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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링 Jan 13. 2019

오키나와, 색깔 한 그릇

브런치 카페 KAPUKA




색깔 찾아 삼만리


오키나와는 북부-중부-남부로 나뉘어 3색의 일정을 꾸릴 수 있다. 그 중 중부 아메리칸 빌리지는 유난히 색감이 도드라지는 요소가 많아 여행자가 찾기에 참으로 매력적인 곳이다. 채도가 높은 조형물이나 디저트는 항상 마음을 동하게 한다. 칫- 하면서도, 알록달록한 것을 보면 기분(이)가 좋아지는 건 남녀노소 어쩔수가 없다. 그렇기에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참으로 채도 높은 양질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상점가나 거리 구석구석에 눈을 돌리면 항상 색깔과 패턴으로 꽉찬 모습, 그리고 이를 아이처럼 좋아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해변에서 훌라춤을 추는 비키니, 셔츠 패턴과 열대과일 색감의 향연


쨍한 색감의 천국 중 일부. 스팸감성의 현 주소가 이러하다





물감을 짜낸 것 마냥 그림같은 샐러드 보울


그런 와중에 허기가 진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식당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해산물이나 바베큐, 버거 메뉴가 즐비한데 조금 부담스러운 걸. 와규를 곁들인 샐러드가 유명하다는 브런치 카페 <KAPUKA>를 찾는다. 눈이 바빴던 터라 식단은 조금 담백하기를 바랐던 거겠지. 


점심 시간을 맞아 브런치를 즐기는 인파로 들썩였다.



시그니처 메뉴를 주문하고, 얼마나 지났을까. 양 손에 샐러드 보울과 수프, 아이스커피를 든 종업원이 방끗하고 웃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은 마치 '너는 곧 놀라게 될거야, 애송아'라는 눈짓이었던 걸까. 현실 음성으로 탄성이 터졌다. 와아- 색깔이 한 그릇이네. 


한 눈에 들어오는 아보카도 꽃과, 와규 몇 점외에도 연근 튀김, 야채로 모양을 낸 조그마한 가니쉬, 노오란 옥수수 수프 모두 입 안에 넣고 평화로운 한 끼를 장식한다.



첫 눈에 반해버린 샐러드의 자태. 아보카도꽃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색감의 조합이라, 샐러드의 식감도 다채로웠다. 더없이 즐겁다.





겨울에 생각나는 여름의 오키나와


'외딴 남쪽섬'의 이미지를 간직했고, 실제로 한국의 제주와 함께 그룹핑되는 오키나와는 확실히 따스하다. 그렇기 때문에, 입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무렵에는 이 따뜻한 도시 생각이 간절하다. 


온도감과 더불어서 오키나와를 찾게하는 감각은 바로 '색감 폭행'을 당했던 기억이다. 도시 면면에 가득했던 채도의 더미와, 여기에 금상첨화 격이었던 <색깔 한 그릇> 가득 담긴 와규샐러드. 메마른 겨울의 창가에서 이 한 그릇이 문득 그리워졌다. 


주렁주렁 예쁘기도 하지, 행복한 모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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