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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바다 Jun 11. 2020

비밀은 없다. privacy is a myth.



그간 매월 지불해오던 홈 시큐리티 서비스를 해제하고 집 가장자리마다 보안 카메라를 설치했다. 문 앞에 인기척이 나면 스마트 폰으로 영상과 함께 벨이 울리고 통화버튼을 눌러 대응을 하면 된다. 어제는 외출 중에 전화기의 보안 카메라 앱이 은은한 금속성의 종소리를 울려 열어보니, 가라지 앞에 서 있는 아이의 친구가 보였다. hey~ yo! what’s up? 느닷없는 인사 소리에 아이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느라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이 화면에 보였다. 한국에 장기 체류하게 되는 일이 있더라도 스마트폰만 손에 쥐고 있으면 이런 식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남편은 말했다. 그렇다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당분간은 확인을 해 볼 수가 없으니 안타까울 밖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진 않지만 만일 시큐리티 카메라 앱에 보이는 자가 침입자라면 “들어오면 죽을 수도 있다”거나 “너희들은 포위됐다. 경찰이 오고 있다.. “ 이렇게 협박해 주면 된다.


주말엔 식탁에 앉아 놀면서 아이패드를 열어 놓고 뒷마당을 보니.... 마침 작은 아이가 잔디를 깎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들어왔다. 찬물이라도 가져다줘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privacy is a myth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디지털 기술의 진보에 의한 개인 행동 추적의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얼마전에 들은 코로나를 빌미로 유흥주점이나 특정 장소에 출입을 하려면 qr 코드를 찍어야 하고 그렇게 입수된 개인의 정보는 한 달간 관리된다는 한국의 소식은 섬뜩했다. 디지털 전체주의를 향해 한발 성큼 내딛는 것 같아 보이지만 국민들은 이에 대해 일체의 반발이 없는듯하니 어리둥절한 건 나뿐인 듯... 하긴 나는 한국의 시민도 아니고 각자의 사는 방법이 다르듯이 국가들도 그러하겠지 정도로 생각을 정리한다. 그렇지만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의 시민들에 대한 디지털 감시 체계의 완성과 그들에ㅡ대한 정부의 조직적인 학대와 박해는 무시무시하고 소름 끼치는 전체주의 디스토피안 현실이 아닌가. 곧 중국 전역의 개인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가능하겠지. 미네아폴리스에서 일어난 과잉진압 사고를 빌미삼아 전세계에서 도시를 약탈하고 파괴하는 무리들에게 black lives는 matter이고 차이니즈 무슬림의 라이프는 do not matter인가. 어쩌면 같은 편인지도 모르겠지만, 생각을 바꾸고 중국의 빅 브라더를 빨리 집에 보내는 방법이나 연구하길 바란다. 어제는 휴스턴 시내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있었다. 오랫만에 클릭해 들어간 뉴욕 타임즈는 장례식에 관한 소식과 그의 삶을 낭만적으로 묘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객지에서 비명횡사한 그의 죽음은 - 어느 누가 그런 일을 당했더라도 - 참으로 비통하고 원통한 일이지만, 그 일을 빌미로 바퀴벌레처럼 쏟아져 나오며 발톱을 드러낸  장막 뒤에 숨어있던 무리들은 정체를 다 들켰다.




그리고 6월 8일 자 텔레그라프의 흥미로운 뉴스는 Privacy is a myth를 다시 한번 역설한다. (텔레그라프는 유료 구독자가 아니면 기사를 오픈하지 않지만 uk.yahoo가  대신 오픈해 주었다) something happened in there. What happened in wuhan, aug 2019? 하버드의 연구팀은 코비드 발생의 진실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방법론이 재미있다. 가용한 간접 데이터를 분석해 포위망을 좁혀 들어가는데 위성사진과 검색 엔진의 단어 사용빈도를 분석했다니 정말로 비밀은 없는 세상이다. 보이지 않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과거에 발생한 우주 탄생의 비밀도 추론해 내는 시대가 아닌가. 바이러스 창궐의 기원쯤이야 잠깐 동안의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하버드 의대의 Dr John Brownstein 박사에 의하면 2019 작년 우한의 다섯 개 메이저 병원의 주차장 통행량을 2018 재작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 해 8-9월경부터 통행량- 주차량이 점진적으로 유의미하고 엄청난 증가를 보이기 시작해 12월에 피크를 찍었고, 동시에 바이두 검색엔진에서 코로나의 핵심 증상인 “설사”와 “기침”의 검색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거다. 기사에는 데이터와 그래프가 제시되는데 한눈에 봐도 확연한 급상승 기울기가 있다. 바이러스의 창궐이 이미 이때 시작되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의미다. 사태의 발생지에서 솔직하게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니 둘러서 둘러서 찾아내는데.... 다음번엔 어떤 지표를 들고 나올지 무척 궁금하다. 결국 과학이 진실을 밝혀내는 방법이 이런 것이 아닌가. 블랙박스 속에 뭐가 있을까? 온갖 각도에서 레이저 쏘아보고 엑스레이 찍어보고 두드려보고 찔러보고 결론을 종합하는 것. 우주의 별들의 비밀도 이런 식으로 찾아내는 것을.... 가린다고 가려질까. 바이러스가 human engineered인지 자연발생인지의 여부 이전에, 발생한 사태에 대한 정보를 숨기고 조작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국제사회에 대한 충분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privacy is a myth 그러므로 착하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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