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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바다 Oct 31. 2019

4. 공감의 신경심리학

동물의 정서와 감정


         콩이가 비록 말은 못 하지만 산책을 다녀와서 기분이 좋으면 얄상한 양 볼에 주름을 잔뜩 잡으면서 큰 입을 짝 벌리고 완연히 행복한 표정으로 헥헥거리며 웃는다. 산책의 마지막 코스는 대게 내 차 안에 들어가 앉아 느긋하게 햇살을 쬐며 동네의 풍경을 즐기는 것이다. 시간이 여유가 있는 어떤 날은 동네 한 바퀴 드라이브를 해 주고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기도 한다. 우연히 집 밖으로 탈출한 콩이를 설득해서 데리고 들어오는 방법 역시, 내가 차의 조수석 문을 열고 "콩~~~ 카!"라고 외치는 일이다. 그러면 탈출하던 발걸음을 후다닥 되돌려 차 위에 사뿐히 올라앉는다. 남편이 회사에서 돌아오면 온몸으로 "구세주 귀가! 빅토리!"라고 외치기라도 하듯 집안 구석구석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하루 종일 일삼아 내 발 뒤꿈치를 따라다니다가, 나와 눈을 맞추눈 순간이면 번번이 그 큰 귀를 머리통에 딱 붙이고 앉아 차렷 정자세를 하고 "안아주세요." 하는 녀석이지만,  내가 아이들이 몸싸움을 하며 장난을 친다든지, 장난으로 아이에게 양말을 던진다든지 하면 우리 집 경찰 역을 자임하면서 아이들 앞을 가로막고 나서며 이를 드러내고 왕왕 짖는다 "엄마 도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 제정신이세요?"라고 질책을 하는 듯하다. 아이를 도와야겠다는 깜찍하고도 놀라운 행동이다. 콩 강아지도 위기에 처한 아이에게 측은지심을 느낀다는 것은 이로서 확실해진다. 아이의 위기를 공감하고 나름 도움 행동이 발현되는 것이다.  


다아윈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인간과 동물을 관찰하여 얻은 결론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동물이 기본적인 감정 - 기쁨, 슬픔, 즐거움, 공포, 질투- 을 느끼는 것은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는 것이었다. 결국, 관찰할 수 있는 동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행동은 학습이나 훈련에 의해 습득된 것이 아니라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적 요소의 발현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동물의 감정에 관한 최근의 연구들이 밝힌 사실들 중 재미있는 것은 어떤 종류의 동물들은 인간이 느끼는 것과 거의 동일한 전범위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공포, 즐거움, 행복감, 수치심, 당혹감, 분개, 질투, 분노, 사랑, 즐거움,  동정심, 존경, 안도감, 혐오, 슬픔, 좌절, 그리고 상실의 슬픔 까지도. 콩이의 머릿속을 물들이고 있는 주된 감정이 온몸으로 놀아 주지 못하는 엄마에 대한 좌절감이 아니기를 바란다.    


사람이 동물과 감정을 나누는 것을 교감이라 하고, 나와 네가 감정을 나누는 것을 공감이라 한다.


        서구권에서 강아지와 고양이는 대부분의 평범한 가정에 있어 가족의 일원이며, 한국에서도 반려견 또는 반려묘라는 심오한 닉네임을 달고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있다. 내 페이스북 피드의 절반 이상은 강아지와 고양이의 재미있는 행동, 종간의 차이를 극복한 강아지와 고양이의 우정 또는 강아지를 입양한 원숭이의 행동을 기록한 비디오 클립들로 가득하다. 생물학적 종의 차이라는 간극을 극복하고 사람과 동물도 이토록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마음을 나누는데,  하물며 사람과 사람 사이는 어떨까. 사랑이라는 말처럼 흔한 말이 공감이란 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 마음이 실제로 당신이 생각하는 그 마음이 맞는가? 우리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가? 나는 당신을 진정으로 느끼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 확실한가? 오래 사귄 연인들이 헤어질 때, 가끔씩 하는 말은 이런 것이다. 나는 그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 그는 그의 이야기를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는.. 혹은 상대방에게 공감은 하되, 공감이라는 창문을 열고 상대방에게 내밀었을 때의 손 끝의 거절이 두려워서 마음을 꼭꼭 닫아두었던 경우는 없었던가. 내가 너에게 공감한다는 말은 무엇인가? 네가 나에게 공감한다는 것은 어떤 현상인가?



기본 감정과 이차적 감정  


        앞서 기본 감정의 논의에서 동 서양 공히 대여섯 가지의 기본 정서를 밝혔지만, 기본 감정과 이차적 감정은 조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앞선 철학자들이 확인하고 명명했던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들은 -기쁨, 슬픔, 즐거움, 분노, 질투, 놀람- 원초적이며 생득적인 것으로 변연계의 각성 작용이다. 이 과정은 맥박의 증가 또는 감소, 동공의 확대 또는 축소, 얼굴 근육의 움직임 등 신체의 각성을 자동적 반응이며 의식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 흥미롭게도 화가 났을 때 혈액의 즉각적인 흐름은 주먹에 집중되고, 공포를 느끼거나 놀랐을 때는 다리에 가장 많은 혈액의 흐름이 집중된다는 사실은 변연계의 각성에 의한 감정의 유발은 즉각적으로 생리학적 신호를 발생시킴으로써 신체의 각 부위가 감정에 상응하는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준비태세를 갖춘다는 것이다.

        어떤 대상을 지각한 후에 대상에 대한 판단을 내리거나, 인지적 숙고를 거친 후에 발생하는 감정을 이차적인 감정이라 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대뇌 신피질의 의식 작용 또는 인지적 작용의 개입 결과로 발생하며 즉흥적인 감정과 행동 사이를 중재한다고 볼 수 있다. 특정 대상을 경험한 결과로, 즉각적인 감정적/정서적 반응들이 유발되지만, 인간은 사고 작용을 통한 의식의 여과를 거친 후에 다음 단계에 취할 행동을 선택한다. 화가 났을 때는 즉각적으로 주먹에 혈액이 집중되고 힘이 들어가지만, 신피질의 작용이 개입하여 의식적 사고를 거친다면, 분노에 대한 반응으로 즉각적으로 주먹을 날리는 대신 다른 대안적인 행동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경험하는 교육과 , 또래관계에서 또는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알게 모르게 참여하게 되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일차적 감정의 각성을 통제하고 분출하는 적절한 방법을 배운다.   


공감이라는 고차적 감정    


    공감은 타인을 바라볼 때 그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나도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는 이차적 감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타인을 통해서 느끼는 간접적 정서 경험이다. 따라서, 공감은 직접적인 감각 경험을 통해 대상을 지각함으로써 촉발되는 감정이라기보단, 자신을 타인의 입장에 대입해보는 역지사지라는 고차의 인지 과정이 개입된 감정이다.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명명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따라서 공감은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 두 가지 요소로 구분 지어질 수 있다.  정서적 공감은 타인의 감정 상태에 상응하는 감정 반응을 보이는 것인 반면, 인지적 공감은  타인의 입장이나 정신적 상태를 이해하는 능력.  역지사지하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말한다. 인생 경험이 고작해야 수개월이 전부인 아기들도 자신들 눈 앞에서 우는 사람을 보면 따라 운다. 힘들고 슬픈 사람과 마주 앉으면 우리는 그 사람과 같은 표정을 지어 보인다. 내 얼굴에 드러난 감정은 타인의 얼굴에 거울처럼 비치고, 감정은 전염성이 있다.  


버클리 대학의 레벤슨과 루프는 (1992)는 다른 사람들의 표정 행동들에 대한 기본적 동작 반사 결과 다른 사람들의 감정 간파는 물론 그들과 함께 동일 감정 경험도 가능하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 관찰자의 대상 인물에 대한 정서상태추정 정확도는 두 사람 사이의 생리학적 상태(예컨대, 심장 박동, 근육 움직임)가 일치하면 일치할수록 서로의 상대에 대한 감정 지각이 더 정확해진다는 것이다.


그보다 훨씬 더 이전에 신생아실 인큐베이터 속에 뉘인 아기들 조차 하나가 울면 전체가 따라 우는 감정적 공감이나, 그리고 주인이 눈물을 흘릴 때 가련한 눈빛을 발사하면서 무릎 위에 가만히 앉아 그 눈물을 핥아주는 애완동물들을 보면, 감정적 공감 또는 정서적 공감은 유전자에 각인된 생존 정보로 보인다. 정상적으로 발달한 변연계를 가진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은 약한 것, 어리고 여린 것, 피 흘리고 눈물 흘리는 대상에 대해 동정과 측은지심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우리 콩이가 저보다 덩치가 훨씬 크지만 엄마한테 혼나는 형아의 측은한 처지를 보호하고 싶어 하듯이 말이다.

보는대로 따라 하는 것은 원숭이 뿐만 아니다. 신생아 역시 보는대로 따라한다. 곱슬머리 남자가 눈물을 흘리면 신생아도 따라서 울먹이다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러나 얼굴에 드러난 상대방의 감정을 인식하는 단계를 넘어서, 얼굴에도 드러나지 않는 깊은 속 마음을 읽는 능력이란, 고도의 사고능력을 필요로 한다. 곤란한 처지에 놓인 누군가를 바라볼 때, 언어를 매개로 하지 않고도 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역지사지란의 능력이란 그러므로 성숙한 인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며 그 신경학적 근원지는 신피질이다. 우리가 소설이나 드라마를 보면서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이유도, 학습이라는 또는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인지적인 또는 정서적인 공감능력이 원활히 작용하기 때문이다. 공감능력이란 다시 말하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구별 짓는 능력, 그리고 타인의 감정과 마음을 이해했을 때 그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공감능력은 사회적 인간으로서 공존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며 또한 도덕적 행동의 전초단계다. 그러면, 이러한 공감이 이루어지는 뇌 속의 물리적 주소는 어디인가?


미러 뉴런 -거울 뉴런: Monkey see, Monkey do.


이탈리아의 생리학자 자코모 리촐라티와 그의 연구팀이 (1980-1990) 원숭이의 운동과 관계된 신경세포의 활동을 연구하던 중 발견한 것이 바로 미러 뉴런 이다.  두뇌의 두정엽과 전두엽이 만나는 부분에는 감각운동 영역인 sensory motor area가 존재하는데, 이 부분은 말 그대로 신체가 근육 활동을 할 때 활성화된다. 행동을 계획하고 신체의 움직임을 준비시키는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세포는  premotor cortex 전-운동피질에 위치하고 있다. 행동이 전개되는 동안 뇌의 전기적 활성화 상태를 관찰하면, 전-운동 피질 premotor cortex가 전기적 활성화를 보인 직후 (0.1-0.2초 경과) 운동 피질에서 전기적 신호가 나타난다. 다시 말하면 외부의 자극을 지각했을 때 그에 대한 반응의 "계획"과 "수행"이 매우 긴밀하고 신속하게 이행된다는 의미이다. 미러 뉴런과 관계된 흥미로운 사실은 본인이 움직일 때만이 아니라, 자신이 특정 활동을 단지 머릿속으로 "상상"할 때도 이 부분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아울러"타인의 움직임을 단지 관찰"할 때도 이 부위의 뉴런이 활성화 되는 것을 관찰되었다. 예를 들면 테니스 경기를 직접 할 때뿐만 아니라 테니스 경기를 관찰하거나 테니스를 친다는 상상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뇌 속에서 활성화되는 부위는 동일하며 이를 미러 뉴런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상상이나 관찰을 통한 간접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인 셈이다. 우리가 소설에 빠져들고, 영화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환호하는 이유는 미러 뉴런의 작용인 것이다. 또한 감정은 전염성을 띤다. 우울도 기쁨도 옆 사람에게 전염이 되는 감정이다.  

        타인의 행동은 그것을 관찰하는 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할 때 이를 신경생물학적 공명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미러 뉴런은 본인이 직접 특정한 행동을 할 때뿐만이 아니라 특정한 행동을 관찰할 때 역시 같은 패턴으로 활성화된다. 학습의 대부분은 눈과 귀로 보고 듣고 관찰함으로써 일어난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미러 뉴런은 말 그대로  Monky see, monky do 학습 기제에 핵심적인 두뇌 부위라고 할 수 있다. 공감에 관여하는 신경회로이기도 하다. 미러 뉴런은 시각 자극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청각자극에 의해서도 활성화된다; 특정 행동이 수행되는 과정을 서술하는 내용을 들을 때에도 운동을 관장하는 두뇌 부위의 미러 뉴런이 활성화된다. 관찰한 행동을 모방할 때 미러 뉴런은 가장 활발하게 활성화되었다.


  학습이 일어나는 기제는 여러 가지지만, 가장 흔한 학습 기제는 보고 듣고 따라 하는 모방을 통해서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미러 뉴런의 작용에 의한 감정적 공감은 생득적인 것으로 파악이 되고 아동은 부모의 언어뿐만 아니라 얼굴 표정에 드러나는 섬세한 감정표현 방식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행동으로 따라 하며 체화한다. 생득적으로 타고났으나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능이 쉽사리 퇴화되는 신경세포의 가소성에 의해 미러 뉴런도 활성화되고 강화되기 위해서는 관계 속에서의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연히 상호작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상은 돌보는 사람, 엄마의 역할이다. 유아기의 풍부한 감정 경험과 감정표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지코모 리촐라티의 연구팀의 미러 뉴런 발견에 뒤이어 현대의 많은 신경심리학적 연구들은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ndex , PET 등 현대의 뛰어난 뇌영상기법들을 통해서 공감 중인 뇌가 어떤 패턴의 전기적 또는 화학적 활성화를 기록하고 측정한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누군가가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거나,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의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공감을 불러일으킬 법한 상황을 설정하면서, 그들의 뇌 속의 혈류의 흐름이나 특정 부위에서의 뉴런의 전기적 발화 패턴을 촬영하는 것이다. 전자의 방법을 Positiron Emission Technique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ndex라고 한다.

            Carr와 동료들은  (2003)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functional magneticresonance imaging: fMRI)을 이용하여 실험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얼굴 표정들을 보여준 뒤 따라 했을 때, 미러 뉴런 부위가 활성화됨을 발견하였다. 활성화된 미러 뉴런은 상측 두고랑(superior temporal sulcus: STS), 전 섬엽(anterior insular: AI or Ant. Insula), 편도핵(amygdala), 전 운동피질(premotor cortex) 영역 등을 포함한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뇌, 易地思之 (역지사지)의 뇌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한다는 뜻의 이심전심은 심리학에서 정의하는 정서적 공감을 표현하기에 정확하게 어울리는 말일 듯하다. 또한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는 뜻의 역지사지라는 표현은 인지적 공감을 정확하게 의미하기도 한다. 최근의 뇌 영상기법을 통한 누적된 연구들은 감정적/ 정서적 공감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두뇌의 부위는 인지적 공감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차별됨을 확인하였다. 다시 말하면 정서적 전염으로서의 공감과, 타인이 얼굴에 표현하지 않는 또는 말로 전하지 못하는 고통을 공감할 때 각각 다른 뇌 부위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정서적 공감은 두뇌의 안쪽 중심부인 변연계와 관련된 부분이 활성화되고, 인지적 공감 (역지사지,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기)을 경험할 때는 전두엽 아래쪽과 두정엽/측두엽 위쪽의 여러 부위가 연계되어 활성화된다.

        예를 들면 시카고 대학의 연구자 루비와 드세티의 2004년 연구에서는 피험자들에게 사회적 감정 (수치심, 죄의식, 자부심)을 유발하는 상황을 묘사하는 문장들을 제시하고 자신들이 그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할 때와 타인 (어머니)의 관점에서 느낄 것이라 상상되는 감정을 보고하게 하였다. 어머니가 느낄 감정을 상상하게 하였을 때는, 제시된 상황들이 유발하는 정서적의 종류와는 무관하게 다음의 부위들에서 활성화가 관찰되었다. 전두 극피질(frontopolar cortex), 복내 측 전전두피질(ventromedialprefrontal cortex: vmPFC), 내측 전전두피질(dorsomedial prefrontal cortex: dmPFC), 우측 하두정소엽(right inferior parietal lobule: rIPL). 한편, 자신이든 어머니의 입장이든 상관없이 감정이 개입된 상황에서 변연계의 일부인 편도핵 (amygdala)과 측두극(temporal Poles)이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THE NEUROPSYCHOLOGY OF EMPATHY: EVIDENCE FROM LESIONSTUDIES.  Simone Shamay-Tsoory (2015)


또한 보다 최근의 독일의 사회 신경과학 연구소와 칼텍의 정서 사회 인지 연구소의 합동연구(Anita Tusche, Anne Böckler, Philipp Kanske, Fynn-Mathis Trautwein, Tania Singer, 2016) 결과에서는 공감에서 비롯된 친사회적 행동 -기부-와 관련하여, 대상에 대한 정서적 공감에서 비롯된 기부는 전섬염 (anterior insula: Ant. Insula)의 활성화와 관계가 있지만, 인지적 공감에서 비롯된 기부는 측두엽과 두정엽의 연결부위 (temmporoparietal junction : TPJ)의 활성화 정도와 관련 있다는 결론을 얻어내었다.  


        이 같은 첨단의 연구들이 밝혀낸 생물학적 신경학적 결과는, 결국 인간은 독립된 개채로 존재하지만 또한 서로 기대고 짝을 지어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는 존재들임을 증명한다. 상생의 삶이 가능한 것은 우리 뇌 속에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모방하고 공감할 수 있는 뇌의 신경회로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고, 이 신경회로들은 신경가소성의 (neuroplasticity: 인간의 두뇌가 경험에 의해 변화되는 능력. 뇌가 성형적이고 순응성이 있다는 것이다.) 작용에 의해 사용이 강화될수록 기능이 강화되고 반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이 퇴화되기 마련이다. 자연발생적으로 구조가 갖추어진 이 공감의 신경회로에 때로는 생물학적 에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사회학적 에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정신병리학에서 다루는 자폐증과 반사회적 성격장애로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학적 에러는 어떠한가.. 공감능력은 호흡과도 같이 생득적이고 자연스러운 능력이지만, 사회의 구성원들이 그 생득적이고 자연발생적인 능력을 충분히 사용하며 생활하느냐의 여부는 사회적 맥락에 달려있다. 동양과 서양 사회는 그 구성원들의 공감능력이 과연 동일할까.. 백 년 전의 한국과 현재의 한국은 구성원들이 동일한 수준의 공감능력을 사용하고 있을까..


참고문헌

Decety J, & Jackson PL  (2004) The functional architecture of human empathy. Behav Cogn Neurosci Rev3:71–100, doi:10.1177/1534582304267187


Ruby, P., & Decety, J. (2004). How would you feel versus howdo you think she would feel? A neuroimaging study ofperspective taking with social emotions. Journal ofCognitive Neuroscience, 16, 988–999.


Shamay-Tsoory, S. (2015) The neuropsychology of empathy: evidence from lesionstudies Revue de neuropsychologie 2015/4 (Volume 7), p. 237-243.DOI 10.1684/nrp.2015.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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