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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Dec 11. 2018

균형과 중심, 균형과 더 큰 균형에 대한 이야기

중심을 잃는 게 두려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출처: IM FREE by Raganmd


균형과 중심: 삶을 관통하는 요가의 가르침

나는 요가를 좋아한다. 결코 잘하지는 않지만, 요가가 주는 아주 간단하지만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은 가르침들이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이상으로 무리하지 말 것, 넘어지고 쓰러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 것. 어떻게 보면 아주 상이하게 들리는 이 가르침들은 결국 내 가동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중심을 지키며 조금씩 나아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나는 과도하게 나의 능력 밖의 동작을 취하지 않는다. 그 대신에 중심을 잡고 집중하여 조금씩 조금씩 몸을 깨워 어제보다 1cm 정도는 더 나아가려고, 1초 정도는 더 버티려고 노력한다.


이와 같은 깨우침은 요가를 할 때뿐만이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해 통제하려 하지 말 것. 삶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 말처럼 쉽지는 않다.

올해 중순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하다가 동기와 크게 싸운 적이 있다. 도저히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아 결국 불같이 화를 낸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 사람을 내 마음대로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의 영역이다.

나는 통제할 수 없는 그 사람의 태도보다, 내 감정을 통제했어야만 했다.

누군가 나를 욕하거나 비아냥대는 것을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 때마다 너무나 쉽게도 나의 중심을 그 사람들에게 내어주게 된다. 나의 하루가 나에 의해서가 아닌, 그 사람들에 의해 돌아가게 내버려두고는 한다. 아주 기분이 나빠져 그 사람들을 제외한 내 하루 자체가 끔찍해진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쉽게 내 중심을 남에게 내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누가 내 얘기를 안 좋게 하든 말든, 그건 그거고 내 생활은 내 것임을 잊어선 안된다.



균형을 잃는 것: 균형을 잡는 방법 최고의 방법

하루는 요가 선생님이 눈을 감은 나무 자세를 가르쳐 주셨다. 나무 자세는 한 다리는 단단히 땅에 뿌리를 내려두고, 다른 한 발의 발바닥을 뿌리내린 쪽 다리의 안쪽에 대고 4자처럼 서있는 자세인데 그냥 눈을 뜨고 하는 것도 기우뚱거리기 십상이다. 문제는 그 나무자세를 하고 눈을 감자 내 몸이 이렇게 컨트롤하기 힘들었던 것인가 생각할 정도로 이리저리 흔들렸다. 중도에 포기하고 멀뚱멀뚱 눈을 뜨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요가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어서 해보라고, 균형을 잃어봐야 균형을 잡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 균형 잃는 게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출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스틸컷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균형을 잃고 더 큰 균형을 찾은 리즈의 이야기

그것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속 리즈의 삶이자 나의 삶이기도 했다. 책과 영화 속 리즈는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니었음에도 그 삶이 부서져 파편이 될까 봐 한동안 나아가지 못했다. 영화 속 리즈는 발리에서 펠리페를 만났을 때, 이 사랑이란 감정의 소용돌이가 겨우 얻어낸 삶의 균형을 깰까 봐 선뜻 그의 손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리즈에게 영화 속 끄뜻이 이야기했듯이 균형을 잃는다는 것은 더 큰 균형을 위함인 것이고, 책 속 와얀이 이야기했듯이 사랑에 빠져 균형을 잃는 게 균형 잡힌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균형과 중심을 잃는 게 두렵다면.

그러니 우리는 모두 삶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더 큰 균형은 인연과 같이 어떤 모습을 하고 나타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균형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조금만 더 가면 있는 더 큰 균형에 미처 다가가지 못하고 영영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에 아파봤어도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열렬히 사랑해야 하며, 한 번도 넘어진 적 없는 것처럼 힘차게 전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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