 오드리는

소말리아 미션을 마친 4 개월 뒤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장 황폐한 곳에도 행복이

섬광처럼 반짝이는 순간이 오고,

내 슬픈 눈을 바라보려는 사람이

세상에 있음을

사진 속 아이는 평생 기억하게 되었다.



고달프고 힘들수록 우리는 웃음이 그립다.

친절한 눈빛과 말없는 이해를 넉넉히 지닌 사람 곁에서

행복한 볕을 쬐고 싶어진다.

마음이 갈구하는 순간이다.


우리 영혼은

무엇이 불을 지펴 생기를 되찾아줄지 알기에

삶에 어둠이 닥치면

피부결점 제로 얼굴보다

맑고 평온한 이의 얼굴을

떠올리게 만든다.

행복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진다.


그렇게 가슴과 가슴으로 어깨동무하며

고비를 넘어온 것처럼

위태위태 앞길을 헤쳐갈 우리에겐 더 이상

행복의 진가를 하찮게 여기고

성공 뒤에 딸려오는 부록쯤으로 얕잡아보고

뜬구름 취급할 이유도 여유도 없다.


삶의 골든아워에 희망을 수혈하는 우리는

행복이라는 뜬구름을 골든티켓처럼 거머쥘

미션을 가슴에 품고

서로의 귀인으로 살아가야 한다.



아름다운 눈을 갖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보라.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다면 애정에 찬 말을 하라.

-오드리 헵번-






매거진의 이전글 스토리텔링으로 살아남는 리추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