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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Dec 31. 2018

일식, 생선회랑 잘 어울리는 샴페인 특집

파이퍼 하이직, 레떼 보트랑 밀레지메, 도비 메르 에 피으 리저브


최근 1년 간 와인을 쏟아붓듯 많이 마시다 보니 얼추 보이는 공식이 있다.

굴에는 샤블리나 쇼비뇽 블랑, 해물찜에는 오크 터치된 샤도네이, 양고기엔 말벡이나 쉬라, 그리고 또 하나는 일식에 샴페인이다.

아마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 쌍이 바로 샴페인에 일식이 아닐까?

음식을 먹기 전에 식욕을 돋우는 용도의 식전주로 굉장히 좋은 샴페인이지만, 스타터나 일식과 페어링해도 일품인 샴페인이다.


프랑스의 북동부에 위치한 샹파뉴 지역. 샴페인 생산지다.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샹파뉴 지방은 샴페인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우리가 잘못 쓰고 있는 단어가 있는데, 모든 스파클링 와인이 샴페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로지 샹파뉴 지방에서, Champenoise라는 전통 제조법을 사용하여 만든 것만이 샴페인이라는 용어를 쓸 수가 있다. 마트 같은 곳에 샴페인을 사러 가면, 꼭 소믈리에분께서는 '샴페인을 찾으세요? 아니면 스파클링을 찾으세요?'라고 한 번씩 여쭤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참고로 이탈리아의 대표 스파클링 와인은 스푸만테와 프로세코, 독일/오스트리아의 것은 젝트, 그리고 스페인의 대표 스파클링 와인은 까바이다.


샴페인의 풍미를 꼽아보자면, 첫 번째는 과실에서 나오는 또렷한 산미요, 두 번째는 2차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이스트 향이다. 샴페인의 산미는 입맛을 돋우고, 회나 해산물이랑 먹었을 때 바다 맛을 감싸 안아준다. 그리고 입안에서 똑 떨어지는 버블과 산미가 주는 청량감과 브리오슈 빵에서 나는 듯한 이스트 향이 담백한 일식이랑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  


그래서 준비해 보았다. 일식 혹은 생선회랑 잘 어울리는 샴페인 특집.


와인 리스트

1. Lete Vautrain Millesime Brut Champagne 2011 (레떼 보트랑 밀레지메 브뤼 샴페인 2011)

2. Piper-Heidsieck Brut Cuvee Champagne (파이퍼 하이직 뀌베 브뤼 샴페인)

3. Dauby Mere et Fille Reserve Premier Cru Brut Champagne N.V (도비 메르 에 피으 리저브 프리미에 크뤼 브뤼 샴페인 N.V)



삼성동 '타다이마'의 사시미 오마카세와 페어링한 레떼 보트랑 밀레지메 브뤼 샴페인. 특히 방어, 참치회와의 페어링이 예술이었다.


1. Lete Vautrain Millesime Brut Champagne 2011 (레떼 보트랑 밀레지메 브뤼 샴페인 2011)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해당 와이너리는 샹파뉴 지방의 8 헥타르 규모의 소규모 와이너리이다. 품종은 피노 므니에(40%) > 샤도네이(40%) > 피노 누아(20%)로 이루어져 있다.

사과의 진한 향미, 중간 정도의 산미, 청량한 버블감, 그리고 이스트 향이 은은하게 코 끝에 닿는다.

전복, 광어회, 광어 지느러미, 거제산 굴, 참치, 대방어회가 나오는 사시미 오마카세와 매칭을 해 보았다.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느낌인데, 이번에 제일 맛있게 먹었던 건 대방어회랑 참치회와 샴페인!

참치가 느끼해서 많이 못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도 그렇다. 방어도 무지 좋아하긴 하지만, 살짝 느끼한 맛이 있어서 주로 쌈장이랑 마늘종이랑 같이 먹는다. 그런데 이렇게 샴페인이랑 같이 페어링 해서 마시니, 그냥 와사비 얹어서 간장에 살짝 찍어만 먹어도 정말 입이 개운하고 좋았다. 와인의 산미는 이렇게 입안을 개운하고 깔끔하게 해 주는구나를 제대로 느꼈던 페어링이었다. 왜 일식엔 샴페인인지 이렇게 증명!


※ 레스토랑 정보
삼성동에 새로 오픈한 일식집 타다이마. 양재 슈토 1호점에 있었던 이관호 셰프가 따로 오픈한 일식집이다. 스타터, 각종 사시미, 그라탕, 육류 요리 등으로 이루어진 5만 5천 원짜리 오마카세는 가격 대비 굉장한 맛과 배부름을 선사한다. 주종은 사케, 샴페인, 화이트 와인 등이 있다. 현재는 가오픈 기간이다.


한남동 '부토'의 방어회와 페어링 해본 파이퍼 하이직 뀌베 브뤼 샴페인
역삼동 '비놀릭'의 연어찜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2. Piper-Heidsieck Cuvee Brut Champagne (파이퍼 하이직 뀌베 브뤼 샴페인)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마릴린 먼로가 생전 사랑했던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파이퍼 하이직 브뤼 샴페인. 빨간색의 레이블이 정말 아름답다. 품종은 피노 누아(50~55%) > 피노 므니에(30~35%) > 샤도네이 (15~20%)로 구성이 되어있다.

피노 누아는 보통 와인의 골격을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덕분에 앞의 레떼 보트랑 보다 파이퍼 하이직이 더 생동감 있는 느낌이다.

파이퍼 하이직 역시 청사과 향으로 상쾌하게 시작하여 샴페인 특유의 옥수수수염차 같은 이스트 향으로 마무리된다. 중간에 언뜻 비치는 레몬 그라스 같은 허브 향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샴페인의 또렷한 산미까지.

지난번에 각종 허브, 레몬과 조리된 연어 찜이랑 먹어보았는데 파이퍼 하이직에서 느껴지는 레몬 그라스 향이 연어 찜을 장식한 각종 허브들과 아주 잘 어울렸다.

그리고 지난주에는 포도와 허브, 무순 등이 올라간 방어회 요리와 함께 페어링해 보았는데, 역시 산미가 방어회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며, 방어에 올라간 청포도와 허브의 상쾌한 향이 샴페인의 버블과 아주 잘 어우러진다.


※ 레스토랑 정보
한남동에 새로 오픈한 부토(한남 황토방). 파운드 로컬의 임희원 셰프가 오픈한 퓨전 한식 비스트로이다. 가지 튀김, 솥밥, 마늘장아찌와 관자구이, 청어알 비빔면 등 퓨전의 느낌이 나는 한식이 주 메뉴이다. 주류는 와인, 내추럴 와인, 위스키 등이 있다. 한식에 페어링 하는 내추럴 와인이 의외의 궁합을 선보인다. 콜키지는 병 당 5만 원.



신사동 '쿠이신보'의 각종 일식 메뉴와 페어링한 도비 메르 에 피으 리저브 프리미에 크뤼 샴페인


3. Dauby Mere et Fille Reserve Premier Cru Brut Champagne N.V (도비 메르 에 피으 리저브 프리미에 크뤼 브뤼 샴페인 N.V)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Dauby Mere & Fille 역시 8 헥타르로 소규모의, 엄마와 딸이 함께 운영하는 와이너리다. 연간 40,000병의 와인만을 생산하고, 주로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를 재배한다. 따라서 이 샴페인은 피노 누아(60%) > 샤도네이(40%)로 블렌딩 되어 있다. 향이 지금까지 마셔 본 샴페인 중에서 제일 신기했다. 오렌지 혹은 귤의 시트러스  함께, 샴페인의 이스트 뒤에 사케나 막걸리에서 맡아볼 법한 쌀에서 나온 라이시한 향이 난다. 마치 사케 같은 느낌이라서 참치 타다끼나 가라아게, 명란 같은 일식이랑 고루고루 잘 어울렸는데, 그중에서도 참치 타다끼와 제일 합이 좋았다.


※ 레스토랑 정보
신사동의 핫한 이자까야 쿠이신보. 분위기와 맛 모두 잡은 일식 이자까야로 유명하다. 타다끼, 사시미 회, 두유 나베 등이 유명하고, 주류는 맥주, 사케로 구성되어 있다. 와인 콜키지는 병 당 2만 원.




내일이면 벌써 2019년이다. 새해의 시작을 청량한 샴페인으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마치 새로운 2019년을 열렬히, 그리고 경쾌하게 환영하듯이! Cheeeeers!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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