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커피 - 블루씰 - 트랜짓 카페
제주와 하와이 사이의 그 어디쯤에 있는 도시, 오키나와.
파란 물과 생동감 넘치는 생물들은 물론이고, 달콤한 것들도 즐비했다. 뜨거운 볕을 잠깐 피하기 위해 디저트로 쉼표를 찍어보는 편을 택했다. 오키나와섬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들이라, '누리는' 기분도 내내 함께했다.
도시의 로컬브랜드를 만나는 일은 짜릿하다. 먹는 일이라면 더욱 쉽고, 즐겁다. 35커피라는 간단하고 귀여운 명칭을 가진 로컬 커피 브랜드. <산호>와 동음을 활용하여 <35>가 되었다. 섬도시의 산호는 오키나와현 외로 반출이 금지이기 때문에 고유하다. 그 산호로 원두를 로스팅하고, 수익의 3.5%를 산호재생 활동에 쓰는 착하고 똑부러지는 브랜드.
전반적인 디자인도 예쁘다. 오키나와 여행의 거점이 되는 국제거리 한복판에 지점이 있어서,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이 바삐 움직이는 풍경을 보며 35커피를 쯥쯥-
오키나와의 One & Only 로컬 아이스크림 브랜드. 1920-30년대 미국발 과장된 브랜드 디자인 톤앤매너를 갖춘 블루씰 아이스크림. 오키나와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서 쉽게 즐길 수 있으나, 항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아이스크림 자체의 색깔도 알록달록 다양하여 베스*라빈*보다 먹는 재미가 충만하다. 단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금우유+자색고구마(오키나와산)를 베이스로 해서 먹는 기본 스프트콘이 가장 유명하다.
중부 아메리칸 빌리지의 해변가에는 밥집과 술집, 커피집이 듬성듬성 숨어있다. 식사류도 무척 맛있다고는 하지만, 시간 날때마다 이것저것 먹은 관계로 칵테일 한 잔을 즐기기 위해 들어선 이 곳. 바(bar)석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이 어렵지만, 제일 더운 시기에 방문한지라 내 자리 하나쯤은 마련해주었다. 로맨틱한 대화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음악이 깔리고, 하늘의 색이 변하면, "이걸 보려고 오키나와를 왔구나" 급의 무드가 조성된다.
'섬나라 섬도시의 맛은 이렇게 달콤하구나-' 를 연발하던 저녁 무렵의 기억들이 새록새록하다. 너무 여행자 같아도, "여기에서만 맛보는"과 같은 한정적인 태그는 항상 매력적이고, 실제로 즐겁다. 제주도보다 화려하고 하와이보다 친근한 섬도시에서의 여름날이 그렇게 즐거이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