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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Dec 24. 2018

굴이랑 잘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 찾기 - 2

[이날 베스트] 마스 드 도마스 가삭 블랑 2016

올 겨울 두 번째 진행한 '굴이랑 잘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 대전'.

첫 번째 진행했을 때는 각자 byob로 와인을 들고 오는 것으로 진행하여 와인들이 다소 중구난방이었지만,

이번에는 다 같이 돈을 모아 한 명이 커리큘럼을 짜서 와인을 구성했기 때문에 더 짜임새가 있었다.
특히 이번에 고른 와인들은 대부분이 잘 어울리는 음식에 '굴'이 쓰여있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내가 굴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와인은 크게 다음과 같다.

(1편 참고: https://brunch.co.kr/@vgizmohjv/10)


1) 굴의 비린 맛을 잡아줄 수 있을 정도로 산미를 갖고 있을 것. 그러나 너무 산미가 튀는 것은 굴을 잡아먹는 것 같아 선호하지 않는다.

2) 달지 않을 것. 즉, 드라이할 것.


결론 먼저 이야기하자면, 이번에 굴이랑 잘 어울리는 와인을 찾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와인들을 굴이랑 페어링해 보았지만, '괜찮은데?'까지는 나왔지만, '이건 굴이랑 마리아주다!!!!'하는 정도까진 느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 굴 대전에서 그 와인을 찾은 것이다.


가장 오른쪽 와인은 굴대전 끝난 뒤 따로 마신 레드와인으로 사진상 오류가 있음을 밝힌다. 마지막에 마신 트라웃 밸리 쇼비뇽 블랑은 사진에 없다.


와인 리스트 (마신 순서대로)

1. Joseph Drouhin Vaudon Chablis Reserve De Vaudon 2016 (조셉 드루앵 샤블리 리저브 바동 2016)

2. G.H Mumm Brut Champagne (멈 꼬르동 루즈)

3. Mas de Daumas Gassac Blanc (마스 드 도마스 가삭 블랑)

4. Trout Valley Nelson Sauvignon blanc 2016 (트라웃 밸리 쇼비뇽 블랑 2016)

5. Weingut Winter Kloppberg Riesling GG 2016 (바인굿 빈터 클롭베르크 리슬링 그로세스 게벡스 2016)


이렇게 총 5종류를 굴과 페어링 하여 마셔보았다.

원래 1-4 까지만 마실 예정이었으나, 히스테릭 셰프에서 판매하는 와인 한 병을 주문해야만 콜키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여 지난번 1위로 꼽은 바인굿 빈터 리슬링을 한번 더 마셔보았다.

과연 지난번 1위로 꼽은 와인이 한번 더 1위를 할 수 있을까?


히스테릭 셰프 추천 굴 3종: 플레인 굴, 연어알+캐비어+굴, 명란+굴


1. Joseph Drouhin Vaudon Chablis Reserve De Vaudon 2016 (조셉 드루앵 샤블리 리저브 바동 2016)

White wine from Chablis, France

열대과일과 시트러스 과일 향이 풍부하게 조화되어 흐른다. 레몬, 바나나, 파인애플, 복숭아가 모두 언뜻언뜻 코를 스친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산도. 산도가 적당히 있어서 굴이랑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사실 굴이랑도 잘 어울리긴 하지만 와인 자체가 맛있다. 굴 상관없이 이것만 마셔도 술술 들어간다.



멈의 우아한 기포를 보자


2. G.H Mumm Brut Champagne (멈 꼬르동 루즈)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늘 나로 하여금 고흐의 밀밭 그림을 떠오르게 하는 멈 꼬르동 루즈. 사실 멈을 굴이랑 페어링 해서 마셔보는 것은 처음이다.

나는 멈에서 나는 이스트 향 너무 좋다. 향은 약간 달큼한, 마치 옥수수수염차에서 나는 듯한 이스트 향이 느껴지지만, 맛은 산미가 강하다. 향은 막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 혹은 설탕 하나 안 넣고 직접 만든 수제 요거트 같은 느낌이지만 맛에서는 산미가 엣지있게 딱 중심을 잡고 있다.

멈의 우아한 기포도 특징 중 하나이다. 너무 톡쏘지 않는 부드러운 기포! 하지만 굴보다는 그릴드 된 광어 같은 생선요리랑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끝판왕 등장이요. 굴이랑 결혼한 도마스 가삭입니다


3. Mas de Daumas Gassac Blanc (마스 드 도마스 가삭 블랑)

White wine from Herault, France

일단 박수 먼저 치고 시작합니다. 굴이랑 마리아주 급인 와인을 드디어 발견했거든요. 한국에 소량 들어왔다는 도마스 가삭입니다.

처음에 귀부와인 소테른처럼 농도 진한 꿀의 단향이 많이 났는데, 그 달달한 향 와중에 엣지있는 산미가 느껴졌다. 아카시아 꿀 같은 향이다! 그런데 마셔보니 반전 매력으로 단 맛은 전혀 없고 드라이하며, 알콜취가 좀 있고 뚜렷한 산미가 느껴진다. 레드와인으로 따지면 탄닌이 있는 느낌이다. 도마스 가삭과 굴은 진짜 마리아주라고 할만했는데, 특히 이날 굴이 조금 비렸는데 도마스 가삭의 알코올 취와 산미가 비린 향을 잡아주면서 그 굴을 돋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시들해진 굴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며 멱살 잡고 하드 캐리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굴 역시 도마스 가삭의 단 향을 가려주는데 둘의 단점이 사라지고 그냥 완벽해진 느낌이었다. 이것이 마리아주가 아닐까.


4. Trout Valley Nelson Sauvignon blanc 2016 (트라웃 밸리 쇼비뇽 블랑 2016)

White wine from Nelson, New Zealand

기존에 마셔본 뉴질랜드 말버러 지방의 쇼비뇽 블랑과 굉장히 다른 뉘앙스의 트라웃 밸리 쇼비뇽 블랑.

초록 파프리카 뒤에 약간 강낭콩의 그리너리가 느껴진다. 그리고 끝 맛은 미네랄리티의 짠내 폭발.

1시간이 지난 뒤에는 스모키 한 향까지 느껴졌다. 지금까지 마셔본 쇼비뇽 블랑은 기본적으로 프루티 한 느낌이 주가 되었다면, 트라웃 밸리 쇼비뇽 블랑은 조금 더 습습하고 그리너리 한 느낌이 든다.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이미 도마스 가삭 블랑에 넘어간 뒤여서 큰 임팩트는 없었다. 굴은 플레인보다 명란과 고추가 함께 올라간 크리미 하면서도 살짝 스파이시한 굴과 잘 어울렸다. 파프리카 향 때문인 것 같다.


5. Weingut Winter Kloppberg Riesling GG 2016 (바인굿 빈터 클롭베르크 리슬링 그로세스 게벡스 2016)

White wine from Rheinhessen, Germany

지난번에 1등으로 꼽았던 독일 리슬링이다. 복면가왕처럼 이 리슬링이 왕좌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코끝을 언뜻 스치는 등유 향인 페트롤 향. 청사과 향 뒤에 느껴지는 중상위급의 산미. 역시나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도마스 가삭이 없었다면 또 1위를 줬을지도 모르나, 이번엔 도마스 가삭에 1위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친친친. 치얼스!


단 향 뒤에 숨겨진 반전의 산미. 굴의 비릿함을 본인의 알콜취로 가려주고 신선함을 불어넣어준 도마스 가삭 블랑이 이번 '굴이랑 잘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 찾기 대전'의 1위로 등극했다.

진정한 마리아주를 보여준 Mas de Daumas Gassac Blanc을 소개합니다.




출처: Mas de Daumas Gassac 홈페이지


Mas de Daumas Gassac Blanc

마스 드 도마스 가삭 블랑


품종: 비오니에 27%, 쁘띠 만생 25%, 샤도네이 21%, 슈냉 블랑 13%, 그 외 14%

지역: Herault (에로) > Languedoc-Rossillion (랑그독 루씨옹) > France

생산자: Mas de Daumas Gassac (마스 드 도마스 가삭)

빈티지: 2016

당도: 낮음

산도: 중간

바디: 중간

타닌: 없음

어울리는 음식: 굴, 구운 생선 요리 

점수: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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