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현희 Nov 20. 2023

셀피의 근원, 예술가의 자화상

알브레히트 뒤러  1471-1528

셀피의 근원, 예술가의 자화상


알브레히트 뒤러  1471-1528


로마의 세네카는  인간이 스스로를 알기 위해 기울을 발명했다고 했다. 과연 그런 이유로 거울이 발명된 것인지는 모르겠지 만, 우리는 아침에 거울 속 나를 살피며 간밤의 안녕을 확인하고, 잠 들기 전 거울과 마주하며 오늘의 무사를 확인한다. 찰나의 속도를 살 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자기 성찰이란 나온 단어일지 모르겠으나, 거울 을 본다는 것은 결국 현재와 과거 혹은 미래와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특히 회화에 있어서 거울은 현실을 모사하는 기능을 상징하고 또한 자 아 탐구의 매개체로 기능해 왔다. 과거의 화가들은 거울과 마주하면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성찰하고 내면의 생각과 감정이 신제를 통해 외부 로 표현되는 방식을 연구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 거움을 보는 일은 불꿔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으로 셀 피-6를 찍고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하는 일은 거울을 보는 것 만큼이나 쉽고 빠르다. 2013년 옥스퍼드 영어 사전이 셀피를 '올해의 단어'로 등 록한 것은 본격적인 세피 시대의 선언이었다. 보정 필터의 무한 진화 는 순간 편집으로 이상적인 외모를 만들어 내고, 우리는 주목받고 싶어서. 기분 전환으로, 과시직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신감을 높 이기 위해 통의 이유로 셀피를 먹고 포스팅한다. 셀피를 통한 자기와 시와 자기도취가 시대의 유행병처럼 만연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 다. 셀피가 이렇듯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것은 보정 필터로 순간 편집한 나'의 모습이 자족감을 불러오고, 만족감과 쾌감을 가져오는 도파민 보상 체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도파민 작용이 심리적 만족 감을 일으키는 기제는 또 얼마나 중독되기 쉬운가.         자화상의 심리학 45 page  


칼 융이 지적했듯 우리는 세상과 효율적으로 대면하기 위 해 사회적 가면-페르소나을 쓰고 살아간다. 현실에서 요원하지만 결국엔 도달하고 싶은 또 다른 얼굴, 가상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열정적으로 셀피를 찍고 포스팅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메인 캐릭터가 아닌 부 캐릭터라는 의미의 '부캐'가 유행하는 현실은 지아 의 진실한 얼굴과 사회적 페르소나가 평동하게 살아가도 좋다는, 다시 말하면 시대의 자유도가 중가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가급 적 자아의 민낯과 사회적 가면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기를 바라는 이 유는 그것이 보다 건강한 삶에 가깝기 때문이다.

복유럽 르네상스를 전개했던 알브레히트 뒤리의 자화상은 최초의 셀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페르소나를 연출했다는 점에서 그의 자화 상은 또한 현대적 셀피에 가깝다. 카메라 디지털 기술의 진화로 말미 암아 셀피가 일상화됐듯이, 자화상이 제작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지를 왜곡시키지 않고 고스란히 비춰 주는 평면거울의 제작이 가능해지고 보급된 시기와 맞물렸다. 평면거울은 트네상스의 중심지 피렌체와 독일 뉘른베르크를 중심으로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자화상의 심리학 46 페이지


13세의 자화상



매거진의 이전글 자화상으로 남은 중세인 - 얀 반에이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