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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Dec 13. 2022

망원동 힙한 와인샵 코멘터리사운드에서 내추럴 와인 콸콸

마인클랑 프로사 로제 프리잔테, 유디트 벡 쯔바이겔트 外


지인이 망원동에 '코멘터리 사운드'라는 힙한 와인샵을 열어 남편과 다녀왔다.

내추럴 와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우리 부부이지만, 이 와인샵은 내추럴 와인을 비중 있게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내추럴 와인을 네 종류나 마시고 돌아왔다.

그동안 내추럴 와인은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맛있는 내추럴 와인을 대량으로 발견하게 된 곳!


특히 이곳에는 3가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샘플러 메뉴가 있어서 직접 맛보고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도 다른 고객분이 찾아오셔서, 우리가 마시던 와인도 나눠 드리고 약간 유럽의 오픈된 와인바 같은 흥미로운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샘플러 가격은 27,000원.



마시고 살 수 있는 와인 샘플러, 좋아요!



이날은 알자스 리슬링, 데솔라솔 아이렌, 그리고 유디트 벡 쯔바이겔트를 샘플러로 마셔볼 수 있었다. 우리는 어차피 소아베라는 화이트 와인을 마실 거라서, 리슬링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 데솔라솔 아이렌과 유디트 벡 쯔바이겔트를 시음해 보았다.


내추럴 와인 재미도 맛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데솔라솔 아이렌을 마시다가 일반 컨벤셔널 와인인 소아베를 마시니 확 지루해지는 순간을 경험했고, 확실히 펑키하고 장난꾸러기 같은 매력은 내추럴 와인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유를 해보자면, 이날 마신 소아베가 <상실의 시대>의 나오코라면, 데솔라솔은 미도리 같은 느낌이랄까.


나, 내추럴 와인 좋아하네? 







Bodega Bruno Ruiz Esencia Rural De sol a Sol Airen 2018

보데가 브루노 루이즈 에센시아 루랄 데솔라솔 2018

Orange Wine from La Mancha, Spain

지팡이 와인으로 알려져 있는 데솔라솔



데솔라솔은 스페인 라만차 지역에 위치한 에센시아 루랄 와이너리에서 만든 내추럴 와인이다. 에센시아 루랄의 와인 생산자인 Julián Ruiz Villanueva는 1998년부터 유기농 와인을 생산하기로 결심했고, 그 결심을 토대로 포도를 재배할 때 떼루아에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을 철학으로 삼고 있다.


데솔라솔 아이렌은 이 지역의 토착 품종인 아이렌 100%의 와인이다수작업으로 포도를 수확한 뒤 현지 효모가 들어간 스테인리스 침전물에서 발효시켜 1년간 껍질과 함께 숙성시킨다. 인위적인 필터링을 하지 않으며, 전체 와인 제조 과정에서 아황산염이 첨가되지 않는다.


딱 마시자마자 떠오른 우리나라의 구수한 음식들. 동치미 국물, 우리 동네 매일스시횟집의 묵은지 같이 쿰쿰하고 싸워하고 또 구수한 느낌. 을밀대의 평양냉면, 녹두전이랑 꼭 페어링해 보고 싶은 와인이었다. 슴슴한 평양 음식에 마치 식초처럼 감칠맛을 조금 더 돋워주는, 말 그대로 화룡정점이 될 것 같다.









Judith Beck Zweigelt 2019

유디트 벡 쯔바이겔트 2019

Red Wine from Burgenland, Austria

감각적인 핫핑크 레이블이 인상적인 유디트 벡 쯔바이겔트 




유디트 벡은 오스트리아 북동부 부르겐란트 주 골스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바이오 다이내믹 방법을 활용하여 와인을 생산한다. 모든 포도를 손으로 수확하는 것은 기본,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천연 효모와 함께 알코올 발효를 시키는 등 섬세하게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디트 벡 와이너리 근처에는 노이시들(Neusiedl)호수가 있는데 이 호수는 낮의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다가 밤에 방출하는 특징이 있어, 서늘한 기후의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따뜻한 와인 산지로 손꼽힌다고 한다. 


생 로랑과 블라우프랭키쉬과 교배되어 탄생한 오스트리아 적포도 품종인 쯔바이겔트 100%로 이루어진 유디트 벡 쯔바이겔트. 시골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쿰쿰한 소똥 냄새, 아직 채 영글지 않은 어린 날의 체리, 거기에서 나오는 산미가 인상적이다. 영글지 않아 존심 세우던 체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러워지고 여러 풍미가 조화되어 포용력이 한껏 높아진 모습을 보여준다.








Meinklang Prosa Rose Frizzante 2020

마인클랑 프로사 로제 프리잔테 2020

Sparkling Wine from Burgenland, Austria

소고기 볶음과 페어링 한 마인클랑 프로사 로제 프리잔테



지난번 '게, 새우와 어울리는 와인'에서 한차례 다룬 적이 있던 마인클랑. 마인클랑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 위치한 가족이 운영하는 오스트리아의 비건 와인 와이너리이다. 이들의 와인 레이블을 보면 소가 그려져 있는데, 이 와이너리는 사람들의 손뿐만 아니라 자연적인 비료로서 지역의 소 무리에게도 의존한다. 그래서 이렇게 소가 레이블에 새겨져 있다.


프로사 프리잔테는 피노 누아, 쯔바이겔트, 블라우프랑키쉬가 블렌딩 된 프리잔테(반 발포성 와인)이다. 마시자마자 단숨에 우리 부부의 최애 내추럴 와인으로 등극한 이 와인. 샴페인 같이 약간의 이스트 향이 느껴지고 '프리잔테'인 만큼 잔잔한 기포감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와인이 아니라 딸기와 수박의 과즙을 마시는 것 같다. 피노누아 덕에 그윽한 자연산 딸기맛 솔솔. 소고기와 페어링해도 맛있지만, 꽃게와 페어링해도 기가 막혔다.








Domaine du Mazel Cuvee Briand

도메인 뒤 메이즐 뀌베 브리앙

Red Wine from Ardeche, France

뱅베의 V 스티커가 붙여져 있는 도메인 뒤 메이즐 브리앙



도메인 뒤 메이즐은 남프랑스인 아르데슈(Ardèche)에 위치한 와이너리로, 2002년 유기농 인증으로 시작하여 화학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순수한 주스를 만들자는 철학을 지닌 곳이다. 100% 토착 효모를 사용하고, 비타민 및 효소, 아황산염을 첨가하지 않는다. 


그르나슈 100%로 만들어진 도메인 뒤 메이즐 뀌베 브리앙. 남프랑스에서 재배된 탓인지 따뜻한 느낌이 드는 그르나슈다. 할머니 집에서 버섯 넣은 된장찌개 끓여 먹는 느낌. 올빈 보르도처럼 구수하면서도 마음 포근해지는 향과 버섯 같이 쿰쿰한 풍미가 지배적이다. 폭신한 땅에서 포도를 길렀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부드러운 내추럴 그르나슈였다.







코멘터리 사운드는 망원동에 위치한 와인샵이자 바(bar)로 와인을 사갈 수도 있고, 사서 마실 수도 있는 공간이다. 간단한 요리를 주문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배를 채우는 개념은 아니고 와인과 페어링을 하는 정도라서 와인에 더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곳이다. 컨벤셔널 와인보다는 내추럴 와인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데, 계속해서 컨벤셔널 와인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와인뿐만 아니라, 에코백, 그릇 등 주인장이 직접 만든 다양한 소품들과 각종 간단한 주전부리 또한 판매하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코멘터리 사운드'에서 망원동의 힙함을 경험해 보시길! 



코멘터리 사운드 직접 제작 에코백 및 각종 와인 주전부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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