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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Jan 23. 2019

강원도 참돔이랑 먹어 본 독일 리슬링

바인굿 베겔러 베른카스텔 트로켄

Weinguter Wegeler Bernkasteler Trocken 2015


특징: Trocken 치고 살짝 달달하지만, 훌륭한 산미를 가지고 있다. 살구와 청사과 향을 갖고 있고, 다른 리슬링들과 마찬가지로 페트롤 향을 느낄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그린 그린 하면서도 오일리한 올리브 오일의 풍미

잘 어울리는 음식: 기본적으로 해산물과 잘 어울릴 듯하고, 회 중에서는 살짝 담백한 맛을 가진 생선이 잘 어울린다. 구운 생선이나 찐 랍스터나 게랑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점수: 4/5


지난주에 겨울 바다를 보기 위해 친구들과 강원도 속초와 양양으로 여행을 갔다.

가기 전부터 뭘 먹을지 신나 있었는데, 아무래도 "겨울 동해 바다는 회! 그리고 회엔? 화이트 와인!" 공식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떤 화이트 와인을 갖고 갈까, 고민하다가 오스트리아 여행 갔을 때 구운 송어와 맛있게 먹었던 리슬링이 떠올라서 이번에는 독일 리슬링을 선택했다.


사람들은 리슬링이라고 하면 무조건 스위트한 와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독일 리슬링 기준에 따르면 ① Trocken은 드라이한 것, ② Feinherb 혹은 Halbtrocken은 살짝 스위트한 것, ③ Suss는 아주 단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따라서 리슬링을 고를 때, 레이블을 자세히 보고 어떤 것이 쓰여있는 지를 보고 고른다면 더 만족스러운 와인 쇼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화이트 와인 생산지 모젤


바인굿 베겔러는 독일의 화이트 와인, 그중 리슬링 산지로 유명한 모젤(Mosel)에 위치해 있다. 모젤은 지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독일의 서쪽에 위치해 룩셈부르크와 가깝다. 바인굿 베겔러는 여러 와이너리를 갖고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독토르(Docter)'이다. 와이너리 이름이 의사인 것이 아주 특이한데, 사연이 있었다.

과거 로마의 대주교인 베문트 2세가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 어느 약을 먹어도 약효가 없다가 한 농부가 건네준 와인을 마시고 그 병이 낫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베문트 2세가 '의사보다 이 와인이 낫다'라고 이야기했고, 그 와이너리에 '독토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고 한다.

내가 갖고 온 이 와인은 '독토르' 포도원에서 온 것은 아니고, The Bernkasteler VDP.ORTSWEIN에서 온 것이다. 이 포도원의 포도나무는 기본 25살 이상의 고목이고, 돌이 많고 점토층인 것이 특징인 테루아를 갖고 있어 미네랄리티가 훌륭하다고 한다.



참돔이랑 페어링한 독일 리슬링



Weinguter Wegeler Bernkasteler Trocken 2015

White wine from Mosel, Germany

한 모금 삼켜보니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달달했던 바인굿 베겔러 베른카스텔 리슬링.

서문에 쓰여있던 것과 같이 독일 리슬링 기준에 따르면 Trocken은 드라이한 것, Feinherb 혹은 Halbtrocken은 살짝 스위트한 것, Suss는 아주 단 것을 의미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Trocken이라고 쓰여있는 이 와인을 고를 때 당도는 기대한 바가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달아서 살짝 당황했다. 단 와인만 좋아하는 친구들조차도 본인들 입맛에 딱인데, 내 입맛에 맞는지 물어봤을 정도의 세미 스위트함이 느껴졌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약간 달달한데 그 와중에 산미도 있다는 것이었다. 달기만 했으면 회랑 잘 어울릴지에 대해 솔직히 회의적이었을 것 같은데, 다행히 산미가 훌륭한 덕에 회랑 잘 어울린다.

향으로 넘어가 보면, 보통 리슬링이라 하면 쉽게 떠올리는 향은 등유 향인 페트롤 향인데 이 바인굿 베겔러 베른카스텔 리슬링에서도 역시 페트롤 향이 느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고 잔 안에서 스월링 할수록 페트롤 향은 더 진해진다. 과일 중에서는 살구 향과 청사과 향이 느껴진다.
그리고 올리브 오일 같이 그린 하면서도 오일리한 향도 느껴지는데, 이로 인해 살짝 담백한 맛이 있는 참돔이랑 괜찮게 어울렸다. 오스트리아에서 먹었던 것처럼 구운 생선이나 담백한 맛이 나는 랍스터나 게 요리랑도 잘 어울릴 느낌.

나처럼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데, 산미가 너무 톡 쏘지 않고, 여성적이지 않고 조금 중성적인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드라이한 리슬링은 최고의 선택이다.



Weinguter Wegeler Bernkasteler Trocken 2015
White wine from Mosel, Germany
Riesling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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