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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Mar 14. 2019

한식(삼치회, 한우 안심)과 함께하는 와인 페어링

[이날 베스트] 도츠 클래식 브뤼 샴페인

나에게 와인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책이다.

독서모임도 한지 어언 2년이 다 되어 간다.

올해 들어서는 영어 원서 읽는 독서 모임을 하고 있는데, 이번 책은 'A history of the world in 6 glasses'로 6가지의 음료를 통해 보는 세계 역사에 대한 내용이다.

이 독서 모임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번개라는 것을 하는데, 말만 번개이지 사실은 미리 약속하고 만나는 자리다.

책 내용에 와인이 나오다 보니, 친구가 나에게 와인 번개를 하자고 제안했고 9명을 이끌고 와인 번개를 하게 되었다.


이번에 와인과 함께 페어링 할 음식은 한식.

여러 번 한식이랑 와인을 먹어 보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영역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어떤 음식을 어떤 와인과 페어링해야 할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게 탄생한 와인 리스트 (왼쪽부터 마신 순서대로)


1. Deutz Classic Brut Champagne N.V (도츠 클래식 브뤼 샴페인) / 바이어 통해 75,000원 구입
2. Jean-Marc Brocard Chablis 2017 (장 마크 보로카르 샤블리 2017) / 수입사 통해 42,300원 구입
3. Longbarn Chardonnay (롱반 샤도네이) / 바이어 통해 15,000원 구입
4. Yeopo's Dream 여포의 꿈 / 전통주 갤러리에서 20,900원 구입
5. Charles Noellat Marsannay 2014 (샤를 노엘라 마르사네 2014) / 롯데 백화점에서 70,000원 구입
6. Alta Vista Terrior Selection Malbec 2015 (알타 비스타 떼루아 셀렉션 말벡 2015) / 이마트에서 40,800원 구입


도츠와 페어링하는 성게알 아구 간 무스


1. Deutz Classic Brut Champagne (도츠 클래식 브뤼 샴페인)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Pinot Noir 60%, Chardonnay 30%, Pinot Meunier 10%

W/ 성게알 아구 간 무스

식전주로는 샴페인만 한 것이 없다. 비싸긴 하지만.

한 모금 마셔보니 제일 처음에는 레몬의 시트러스에서 오는 풍부한 산미가 느껴지고, 사과 향과 이스트 향이 그 뒤에 함께 훅 몰려온다. 산미가 입에 침을 고이게 해서, 당장이라도 무언가를 먹고 싶게 만든다.

이 와인을 고를 때부터 수라선의 성게알 아구 간 무스를 염두에 두었는데, 과연 정말 너무 어울렸다.

샴페인 대표 특징인 누룩(이스트)의 누런 향이 아구 간의 부드러운 텍스처와 아주 잘 어울리는데, 느끼할 만하면 샴페인의  산미가 그 느끼함을 잡아준다. 굉장히 기분 좋은 식사의 시작.


굴의 영원한 단짝 샤블리!


2. Jean-Marc Brocard Chablis 2017 (장 마크 보로카르 샤블리 2017)

White wine from Chablis, France

Chardonnay 100%

W/ 석화

작년에 다른 레스토랑에서 우니소바랑 같이 마셨을 때 너무 맛있어서 수입사까지 전화한 장 마크 보로카르 샤블리.

마침 수입사가 회사 근처에 있어서 직접 구해왔다.

복숭아 향, 레몬향, 그리고 짭조름한 미네랄리티가 느껴지고 희한하게도 등유 향이 났다. 보통 등유 향은 리슬링 품종에서 많이 나는데, 왜 등유 향이 났는지 참 궁금하다. 끝무렵에는 올리브 오일 같은 오일리함, 혹은 버터리함이 느껴진다.

작년에는 우니랑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는데, 올해에는 석화랑 페어링해 보았다. 역시나 잘 어울린다.

피니쉬의 버터리한 맛이 굴의 부드러운 맛이나 텍스처와 잘 어울렸다.


오크터치된 샤도네이와 먹어보는 여수 삼치회


3. Longbarn Chardonnay (롱반 샤도네이)

White wine from California, the United States

Chardonnay 100%

W/ 여수 삼치회

일부러 앞의 샤블리 다음에 배치한 미국 샤도네이.

같은 샤도네이 품종인데도 오크통에 숙성하는지, 스테인리스 스틸에 숙성하는지에 따라 굉장히 다른 향이 난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 넣어 보았다.

장 마크 보로카르 샤블리가 스테인리스 스틸에 숙성하는 반면에 롱반 샤도네이는 오크통에 숙성한다. 그로 인해 진하게 퍼지는 바닐라, 오크향. 복잡함은 없지만 단순하게 매료시키는 미국의 맛이다. (맥도널드의 대중적이고 단순한 맛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사실은 흑돼지떡갈비랑 먹으려고 생각해 두었던 건데, 그 사이 재료 소진이 되었고 그래서 삼치회와 매칭을 했다.

삼치 자체도 광어류 보다는 더 담백해서 나쁘지 않게 어울렸다. 평소 25천 원이면 구할 수 있는 와인이라서 데일리로 아주 좋은 롱반 샤도네이.


한국에서도 와인이 나온다고? 한식에는 한국 와인?


4. 여포의 꿈 (Yeopo's Dream)

White wine from 충북 영동군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 100%

W/ 민어구이

이방카 내한 때 만찬에 올라왔던 한국 와인.

한국 음식에는 아무래도 한국 와인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여 가지고 와보았다. 페어링에 좋은 음식에 조기찜이 쓰여있어서 민어구이를 페어링 해보았는데, 결과적으론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다.

디저트 와인 같이 단 맛이 느껴지고, 아로마는 패션후르츠, 버블껌 같은 향이 난다. 작년에 마신 체코 토착품종 팔라바 같은 느낌. 와인 자체는 조화롭고 맛있는데 그 단 맛으로 인해 본식보다는 디저트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다음에 다시 시도해 본다면, 식사 가장 뒤에 디저트 와인으로 먹어보고 싶다. 그래도 한국 와인이 이 정도 구색을 갖추게 되었다니 감개무량했다.


피노 누아와 말벡. 전혀 다른 두 품종을 고기와 페어링해 보기


5. Charles Noellat Marsannay 2014 (샤를 노엘라 마르사네 2014)

Red wine from Marsannay, France

Pinot Noir 100%

W/ 참숯 소갈비

이 역시 흑돼지떡갈비랑 매칭 하려고 했으나 재료 소진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소고기와 매칭 하게 되었다.

이번에 여성스러운 와인과 남성스러운 와인을 함께 배치해서 보여주고자, 비싸고 어려운 품종임에도 불구하고 피노누아를 리스트에 넣었다.

부르고뉴의 지역 중 본 로마네, 샹볼 뮤지니 등이 유명한데 어쩌다 보니 마르사네라는 부르고뉴 북쪽에 위치한 마을의 피노누아를 가지고 왔다.

삼나무향, 낙엽 향, 그리고 알맹이가 작은 붉은 과실의 향기 (라즈베리). 그 과일 안의 작은 씨의 맛까지 느껴진다.

산미가 중상 정도나 튀는 정돈 아니다.

이 와인의 킬링 포인트는 무엇보다도 러. 2014년 빈티지이다 보니 서서히 숙성이 되며 갈색으로 변해가는 레드 컬러가 정말 아름답다.


6. Alta Vista Terrior Selection Malbec 2015 (알타 비스타 떼루아 셀렉션 말벡 2015)

Red wine from Uco Valley, Argentina

Malbec 100%

W/ 한우 안심 스테이크

묵직하게 들어가는 풀 바디, 오크향과 더불어 진하게 풍기는 검푸른 과실의 향, 그리고 향신료의 스파이시함.

한우와 말벡은 정말 언제나 옳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더없이 맛있었다.

말벡은 남성같이 힘 있는 스타일인데 미리 오픈해 둔 탓인지, 숙성이 잘 된 탓인지 입에서 거친 느낌 하나도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부드러운 한우 안심이랑 먹으니 말벡도 덩달아 부드러워지는 느낌이었다. 한우도 말벡도 서로 윈윈!

역시 말벡은 퍽살 보다는 어느 정도 지방 맛이 나는 육류와 최고의 궁합을 보인다. 



2시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총 6 종류의 와인을 맛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식사의 처음과 끝을 책임졌던 와인들이 맛있었다. 샴페인과 말벡!

그중에서도 지난번에 이미 알타 비스타 떼루아 컬렉션 말벡을 선정했었으니, 이번에는 샴페인을 최고로 선정해 보려 한다.

이날의 베스트는 성게알 아구 간 무스와 페어링 한 도츠 클래식 브뤼 샴페인이다.




Deutz Classic Brut Champagne N.V 도츠 클래식 브뤼 샴페인


출처: SAQ 홈페이지

품종: 피노 누아 60%, 샤도네이 30%, 피노 뮈니에 10%

지역: Ay(아이) > Champagne(샹파뉴) > France

생산자: Deutz

당도: 낮음

산도: 높음

바디: 중간

타닌: 없음

잘 어울리는 음식: 식전주로 알맞으며, 해산물 중에서도 담백한 맛이 나는 류와 잘 어울린다(연어, 성게, 아구 간). 혹은 우리나라 돼지고기와 같이 흰 살 육류와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점수: 5/5



※ 레스토랑 정보
정갈하고 정성이 담긴 한식 레스토랑으로 여수 삼치회, 한우 안심 스테이크 등을 선보인다. 콜키지 프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역삼점, 강남구청점, 잠실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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