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프랑스의 항구도시 Dunkerque는
플랑드르 말로 Church in the dune,
즉 모래언덕의 교회라는 뜻이다.
모래언덕이라는 말이 무색지 않게
모래가 그렇게 많은 해변은 처음 보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덕분에 잘 알려진
영어 이름은 Dunkirk.
영화 던커크는 1940년 6월 Winston Churchill이
신임 수상이 되자마자 다이나모 DINAMO 작전을 몰아붙여
던커크에서 38만 명의 연합군을 구출해 낸 역사의 전모를 재현하고 있다.
처칠의 던커크 구출 작전
Winston Churchill의 라스트 네임을 다시 보자.
Church + hill: Hill of the Church - 교회가 있는 언덕.
쳐칠에게 던커크 Church in the dune는
대영제국을 구하라는 운명이었던 걸까? 역사의 필연?
놀란 감독이 무시무시한 전율로 놀라게 해 주었던
던커크 해변을 찾아갔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 바닷물에 손 담그러 가다 지쳐 포기한 던커크 앞바다.
인적이 드문 해변은 이 도시가 여름 휴양도시임을
말해주고 있었고
비치의 도로를 따라 도열한 주택들은
여름색으로 치장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주택들은 모두 누군가의
여름 한철을 지내기 위한 하우스인 듯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해변 입구의 벤치에서 한 여인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마을 사람 같았는데 보기 드문 자유로운 풍경이었다.
내가 본 가장 가장 공포스러운 영화의 장면들을
꼽으라면 던커크의 모든 장면들.
저 광활한 끝도 없는 모래밭 그 너머의 바다.
어디 하나 몸을 숨길 조각조차 없는 그 모래벌판에
대책 없이 하염없이 줄지어 서서 포화의 빗발에
낙엽처럼 떨어져 내리던 청년들.
호흡 곤란이 올 뻔했던 냉정한 사실주의 영화.
전쟁영화이지만 실존적 본질을 은유한 것으로도
보이는 차분하고 냉정한 영화로 기억한다.
어느 가을 저녁, 네 살 난 아이는 빨간 양귀비
포피를 그리며 놀고 있었고
나는 그럼 양귀비의 시를 읽어주지 하면서
<플란더스의 들판>을 꺼내 들었다.
시를 읽어주다 목이 메었고 나는 당황스러웠다.
아동용 서적이었지만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닌 시였다.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역사는 전쟁으로 되어있네 ~?! ” 하던
총명했던 네 살 짜리는 어느덧 무기덕후가 되어
날아다니는 무기를 만들고…세월은 흘렀다.
겨울이 물러나고 봄이 깃드는 플란더스의
풍요로운 들판은 평화로웠고 자비로운 하늘은 화창했다.
그리고 캐나다 전몰 용사들 기리는 주노 비치를 찾아가는 길
하지만 주노 해변의 거친 파도는 처음 보는 높은 물결...
그날의 희생을 생각하며 잠시 묵념.
Jun 6 - 1944 Operation Overlord landing on juno beach 일명 노르망디 상륙작전.
빨간 메이플을 보면 반사적으로 반색을 하게 되는 건
언제부터였을까
저 빨간 단순한 메이플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어떤 요소가 있다.
언젠가 캘리포니아를 여행할 때
가을 메이플 잎사귀를 고스란히
코팅해서 만든 머리핀을 구입해 간직하고 있다.
아들 녀석은 제 집 거실에 거대한 메이플과 성조기를
나란히 걸어 두었다.
태극기를 구해다 줘야 할까 보다.
현대적 충혼탑에 새겨진 모든 참전 용사들의 이름들.
충혼탑이 수십 개....
네 살 꼬마의 우연한 통찰처럼 역사는 전쟁으로
이루어져 있고
한국전쟁 종료 후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는
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않은 전지구적으로 드물게
운이 좋은 세대에 속한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 충만히 살아갈 이유가 된다.
we won't forget you
프랭크 게리 느낌이 나는 건물이지만,
게리라기엔 너무 차분하고 험블한 기념관은
캐나다 대평원 출신 건축가의 디자인.
프랭크 게리 역시 토론토 출신이긴 마찬가지지만
그 괴팍함은 캐나다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미국에는 어느 도시엘 가도 korean war memorial way
한국전쟁 기념 도로가 있다.
6년간 출퇴근을 했던 Texas A &M과
휴스턴 사이의 70마일 도로 중 일부는
한국전쟁 기념 도로로 이름이 정해져
국도의 일부를 차지하고,
휴스턴 시내에도 한국전쟁 기념 도로가 있고
뉴욕에도, 캐나다의 벌링턴에도...
오늘의 한국은 전 세계 청년들의 피의 대가인 것이다.
유럽의 현재가 연합국의 피의 대가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