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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바다 Oct 31. 2019

7. 자폐스펙트럼- 공감이상


관계 구성의 질료라는 제목의 글 시리즈는 공감능력이 문제가 되는 정신과적 상태들을 다루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공감결여가 문제의 핵심인 또 다른 증상인 자폐스펙트럼과 아스퍼거 증상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앞의 글 -관계구성의 질료 (4) 공감이라는 치료제-에서 주지하였다시피 캠브리지 대학의 자폐증 연구 전문가 베런 코헨 박사는 이들을 "zero-positive"로 범주화 한다. 타인에 대한 정서적 공감은 물론 인지적 공감 모두가 어려운 신경학적 구조를 갖고 있는 그룹이라,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낄지 또는 어떻게 생각할지 어느 쪽에 대해서도 입장조망이 불가능한 어려움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코헨박사가 정의한  zero-negative 인 자기애적 성격장애나 사이코패스의 경우처럼 타인을 착취하고 이용하는 경우는 아니고, 오히려 아인슈타인이나 수많은 컴퓨터 기술의 대가들의 (빌 게이츠, 마이크 쥬커버그 등) 경우에서 보듯이 그들의 뛰어난 패턴인식이나 수학적 브레인이 때로는 인류에 보탬에 되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는 점에서 베런 박사는 그들이 갖고 있는 공감능력의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몇 해 전에 개봉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에 코제트를 맡아 데리고 있던 악덕 여관 주인인 테나르디에를 연기한 샤샤 베른 코헨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사실  모르겠다. 별 매력이 있는 연기자인지는 모르겠는데, 맡은 역마다 주인공을 궁지로 몰아넣는 포일러로서 일관되고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것을 보면 개성파 연기자인 건 분명한 것 같다. 이 샤샤 베른 코헨에게는, 사이먼 베른 코헨이라고 하는 아주 매력이 넘치는 형이 있는데, 이분은 아동 자폐증 연구의 세계적 대가로서, 영국의 캠브리지 대학에서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심리학자다. 공교롭게도 사이먼 코헨 박사가 최근에 내놓은 자폐증의 특징을 설명하는 systemizing brain 가설을 지지할만한 증거가, 본인의 생활 속에서 발견되어 이에 대한 이야기 조심스레 풀어놓고자 한다.

        캠브리지 대학의 사이먼 코헨 박사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성공적인 업적을 보이는 엔지니어, 수학자, 과학자, 무엇보다도 IT 전문가들은 본질적으로, 주변의 자극들에서 발견되는 추상적이거나, 기계적이거나, 기하학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에 주목하고, 이러한 패턴의 아름다움에 심취하여 집작 하는 특징이 있으며, 자폐증에 있어서의 인지적인 본질은 이러한 특징, 즉 자극을 체계화하는 (systemizing) 두뇌의 작용 방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코헨 박사는, 발달신경학적 연구를 통해, 남여의 차별적인 두뇌의 구조적 발달과 기능적 작용이 남성호르몬의 수준과 관계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시말하면, 태아의 생물학적 성 (SEX)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염색체뿐만 아니라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의 작용 역시 두뇌의 미세한 구조 차이와와 두뇌가 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 결과 남성의 뇌는 보다 기계적이고 추상적인 자극에 주의집중하고 환경 정보와 자극들을 객관화 하여 체계화하고 추론하는 방식의 정보처리에 옵티마이즈 된다. 반면 여성의 뇌는 보다 공감적인 정보처리 방식에 옵티마이즈 되는 것 같다고 설명하며 코헨 박사는 이를 emphathizing brain 이라고 개념화 한다. 여성적 정보처리, 즉 emphathizing brain 이 효율을 최대로 발휘하는 직업군은 교사, 간호사, 상담사, 예술가 등이다.

        그의 가설이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자폐적 특성을 임상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하기보다, 사고패턴이나 생활 방식의 특이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고, 필자 역시 이에 동의하는 바이다.  흔히들 알고 있는 바로는 아인슈타인, 뉴튼이 자폐증이었을 것이라 하고, 공식적으로 진단이 된 바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페이스북의 창시자인 마이클 쥬커버그는 그간의 여러 인터뷰 기사를 통해서 보건대, 역시 고기능 자폐증으로 분류되는 아스퍼거의 핵심 증상들을 보이는 듯하다. 대성한 IT 전문가들과 엔지니어들이 보이는 제한된 관심사와 그 관심사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과 몰두는 일반인으로서는 도달하기 어려운 성취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힌다. 그러나 또 다른 증상으로 동반되기도 하는, 대인관계에서의 지나친 경쟁의식 (내가 하는 일에 관한 한 내가 제일 잘 알고 나를 따를 자가 없다), 제스처나 자연스러운 눈 맞춤의 생략이나, 감정 표현 없는 얼굴 표정과 감정표현의 부자연스러움 등은 저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있는 것인지, 동의하는 것인지, 반대하는 것인지 피드백이 없어 상대방을 적쟎이 불쾌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것으로 악명 높다. 올해 열네 살이 되는 아들이 사이칼러지스트인 엄마를 종종 불안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의사소통의 부자연스러움과 자기 몰두, 제한된 관심사에 대한 몰두 때문이기도 하다. 편하게 생각하자면 아스퍼거의 일부 증상들은 사춘기의 청소년의 특성과 닮아있는 지도 모르겠다. 아스퍼거나 자폐를 가지고 있는, 이런 분야의 전문가들은 사회적 대인관계와 대인 간 의사소통에 관심이 없거나 그리 편해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여하튼 사이먼의 systemizing brain 가설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구조 엔지니어인 남편과 ( ^^;; 네네 저 망상끼가 살짝 있습니다.) 역시 엔지니어를 지망하는 그의 지극히 과묵한 십 대 아들이 가끔 보이는 행동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에 몇 마디 보태볼까 한다.



자폐증 또는 자폐스펙트럼 장애라고 하는 신경학적인 장애의 진단 증상들은..


        개인의 두뇌 작용이 평균적인 일반인 대다수의 두뇌가 작용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구조화된 장애로, 언어발달과 사회성 발달의 지체, 공감능력 (타인의 생각과 정서에 대한 이해와 교류)의 결핍을 유발하는 발달 장애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교우관계를 맺지 못하거나 싫어하고, 언어적 - 비언어적 (표정, 제스처) 의사소통이 곤란하고, 극도로 수줍음이 많은 것처럼 보이며, 사람들을 대할 때 눈을 맞추지 않고, 얼굴 표정이 제한적임을 볼 수 있다. 또한 인지적 융통성의 부족 -cognitive rigidity-이라고도 표현되는 증상의 특징은, 다음 순간에 일어날 일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하고, 일상이 짜인 계획대로 가야 하고, 그렇지 못하고 스케줄 변화가 있거나 예상치 않은 상황에 처했을 때 지극히 당황하거나 곤란을 느끼는 것이 가장 두드러진 증상이다. 아동의 경우 화를 내고 우는 행동 등으로 표현이 된다. systemizing brain의 가설을 적용해서 이해해 보자면, 이런 행동은 자신들의 가지고 있는 스케줄에 관한 도식, 규칙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예측하지 못하고 분류되지 못한 이 이벤트를 들고 당황하며 정신이 우왕좌왕하다 보니 화가 나는 것이다. 아래의 사진은, 자폐증을 가진 소년들의 경우, 언어와 소셜 스킬에 관련된 두뇌 영역 간의 연계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소년들의 그것보다 더디게 발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오른쪽에 칼라 스펙트럼으로 제시된 것은 성장 속도를 색상으로 표시한 것인데, 성장이 빠를수록 뇌의 영상은 붉게 표시된다. 제시된 그림에 있어서, 11세 자폐소년이 경우, 뇌가 상대적으로 푸르다. 사진의 가운데 추상화처럼 보이는 노랗고 빨간 부분이 언어와 소셜 스킬을 연계하는 뇌 부분인데, 11세 정상 발달하는 소년의 그 부위들은 넓고 좀 더 붉게 표시되어 있다.



Courtesy of the Heath Science reseach center, UCLA



         특히 아스퍼거 장애의 경우, 관심사가 극히 제한되고 모든 대화의 주제는 자신의 관심사로 수렴되곤 한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자기의 관심사만을 이야기하는 것. 예를 들면, 어떤 이들은 아마추어 역사가 만큼이나 역사나 전쟁사에 식견이 있고, 자폐를 가진 어떤 미국 아이들은 아시안 문화에 심취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로 내가 캐나다에서 처음 만난 클라이언트는 아시안 문화에 심취해 있는 16세의 캐네디언 소녀였다. 나를 처음 본 순간 눈을 반짝이며 당신은 중국인입니까? 일본인입니까?라고 묻길래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바로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나를 투명인간 취급을 하기도 하였다. 이 소녀의 범주에는 아시아라고 하면 아마도 중국과 일본만이 있었나 보다. 다시 말을 걸어도 대답않고 본인이 하던 일을 이어갔다. 이후에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치료를 하게 되면서, 이 소녀가 아는 아시아의 범주가 한국을 포함하는 것으로 넓혀졌지만, 아스퍼거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여준 경우다.


        또한 청각, 후각, 시각, 촉각 등의 지나친 예민성을 보이기도 하며, 형광등 불빛이나 소리에 예민한 경우도 있는데, 아스퍼거를 지닌 또 다른 클라이언트는, 전구나 형광등이 켜져 있을 때 전류를 전달하는 필라멘트가 떨리는 소리가 신경을 자극한다고 토로한다. 특정한 촉감을 견딜 수 없어하거나, 그 반대로 추구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앞서 말한 16세의 캐네디언 소녀는 합성섬유가 몸에 닿는 것을 견딜 수 없어했다. 예를 들면, 동료들과 함께 간 캠프의 코스츔을 입고 하는 행사에서, 그녀를 잘 모르는 행사 진행 보조자가 화학섬유로 만든 코스츔을 이 소녀에게 입혔더니, 바로 연못 속으로 뛰어든 일이 있다. 그녀는 코스츔을 입는 순간 온몸에 불이 붙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아스퍼거 장애라고 하는 고기능 자폐의 경우는...


        앞에서 열거한 이런 제반 증상들이 사회적 관계나 학업 기능 등에 손상을 초래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가 곤란한 경우에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내리게 된다. 일반적으로 자폐증을 가진 개인들이 평균 이하의 인지 기능을 보이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반해, 아스퍼거 장애라고 하는 고기능 자폐의 경우는, 지능이나 언어능력은 평균 또는 평균 이상이면서, 타인들이 보내는 비언어적이고 사회적인 단서들을 잘 읽어내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에 반응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관심사에 대한 강박적 몰두와 (마이크 주커버그는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서 보낸다고 한다), 특정한 동작이나 반복되는 신체의 움직임을 보인다. 주변에서 지나칠 정도로 눈치 없고, 고집 세고, 이기적으로 보이며, 의사소통이 불편하고, 특정 관심사에 대해 강박적으로 몰두하는 아동이나 성인이 있다면, 아스퍼거 장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의심해 볼 수도 있겠다.  이렇게 본다면, systemizing brain 가설은 중등도의 자폐 전반을 설명한다기 보다 아스퍼거를 설명하는데 적합한 가설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하자면 여타의 중복장애를 동반하는 자폐와 아스퍼거는 구분되는 장애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자폐는 만 명 중에 한 명 꼴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병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자폐증의 유병율은 최근 십수 년 사이에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데, 미국의 질병통제국 the Center for Disease Control (CDC)이 미국의 열한 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2014년 통계에 따르면, 8세 아동의 경우, 평균적으로 67명 중 한 명이 자폐증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지역을 들여다보면 차이를 보이는데, 뉴저지의 경우는 45명 중 한 명이, 앨라배마의 경우는 175명 중 한 명 꼴로 확인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면, 뉴저지의 경우, 8세에 해당하는 초등학교 2~3학년 두 학급당 한 명 꼴로 자폐증을 가진 아동이 발견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는 남녀 공히 systemizing 하는 측면과 emphatizing 하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일생의 어느 한 순간에 내가 혹시 아스퍼거?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는 순간도 있다. 그러나 정상과 정신병리는 분리된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연속선상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현재의 정신의학의 입장이다. 우리는 누구나 몇 가지의 아스퍼거적 특성을 가지고 또한 자폐적 특성을 가지고 살고 있다. 다만 그러한 본인의 특징이 스스로를 불편하게 하고, 타인들과의 관계를 어렵게 하고,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기능하는데 장애가 될 때, 개인의 정상성은 비정상의 스펙트럼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정신의학적 진단에서는 개인이 보이는 여러가지 증상들의 시간적 연속성 (3개월 이상, 6개월 이상, 또는 1년 이상), 심각성 (특정상황에서만 증상을 보이는가, 보편적인 상황에서 일관되게 증상을 보이는가), 사회적 기능 여부 (사회생활 직업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가, 없는가)가 결정적인 기준이 된다. 그러나 본인이 가진 두뇌의 하드웨어적 특이성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사회인으로서 기능을 충분히 해내고 주변인들 역시 불편한을 못느낀다면, 굳이 장애라는 레벨을 붙일 이유는 없어지는 것이다. 사실 이들에 대한 정신과적 치료나 심리치료는, 이들의 하드웨어적 특이성으로 인한 불편한을 극복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운용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본질일것이다.


자폐증의 원인에 대한 이야기

그 원인에 대한 가설로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개인 유전자의 특성이 가장 강력한 변인으로 인정이 되고 있다. 캠브리지 대학의 사이먼 교수가 말했듯이 복잡한 패턴과 법칙에 매료되는 유전자를 가진 브레인이라는 것일 것이다. 증상을 보자면 일반적으로 3세 이전에 증상, 언어 발달 지연과 눈 맞춤이나 감정 표현의 부재 등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초기 몇 년간 정상적 발달을 보이다가, 3세 이후, 또는 초등학교 적응과정에서 증상의 발현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해서 조속한 발견과 치료적 개입이 유의한 증상의 완화와 학교와 사회에의 적응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많은 보고 있다. 3세에서 6 에세 이르는 미취학 아동들 중에 자폐 증상을 보이는 아동들은, 교육법에 근거해 지역 교육청에서 조기 진단과 평가를 통해, 특수교육과 언어교육을 함께 제공하도록 제정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소년들의 자폐 진단율은 소녀들의 다섯 배에 이르는데, 42명의 남자 아동 중 한 명이 진단되는데 반해, 189명의 소녀들 중 한 명 꼴로 진단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유병율은 인종 간에도 차이를 보이며, 백인의 경우가 (1/69) 흑인 (1/81)이나 히스패닉 (1/93) 인구들보다 더 높은 자폐율을 보인다. 자폐의 유병률과 관련해 아시안의 경우를 살표 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된다.다시 사이먼의 Systemizing brain 가설로 돌아가 보면, 일부의 학자들은 자폐증을 브레인이 극단적인 남성성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 말은 성공한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자폐증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관심과 장점은 대인 간 상호작용과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있다기보다는 그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극도의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는 대상이 대개는 기계적이거나 기하학적인 패턴이나 원칙, 원리의 발견에 있다는 것이다. 그 반대쪽에는 공감하는 브레인, 즉 emphasizing brain이 위치하고 있다. 돌보고 가르치는 여성성이 최대로 발현되는 특징상, 교사, 심리학자, 그리고 일부의 메디컬 영역 종사자들에게서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은 이유를 설명할 수도 있겠다. 미 전역의 테크놀로지 허브가 이 같은 아스퍼거의 역습을 받은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는 사실이며 IT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들이 밀집해 있는 캘리포니아의 실리콘 밸리나 IBM이 위치한 뉴욕주의 로체스터 주의 자퍠증의 유병율이 특이하게 높은 것을 설명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IT 엔지니어나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부모가 가진 유전자의 특성이, 타인과의 상호작용 별로 없이 장시간 프로그래밍을 한다거나, 전산망을 컨트롤하는 직업적 환경의 강화를 받았을 때, 그 자녀들이 물려받은 유전자의 특징이 어떠할지는 짐작해 볼 수 있다. 특히나, 최근 심리학을 생물학적으로 접근하는 연구 결과들은, 선대의 획득형질이 후대에 전이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근래에 어느 지인으로 부처들은 다음의 이야기는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을 듯하다. 한국 아동들이 주로 모이는 교회나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다 보면, 말을 못 알아 들어서 그런 것 같진 않은데,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고 행동 통제가 되지 않는 아동들이 많다는 것이다.  단순히 버릇이 없다거나 훈육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문제가 아니라, 뭔가가 정상적인 아이들과는 달리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아이들의 부모는 알고 보면 고도로 훈련된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더라는 것이다. 다시 지정학적 입장을 고려해 보자면, 내가 거주하는 도시의 한국 인구는 미국의 타도시에 비해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그 적다고 볼 수 있지만, 이 도시의 기간산업이 되는 에너지 산업, 그리고 세계 최대 규모의 메디컬 센터는, 세계 각국에서 고도로 훈련된 엔지니어들이나 의학 관련 종사자들의 유입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수학과 과학, 테크놀로지에 강한 아시안계 엔지니어와 전문가들의 대거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자녀들에게서 종종 발견되는 자폐증이 심리학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필자가 근무 했던 한 교육청은, 에너지 사업의 메카인 energy corridor 중심으로 위치해 있다는 특성 때문에, 아시안계 엔지니어들의 자녀들의 재학률이 높다. 통계와 수치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못하게 되어있지만, 이 교육청의 자폐 진단 전문 팀의 보고에 따르면,  근년 들어 아시안 학생들의 자폐 진단 의뢰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자폐로 진단되는 비율이, 타인종 학생들에 비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사이먼 코헨이 제기한 systemizing brain 가설을 지지하는 지리학적 한 가지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이할 정도로 증가일로에 있는 자폐증의 유병율을 염두에 둘 때, 어린 아동을 키우는 부모들로서는, 앞서 논의한 증상 특징들을 긴밀한 관찰을 통해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며, 성인들 중에 이런 특징을 보이는 사람을 대할 기화기 있다면, 혹여라도 진단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아스퍼거를 겪는 이들의 부자연스러운 의사소통방식에 마음 상하시는 일 없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근래에 발견한 젊은 남성의 자서전은, 본인이 아스퍼거나 자폐의 증상이 아닐까 의심하시는 분들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소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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