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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Feb 07. 2019

최애 칠레 레드 와인. 양고기, 갈비찜과 오케이!

산타리타 트리플 씨 2014

Santa Rita Triple C Red Blending 2014


특징: 맛과 향에서 느껴지는 향신료(흑후추)의 스파이시함, 그러나 반전 매력의 크리미한 텍스처. 탄닌감이 살짝 있지만, 과하지 않아서 목에서 걸리는 것 없이 꿀떡꿀떡 잘 넘어간다. 

잘 어울리는 음식: 향이 강한 개성 있는 붉은 육류와 잘 어울린다. 양갈비, 동파육, 갈비찜 모두와 매칭해 보았는데 잘 어울렸고, 그중 베스트는 양갈비. 우리나라의 하얀 살 돼지고기는 피할 것. 분명히 이 진한 향에 묻힐 것이다.

점수: 5/5



트리플 C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사실 칠레 와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내가 마셔봤던 칠레 레드 와인의 대부분은 피맛, 쇠맛, 와인 전문 용어로 이야기하자면 얼씨(earthy)한 맛이 나는데 그게 그렇게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마치 중학생 때 죽을 듯이 오래 달리기를 한 뒤에 목에서 넘어오는 듯한 피맛이 느껴진달까. 

마시면 마실 수록 습관이 되긴커녕, 오히려 더 싫어져서, 점점 칠레 와인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그게 아무리 유명한 몬테스 알파나, 1865라고 할지라도.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정말 맛있는 레드 와인을 하나 추천해 준다고 들고 왔다.

그런데 왠 걸, 칠레 와인이 아닌가? 음... 난 칠레 와인 진짜 싫어하는데!라고 생각하며 한 모금 마셔보니, 이건 기존의 칠레 와인과 전혀 다르게! 완전 취향저격! 의 와인이 아닌가.

그 와인은 곧 나의 2018년 최애 와인으로 등극하였고 2018년에만 3번 마셨다.

바로 산타 리타의 트리플 씨이다.


칠레 중앙부에 위치한 마이포 밸리



산타 리타는 칠레 7곳에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트리플 씨는 칠레의 오래된 와인 산지인 마이포 밸리에서 생산되었다. 마이포 밸리는 산티아고와 아주 가까이 칠레의 중앙부에 위치해 있다. 그 덕에 칠레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여행을 간다면 와이너리 투어를 가는 게 어렵지 않을 듯하다. 지중해성 기후로 뜨거운 여름과 온화한 겨울이 특징이고,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까닭에 낮과 밤의 온도차가 무려 20도씩이나 난다고 한다. 이렇게 큰 일교차는 낮에 한껏 뜨거웠던 열기를 식히면서 와인의 산도를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어, 와인 생산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칠레는 특히 레드 와인이 유명한데, 마이포 밸리의 붉은 토양 때문에 특히 까베르네 쇼비뇽이 잘 자란다. 



다양한 육류와 즐겨본 트리플 씨


Santa Rita Triple C 2014

Red wine from Maipo valley, Chille

트리플 씨의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바로 포도 품종에서 왔다. C로 시작하는 포도 품종 3가지. 바로 까베르네 쇼비뇽, 까베르네 프랑, 그리고 까르미네르 이 세 가지가 블렌딩 되어 트리플 씨라는 이름이 붙었다.

까베르네 쇼비뇽과 까르미네르가 함께 블렌딩 되어 파워풀하고 탄닌감이 있는 보르도 스타일 보여준다. 

(※ 우리의 와인 입문서 <신의 물방울>에 따르면, 보르도 와인은 조금 더 남성적인, 힘이 느껴지는 와인이라면 양대 산맥인 부르고뉴 와인은 여성적이고 섬세한 와인으로 분류된다)

한 잔을 따르니 일단 검붉은 컬러가 눈에 띈다. 향과 맛에서 느껴지는 후추 등 향신료에서 오는 스파이시함이 정말 정말 매력적이다. 그리고 남성다운 향을 완성해 주는 타바코의 향. 맡자마자 향이 진한 붉은 육류가 간절해진다. 양고기랑 너무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이 스파이시함.

더 매력적인 것은 크리미한 텍스처. 입이나 목에서 걸리는 것 없이 아주 부드럽게, 꿀떡꿀떡 넘어간다. 향과 맛에 대비되는 반전 매력!

이 매력적인 트리플 씨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향이 강한 육류와 천생연분이다. 양갈비와도, 동파육과도, 그리고 갈비찜과도 정말 너무너무 잘 어울린다.
가장 잘 어울리기로는 스파이시함이 두드러지는 양갈비였다. 향신료 콤보로 마리아주를 느낄 수 있다.

한 병 남은 건 양갈비랑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Santa Rita Triple C 2014
Red wine from Maipo valley, Chile
Cabernet Sauvignon, Cabernet Franc, Carmen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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