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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Jul 03. 2023

향신료를 많이 쓰는 태국 음식에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

닥터 루젠 리슬링 카비넷, 니콜라스 뿌이야트 셀렉션 브뤼 샴페인


태국 음식과 와인이 공존할 수 있을까?

태국 음식은 고수, 생강, 레몬그라스, 강황 등 다양한 향신료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개성이 강하다.

그런 이유로 와인과 궁합이 잘 맞을지에 대해 항상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있었다.

우연히 한남동에 있는 타이 비스트로를 접하게 되었고, '태국 음식으로 와인 비스트로를 한다고?'라는 호기심으로 와인을 들고 방문하게 되었다.





Wine list.
1. Nicolas Feuillatte Selection Brut N.V
2. Dr.Loosen Riesling Kabinett Blue Slate 2020






니콜라스 뿌이야트 셀렉션 브뤼 N.V

Nicolas Feuillatte Selection Brut N.V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새우살 튀김(텃만꿍)이나 구운 닭 요리와 잘 어울리는 니콜라스 뿌이야트 샴페인



샴페인은 웬만한 음식과 모두 두루두루 잘 어울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섬세한 샴페인과 섬세한 음식, 덜 섬세한 샴페인과 개성이 강한 음식을 나누어 음식과 페어링 하는 것을 좋아한다.

니콜라스 뿌이야트 셀렉션 샴페인은 늘 살짝 거칠거나 개성이 있는 음식과 늘 페어링 하는 샴페인이다. 예를 들어, 오마카세가 아닌 한국식 사시미 회를 먹거나, 숯불에 마구 구운 음식이라든가, 매운 음식 등에 페어링을 한다. 그 이유는 니콜라스 뿌이야트 셀렉션 샴페인의 기포는 섬세하지 않고 조금 싸워링한 측면이 있는데, 그런 특징이 매콤하고 살짝 거친 느낌이 있는 음식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번 태국 음식에도 페어링을 해보았다.


니콜라스 뿌이야트 셀렉션 브뤼 샴페인은 피노 뮈니에 50%, 피노 누아 40%, 샤도네이 10%가 블렌딩 되었다. 아무래도 흑포도 비율이 90%이기 때문에, 샤도네이로만 만들어진 샴페인보다는 더 구조감 있고, 탄탄한 질감이 예상이 되었다. 오픈을 하니, 요플레 열었을 때 나는 이스트향, 사과향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과 같은 무게감 있는 기포감도 좋다. 이런 특징들이 텃만꿍 같은 튀김류나 구운 닭 요리, 고수가 잔뜩 올라간 돼지고기 음식과 잘 어울린다. 이 와인을 마실 때면 늘 껍질이 있는 도미회가 떠오르는데, 도미처럼 고소하고 질감이 느껴지는 샴페인이기 때문인 것 같다. 4만 원 대 가격의 샴페인인데, 요즘 같이 고물가 시대에 이 가격에 이런 퍼포먼스라면 감사할 뿐.






닥터 루젠 리슬링 카비넷 블루 슬레이트 2020

Dr.Loosen Riesling Kabinett Blue Slate 2020

White wine from Mosel, Germany

매콤하면서 달달한 태국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리는 리슬링 카비넷



나머지 한 병을 무엇을 들고 갈까, 고민을 하다가 독일 모젤 지방의 리슬링으로 낙점했다.

특히 이 닥터 루젠 리슬링 카비넷은 뒷면에 페어링 상세 정보가 적혀 있는데, 아시안 푸드와의 페어링에 대한 추천 문구가 쓰여있어서 이 와인으로 정했다. 참고로 와인 21 홈페이지에는 왕새우 소금구이, 타이 음식 등이 아예 명명되어 있어서 더욱 신뢰가 갔다.


닥터 루젠 리슬링에는 드라이, 카비넷 그리고 슈페트레제가 있는데 우리가 고른 것은 카비넷(중하 정도의 당도). 드라이와 스위트 사이의 리슬링으로 태국 음식이 매콤한 느낌이 많으니, 카비넷의 약간 달큼한 뉘앙스가 중화시켜 준다. 평소에 당도가 있는 와인을 싫어하고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지만, 이전에 캠핑에서 똠양꿍과 지나치게 드라이한 리슬링을 매칭한 결과 잘 어우러지지 않았다. 태국 음식의 달짝하면서도 매콤한(마치 칠리소스처럼) 느낌에는 살짝 당도가 있는 카비넷이 제격이다.


등유 페트롤 향이 너무 좋고, 달큼하지만 골 아프게 달지 않은 꿀에 절인 복숭아 맛이 매력적. 주로 매콤한 음식들과 페어링을 했는데, 마치 맵떡 먹고 복숭아 맛 쿨피스를 마시는 느낌으로 매움이 가셨다.








태국 음식과 와인을 페어링 하는 것이 처음에는 약간 머뭇했지만, 생각해 보면 한식보다도 더 잘 어울리는 와인들이 많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향신료들의 향에 맞추거나(레몬 그라스, 푸릇푸릇한 고수 등), 매콤함을 중화시킨다든가, 아니면 들어가는 식재료(새우, 게 등) 등에 맞추면 의외로 수월할 수도. 이렇게 다양한 음식에 다양한 와인을 페어링해 보는 것은 와인 경험에 많은 도움이 된다. 어려워 보여도 하나하나 직접 시도해 보시길.



※ 레스토랑 정보: 타이 비스트로 유한
한남동에 위치한 '유한'은 숯불을 이용한 태국 음식과 와인을 페어링 하는 타이 비스트로이다. 마치 타파스처럼 작은 디쉬들을 위주로 메뉴가 구성되어 있어, 가볍게 하나하나 시켜 맛보기 좋다. 업장에서는 주로 내추럴 와인을 취급하는데, 따로 와인을 갖고 가고 싶으면 병당 3만 원의 콜키지 차지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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