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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Jan 03. 2019

한식과 페어링 하는 스페인 레드 와인

카노 템프라니요-가르나차 2015

Bajoz Cano Tempranillo - Garnacha Toro 2015


특징: 다크한 블랙 체리 컬러. 체리향과 함께 바닐라향, 나무향도 나는데, 약간 습한 토양에서 자란 소나무 향 같은 느낌. 중간 정도에 못 미치는 탄닌. 시큼한 체리를 먹었을 때와 같이 중간 정도의 산미를 갖고 있다.

잘 어울리는 음식: 고기류와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한우 채끝살이랑 페어링해 보았는데 갈빗살이랑도 잘 어울릴 듯하다. 그리고 한식의 스타터라 할 수 있는 두부, 버섯요리와도 잘 어울렸다. 특히 두부버섯탕수의 시큼한 소스와도 잘 어우러졌다.

점수: 3.5/5


새해가 밝기 전, 2018년의 마지막 저녁은 늘 그렇듯 가족들과 함께 했다.

뭘 먹으러 갈지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어른들이 좋아하는 한식을 먹는 게 좋을 듯해서 우리 동네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 듯한 콜키지 서비스가 되는 퓨전 한식당에 갔다.


한식에 와인이라니. 음.

가기 전 날부터 무슨 와인을 갖고 가야 할지 굉장히 고민했다.

결국 내 손에 들린 것은 스페인 대표 품종 템프라니요와 가르나차 블렌딩의 카노 템프라니요-가르나차 레드 와인이었다.


가만 보면, 스페인도 빠에야 같은 쌀 요리가 있고, 이베리코 같은 고기 요리도 유명하니 한우랑도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카노 템프라니요-가르나차 와인 레이블에 그려진 소 그림이 아주 든든하게 느껴졌다.

물론 투우용 길러진 스페인 수소이기는 하지만!


카노 와인 레이블에 그려진 든든한 소 (음메)




스페인 북서부에 위치한 와인 산지 Toro



Toro는 스페인 북서부의 카스티야이레온에 위치한 와인 생산지이다. 카스티야이레온에는 유명한 스페인 와인 산지인 리베라 델 두에로도 포함이 되어 있다. Toro의 날씨는 대륙성 기후로, 여름이 길고 매우 뜨거우며 겨울은 추워서 -11도에서 37도까지의 넓은 날씨 폭을 갖고 있다. 강수량도 많지 않은 편이라서, 포도 재배에 좋은 환경이다. 주요 품종은 뗌쁘라니요, 카베르네 쇼비뇽 등으로 주로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Toro는 스페인 와인 산지 이름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유명한 투우 쇼의 투우를 가리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와인의 레이블에는 투우용 소가 그려져 있다.



평촌에 위치한 Babi 술술에서 한우와 두부버섯탕수, 두부선과 함께 페어링해 본 스페인 레드 와인


Bajoz Cano Tempranillo - Garnacha Toro 2015

Red wine from Toro, Spain

템프라니요에 가르나차 블렌딩이라니, 산도도 어느 정도 있고 힘이 있는 와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템프라니요는 스페인 포도 품종으로 주로 레드 푸르트의 향이 나고, 중간 정도의 산미를 보여준다. 가르나차는 프랑스어로 그르나슈라고도 하는데, 이 역시 레드 푸르트의 향과 함께 향신료의 스파이시함이 특징인 품종이다.

이 두 가지가 블렌딩이 되었다고 하니 기본적으로 고기와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여 페어링 할 음식으로 채끝살을 선택했다.


컬러는 다크한 블랙 체리로 코를 댔을 때 습한 곳이 연상된다. 소나무나 송진, 이끼 같은 습한 느낌. 코를 가만히 대고 있으면 약간 멘톨 같은 스파이시함이 느껴져서, 솔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체리, 블랙 체리에서 오는 레드 프루트의 향이 느껴지며, 향의 가장 뒤에는 바닐라향이 따라온다. 탄닌은 적은 편. 산미는 예상했던 것처럼 중간 정도이고, 체리류의 시큼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탕수 소스로 버무려진 버섯두부탕수의 시큼함과 그 산미가 잘 어울렸다. 그리고 채끝살에 아보카도, 토마토 등을 올린 요리와도 페어링해 보았는데, 아보카도의 느끼함을 토마토의 식감과 맛, 그리고 이 와인의 시큼한 체리맛이 깔끔하게 잡아주었다.

시간이 1시간 정도 지나고, 처음의 온도보다 조금 더 높아지니 약간의 담배향이 올라오고 시큼한 맛은 살짝 줄어든다. 마지막에 소믈리에님께서 와인을 조금 드셔 보시고, 어울리는 메뉴를 하나 추천해 주셨는데 두부 안에 여러 야채가 들어간 두부선이라는 요리였다. 이 음식과 함께 토로 와인을 마셔보았는데, 버섯의 풍미를 확 살려주는 것이 정말 인상 깊었다.


이 와인은 스페인 음식과도 잘 어울리겠지만, 우리나라 한식과도 괜찮은 궁합을 보여주었다.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이 아니라면 두루두루 잘 어울릴만한 와인인 것 같다. 대신 중간에 된장찌개와도 매칭을 해 보았으니, 그건 쉽지 않았다. 한식의 고기 요리나 스타터와 함께 매칭 할 스페인 와인으로 고려해 봄 직하다.

 



Bajoz Cano Tempranillo - Garnacha Toro 2015
Red wine from Toro, Spain
Tempanillo, Garnacha
※ 레스토랑 정보
안양 비산동에 위치한 한식 레스토랑 Babi 술술 (밥이 술술). 곤드레밥을 메인으로 하는 코스 요리가 유명하고, 각종 퓨전 단품도 준비되어 있다. Babi 술술 안에는 와인 앤 구르메라는 안양에서 가장 많은 와인을 판매하고 있는 와인 샵도 함께 운영된다. 콜키지 비용은 인원 당 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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