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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Apr 09. 2019

그리스 와인, 이탈리아, 프랑스 와인보다 오래되었다고?

[이날 베스트]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 2016


지난달에 <A history of the world in 6 glasses> 읽고 나서 6개의 드링크  하나인 와인을 골라 독서모임 사람들과 와인 모임을 진행했었다.

그런데 사실  책에서 나를 사로잡았던 것은 따로 있었으니, 세계 최초의 와인이라는 그리스 와인이었다.

전통 있는 역사를 지녀 구대륙 와인이라고 알려진 프랑스나 이탈리아보다  오래되었다고? 심지어 최초라고?

마셔보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와인샵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그리스 와인인지라, 어디에서 구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열심히 찾아본 결과, 경복궁 쪽에 그리스 와인 센터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그곳에서  그릭이라는 레스토랑도 운영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다.

그래서    독서모임 사람들과 다녀왔다. 그리스 와인의 세계로!


※ 참고로 책에서 나온 내용과는 다르게, 세계 최초의 와인은 그리스 와인이 아닌 조지아(그루지아) 와인이라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책에 낚였....



와인 리스트 (마신 순서대로)


1. Kir Yianni Akakies Rose Sparkling 2016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 2016) / 그리스 와인 센터 55,000원

2. Boutari Moschofilero Boutari 2017 (모스코필레로 2017) / 그리스 와인 센터 39,000원

3. Kir Yianni Paranga Red 2017 (파랑가 레드 2017) / 그리스 와인 센터 39,000원

4. KTIMA Kir Yianni 2016 (KTIMA 끼르야니 2016) / 그리스 와인 센터 50,000원



그리스 와인 플래터와 페어링하는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


1. Kir Yianni Akakies Rose Sparkling 2016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 2016)

Sparkling wine from Amyndeon, Greece

시노마브로 100%

로제를 별로  좋아하기도 하고, 그리스 와인을 마셔본 적이 없어서  기대를 하지 않고 마셨다가 정말 맛있어서 깜짝 놀란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

내가 로제를 싫어하는 이유  하나는 맛없는 로제에서 풍기는  인위적인 감미료가 들어간 물약 같은  때문인데,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은 그런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 와인의 품종인 시노마브로는 그리스 토착 품종으로 보통 레드와인을 만드는 품종이다. 그러므로 이 와인을 샴페인에 비교하면 적포도로 만든 '블랑 드 누아'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샤도네 같이 과실 향이 아주 풍부하고, 산미도 당도도 적당하다.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오는 디테일은 살짝 부족하지만 그래도 식전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와인이었.

아카키 그리스어로 아카시아라는 뜻인데,  와이너리 주변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마치 아카시아 꽃을 떠올리게 하는 핑크빛 자태가 매우 아름답고, 요즘 같은 날씨처럼 몹시 기분이 좋아진다.



그릭 샐러드, 포도잎 쌈밥과 페어링하는 모스코필레로


2. Boutari Moschofilero Boutari 2017 (모스코필레로 2017)

White wine from Mantina, Greece

모스코필레로 100%

 와인 역시 모스코필레로라는 그리스의 토착 품종으로 만들어진 화이트 와인이다. 그리스 와인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와인이라고 한다.

가만 향을 맡아보면 너무나 산뜻하고 청량한 느낌 든다. 달콤한 향을 지닌 뮈스까(모스카토) 품종과 비슷한 뉘앙스가 느껴지는데, 다행히 달지는 않다. 개인적으로는 체코의 뮈스카 모라브스키 품종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은은하게 풍겨 오는 열대 과일의  뒷부분에서 느껴지는 짭조름한 미네랄리티. 모스카토와 비슷한 향에서 멈칫할  있겠으나 다행히 산미도 살아 있다. 그릭 샐러드와 상큼하게 먹기에 안성맞춤.



구운 토마토 속에 미트볼이 들어있는 요리와 페어링 하는 파랑가 레드


3. Kir Yianni Paranga Red 2017 (파랑가 레드 2017) 

Red wine from Macedonia, Greece

시노마브로 25%, 시라 25%, 메를로 50%

그리 토착 품종인 시노마브로와 함께 시라, 메를로를 블렌딩 한 대중적인 레드와인이라 한다.

메를로의 비중이 50%로 가장 높고, 시라와 시노마브로가 각각 25%씩 블렌딩 된 와인이다.

마셔보면 두툼한 블랙 과실의 향이 느껴지고, 살짝 드라이하다. 시노마브로 때문인지 평소 메를로에서 느꼈던 것과 다르게 블랙 과실 향이 많이 나고, 평소 마신 시라보다는  스파이시하여 무난하다. 그리고 어디에선가 바닐라 향이 같이 올라온다. 무난한 레드 와인의 느낌.

무난해서일까? 육류보다는 왠지 이탈리안 토마토 파스타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다.



수불라끼와 함께 페어링하는 끼르야니


4. KTIMA Kir Yianni 2016 (KTIMA 끼르야니 2016)

Red wine from Amyndeon, Greece 

시노마브로 50%, 메를로 30%, 시라 20%

앞의 파랑가 레드와 쓰인 품종은 비슷한 끼르야니. 시노마브로의 비율이 50%로 파랑가보다 높은데, 그래서인지 파랑가보다  묵직한 느낌이다. 끼르야니 와이너리의 대표적인 와인.

향신료보다는 푸릇푸릇한 허브의 스파이시함 느껴지고, 디올 립스틱에서 자주 쓰는 바닐라  많이 느껴진다. 그리고 약간의 우디함.

그런 스파이시함과 바닐라향이 그리스 꼬치 요리인 수불라끼와  어우러졌는데, 아무래도 꼬치에 배어 있는 향신료와 허브의 스파이시함이, 찍어먹는 그릭 요구르트 같은 소스와 바닐라향이  어우러지는  같다.

앞의 파랑가 레드보다  파워풀하고, 매력적이다.





경복궁 뒤로 져가는 노을 배경으로 그리스 음식과 그리스 와인을 페어링 하여 먹어보니, 굉장히 색달랐다.

당장이라도 산토리니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느낌.

살랑살랑 불어오는 지중해 바람을 맞으며 석양을 바라볼   앞에 있는 와인이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날의 베스트 와인은 누가 뭐래도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이다.





Akakies Rose Sparkling 2016 아카키스 로제 스파클링


출처: 그리스 와인 센터

품종: 시노마브로 100%

지역: Amyndeon(아민데온) > Greece

생산자: Kir Yianni

당도: 중하

산도: 중상

바디: 중간

타닌: 없음

잘 어울리는 음식: 식전주의 특성상 샐러드 등의 차가운 스타터 음식과 잘 어울린다. 또한 여느 로제 와인과 같이 연어 등의 담백한 사시미와 안성맞춤일 듯하다. 일반 치즈와 먹어도 굉장히 맛있었다.

점수: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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