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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Jan 22. 2020

자부심 가질만한 와인, 프라이드 마운틴(PrideMt)

오스틴의 미국 와이너리 여행기 3탄: 산속 와이너리

정말 아름다운 절경을 뽐내는 프라이드 마운틴 와이너리


#진정한 산속 와이너리, 프라이드 마운틴

산속 와이너리 두 번째 와이너리는 이름부터 자신감이 느껴지는 '프라이드 마운틴' 와이너리다. 사실 자부심 있어서 Pride라는 이름을 가진 건 아니다. 와이너리 창립자인 Jim과 Carolyn의 성이 Pride라서 Pride Mountain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이지만, 맛을 보면 누구라도 자부심 가질만하다고 생각할 만한 와인이었다.

굽이굽이 산길을 타고 오른 프라이드 마운틴은 힘들게 오른 만큼 산 구릉과 호수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와이너리였다. 오는 길에 핸드폰이 안 터지는 것은 덤. 그러니 출발하기 전에 미리 주소를 입력해두는 센스를 보이도록 하자.



프라이드 마운틴 빈야드의 포도


우리가 선택한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은 Estate Experience로 테이스팅룸과 까브, 빈야드 등을 다니며 와인을 테이스팅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먼저 그리팅 룸에서 인사를 한 뒤, 빈야드로 나가 포도를 하나씩 따서 먹어보았다. 프라이드 마운틴이 만드는 와인은 굉장히 다양한 편이었다. 레드는 쉬라,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까베르네 쇼비뇽, 산지오베제 품종, 화이트는 비오니에, 샤도네이 등을 재배하고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본인들의 포도 재배 방식을 'Hands-on' 혹은 'Manual'하다고 표현하는 점이었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손수 잎을 제거하고, 포도를 따고, 줄기를 자른다고 한다. 섬세하게 포도를 재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유익한 곤충을 죽이지 않기 위해 살충제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니, 자연과 상생하려는 와이너리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자부심 가질 만하네, 프라이드 마운틴

프라이드 마운틴 와인 저장고 까브


이번 투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병입 된 와인뿐만 아니라 오크통에 저장되어 있는 와인을 바로 따라 마신 경험이었다. 가장 싱싱하고 생생한 와인을 체험한 것 같은 느낌. 와이너리에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할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와인은 까베르네 프랑과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은 특히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는 거의 단일로 사용하는 경우가 없고, 대부분 까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를 뒷받침하는 용도로 10% 이내 비율로 블렌딩 되는데, 프라이드 마운틴의 까베르네 프랑은 오히려 까베르네 프랑 85%, 까베르네 쇼비뇽 15%의 블렌딩을 선보였다. 그러다 보니 덜 꺼끌 대고 더 프루티 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메를로도 마찬가지. 전 날 꺼끌꺼끌하고 파워풀한 까베르네 쇼비뇽만 마셨어서, 이런 프루티 한 뉘앙스가 있는 프라이드 마운틴의 와인들이 참 반가웠다.




케이브 투어를 한 다음 바깥으로 나와 프라이드 마운틴 와이너리의 절경을 바라보며 남은 와인을 만끽해 보았다. 파란 하늘과 파란 호수, 초록이 무성한 산속 와이너리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와인이 절로 들어간다.




와이너리 투어의 마지막은 야외의 아름다운 공간에서 남은 와인 시음하기. 원래는 시음 목록에 없었는데, 우리의 열정 때문인지 로버트 파커에게 95점을 받은 Reserve Claret 와인을 오픈해 주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뜻밖의 경험들은 언제나 즐겁다.

 


#양고기 수육과 최고의 마리아주, 프라이드 마운틴 메를로 2016

노량진 운봉산장의 양고기 수육과 마셔본 프라이드 마운틴 빈야드 메를로 2016


Pride Mountains Vineyards Merlot 2016

프라이드 마운틴 빈야드 메를로 2016

양고기랑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있는 걸까 생각이 들었던 프라이드 마운틴 메를로. 블루베리 요거트향에 중간 정도의 탄닌감, 그리고 살짝 느껴지는 멘톨의 스파이시함. 부드럽게 넘어가는 실키한 목 넘김까지, 잘 만들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 밸런스의 와인. 양고기 수육과 잘 어울린단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블루베리 요거트향이 양고기의 담백한 맛과 입안에서 어우러지면서도, 양고기 특유의 향이 묻히지 않고 기분 좋게 와인 향과 버무려져 코로 올라오기 때문. 이 짧은 5초의 순간에 마리아주가 팍! 터지는 느낌이 든다. 양고기와 와인, 둘 다 묻히지 않고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어우러지는 이 조합이야 말로 마리아주가 아닐까.


아직 한국에서 프라이드 마운틴을 판매하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미국 나파밸리 여행을 가면 프라이드 마운틴 와이너리 방문을 추천하고자 한다. 아름다운 와이너리와 와인의 풍미에 만족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인당 30불이면 내가 다녀온 프로그램 신청이 가능하니,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것을 추천한다.




<콜키지 프리 업장 정보>

7호선 장승배기역과 1호선 노량진역 사이에 위치한 양고기 전문점 운봉산장. 양갈비, 양수육, 양 전골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맛도 훌륭한데, 무려 콜키지 프리에 잔도 제공된다. 이번에 가져간 와인들이 모두 고가의 와인들이라 좋은 잔에 마시고 싶어서 개인 잘토잔을 챙겨갔다. 사진 속 와인잔은 에디터 본인의 것으로, 운봉산장에서는 기본적인 와인잔을 제공하니 잘토잔을 내어준다고 오해하지 말자.

양고기 수육은 굉장히 야들야들 부드러웠고, 양고기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굉장히 별미다. 부추와 양파와 같이 싸서 겨자 소스 콕 찍어먹으면 깔끔하고 담백하게 입에서 사르르르 녹는다. 양갈비나 양꼬치에서 벗어나 원기 보충과 동시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운봉산장 양고기 수육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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