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스틴 Jan 30. 2019

커피 맛 나는 레드와인 마셔봤어?

바리스타 피노타쥬 2016

Barista Pinotage 2016


특징: 담배, 맥콜 같은 향, 그리고 커피 맛이 특징인 바리스타 피노타쥬. 시간이 갈수록 커피 사탕 맛과 가죽 향과 푸룬 향이 많이 올라온다. 탄닌이 살짝 있지만 아주 부드러워 목 넘김이 좋은 남아공 레드 와인. 

잘 어울리는 음식: 이베리코 한우랑 페어링 했는데, 이 독특한 향들이 불맛과 육즙이 뛰어난 이베리코 한우와 잘 어울렸다. 확실히 돼지고기 같은 흰 살 육류보다는 향취가 있는 붉은 살 육류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점수: 4.5/5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와인을 마셔보았고, 와인 향을 맡고 표현하는 데에 일가견이 있는 나였지만

솔직히 포트 와인을 제외하고는 와인에서 커피 향이 난다든가, 담배 냄새가 난다든가 하는 것을 거의 느껴보지 못했다. 브랜디를 섞은 포트 와인도 아니고, 레드 와인에서 커피 향이 난다고? 진짜 다들 커피 향 맡는 거 맞아? 라며 솔직히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지난주에 팀원들이랑 회식하면서 처음으로 마셔본 남아공 레드 와인에서 내가 그렇게 의심해 왔던 커피 향과 담배 향을 느꼈다. 너무도 믿음직하게 와인 이름조차 바리스타 피노타쥬.

바. 리. 스. 타. 라니. 커피 향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 이름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처럼 와인에서 커피 향이 나는 것을 믿을 수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해 보았다.

바리스타 피노타쥬다.


남아공의 포도 산지 파를 Paarl


바리스타 피노타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와인이다. 남아공의 와인이라니, 지금까지 비오니에 한 번 마셔본 것 외에는 마셔본 적이 없다. 남아공의 시라도 맛있다고 하는데,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다.

이 와인의 생산지는 남아공의 남서부에 위치한 파를(Paarl)이라는 도시인데, 이 도시는 남아공의 두 번째 오래된 와인 루트라고 한다. 주변이 포도 재배지역으로 포도주, 담배, 통조림 산업이 주요 산업이다. 파를에서 생산하는 와인은 레드 와인의 경우 리치, 풀바디, 스파이시함이 특징이고, 화이트 와인은 크리스피 함이 특징이다. 특히 이 곳의 기후 때문에 품질이 좋은 쉬라즈 품종이 잘 재배된다고 한다. 그 외에 슈냉 블랑, 샤도네이, 피노타쥬, 비오니에, 무르베드르 등의 품종도 주목받고 있다.



이베리코 한우와 먹는 바리스타 피노타쥬 2016


Barista Pinotage 2016

Red wine from Paarl, South Africa

피노타쥬 품종은 남아프리카에서 많이 생산되는 품종 중 하나인데, 피노 누아와 쌩소 두 가지 품종의 유전적 결합에 의해 탄생한 품종이다. 바리스타 피노타쥬 생산자가 원래는 피노 누아 같은 품종을 개발하려고 했는데, 그 결과는 기대와 달리 더 다크 한 품종이 탄생했다고 한다. 피노 누아를 굉장히 좋아하는 나라서, 이 이국적인 향이 폴폴 나는 피노타쥬가 궁금해졌다.

일단 향을 맡아보니 향이 굉장히 특이했다. 맥콜 같기도 하면서, 상온에 보관한 보리차가 탁해지면서 쉬기 직전의 향, 혹은 물에 젖은 담배에서 나는 향이 났다. 담배와 와인으로 유명하다더니, 영향을 받은 것일까? 

이렇게 묘사하고 나니 전혀 맛있어 보이는 느낌이 아닌데, 특이하지만 확실히 맛있다. 

마셔보면 향과는 또 다르게 커피 맛이 솔솔 난다. 와인인데 커피 맛이 나고 담배 향이 난다니,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와인이다. 

실제로 레드 와인을 평가할 때 커피, 담배(tobacco) 등의 표현을 많이 쓰지만 솔직히 어느 부분에서 이런 향이 나는 건지 잘 몰랐었다. 하지만 바리스타 피노타쥬 와인에서는 확실히 그런 표현들이 떠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잔 안에서 스월링을 하면 할수록 커피 사탕 같은 향이 더 올라오고, 시간이 갈수록 커피 향은 줄어들고 서양 자두인 푸룬의 향과 약간의 가죽 향이 올라온다. 탄닌은 아주 없지는 않고 살짝 있는 편.

같이 페어링 한 이베리코 한우와 굉장히 잘 어울렸는데, 불맛과 고기의 육즙이 다크 한 향에 크리미 한 텍스처를 지닌 바리스타 피노타쥬와 굉장히 잘 어울렸다. 향과 맛이 특이하다 보니 하얀 살의 돼지고기보다는 붉은 살의 육류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Barista Pinotage 2016
Red wine from Paarl, South Africa
Pinotage 100%


매거진의 이전글 강원도 참돔이랑 먹어 본 독일 리슬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