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륙 와인의 양대 산맥은 누가 뭐래도 프랑스와 이탈리아다. 프랑스 와인이 굉장히 섬세하고 복잡한 느낌이라면,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 와인은 더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이 든다. 내가 교과서로 여기는 <신의 물방울>에서 이야기하기를, 결국엔 와인도 음식인지라, 그 나라의 음식과 식문화를 따라간다고 한다. 프랑스 요리보다는 이탈리안 요리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와인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반전은 프랑스 와인에 비해 친근하게 다가올 뿐, 이탈리아 와인도 산지가 참 많고, 포도 품종은 더더욱 다양하다. 혹자는 이탈리아 포도 품종이 2,000개가 넘는다고 한다는데, 약간의 과장이 섞였겠지만 어쨌든 이탈리아 와인도 그 정도의 복잡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이 글을 쓰면서도 점점 길어지는 것이, 이탈리아 와인을 한 글에 정리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갑자기 여름이 가버리고, 가을 찬 바람이 훅 하고 밀려오는 10월이다. 추워지면, 저절로 레드 와인 생각이 난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마셔본 이탈리안 레드 와인들을 산지를 기준으로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탈리안 레드 와인 지도 (출처: 와인 폴리)
이탈리안 레드 와인 산지는 위의 지도와 같다. 저 중 주요 산지는 이탈리아 중부의 토스카나 주, 북서부의 피에몬테 주, 그리고 북동부의 베네토 주다. 주요 산지 3 곳 외에도 저렇게나 많은 와인 산지들이 존재한다.
오늘 다룰 와인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산지에 맞추어 이탈리안 레드 와인을 최저 1만 원 대에서 최대 5만 원 대의 와인들로 선별해 보았다.
와인 리스트.
1. 피에몬테 주: Giacomo Fenocchio Barolo 2016 (지아코모 페노치오 바롤로 2016)
2. 베네토 주: Castelforte Amarone della Valpolicella 2015 (까스텔포르테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2015)
3. 토스카나 주: Antinori Villa Antinori Rosso 2017 (안티노리 빌라 안티노리 로쏘 2017), Verrazzano Chianti Classico 2015 (베라짜노 끼안티 클라시코 2015)
4. 풀리아 주: Conte di Campiano Vincenzo Tribute Primitivo di Manduria (꽁떼 디 깜피아노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Cantine Paradiso Posta Piana Primitivo 2017 (칸티네 파라디소 포스타 피아나 프리미티보 2017)
5. 아브루초 주: Umani Ronchi Jorio Montepulciano d'Abruzzo 2017 (우마니 론끼 요리오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2017)
#피에몬테
Giacomo Fenocchio Barolo 2016
지아코모 페노치오 바롤로 2016
Red Wine from Piemonte, Italy
피에몬테 주는 북서부에 위치한 곳으로, 우리에게 2006년 동계 올림픽으로 유명한 토리노가 주도인 곳이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친숙할만한 '모스카토 다스티'가 바로 피에몬테 출생이다. 레드 와인 품종으로는 네비올로라는 이탈리아의 대표 품종이 있다. 탄닌감이 좋아 '탄닌의 회초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이 품종으로 만드는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와인은 '와인의 왕'이라고도 불린다. 늦게 익는 품종인 탓에 산도, 탄닌, 당도가 모두 높아 알코올이 높은 장기 숙성형 와인이 탄생한다. 바롤로는 최소 알코올 도수는 13도, 오크통에 최소 2년 간 숙성한다.
이번에 마셔본 것은 바롤로. 바롤로는 피에몬테 지방의 마을 이름이다. 바롤로는 값이 조금 나가는 편이라 자주 먹기는 힘들다. 가끔씩 엔트리급 바롤로가 나오면 하나씩 쟁여두는데, 이번에 마신 지아코모 페노치노 바롤로 2016 빈티지도 그중 하나였다. 네비올로 100%로 만들어졌으며, 이탈리아 와인 등급 중 윗 등급인 DOCG 등급을 받았다. 6개월을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30개월간 슬로베니아의 오크 통에서 숙성시키고, 후에 병에서 추가적으로 숙성한다고 한다.
약간 투명한 듯한 벽돌빛 섞인 석류 색. 보랏빛 꽃향기에 흑후추 향, 그리고 신선한 가죽 향이 난다. 굉장히 향기롭다. 기대했던 탄닌감보다는 조금 라이트하고, 산미는 진하다. 그 산미가 소고기 치마살의 느끼함을 샥 씻어준다. 바롤로에 대한 기대감보다 조금은 아쉬웠던 지아코모 페노치오 바롤로 2016 빈티지.
역삼에 있는 비눔스토어에서 프로모션 특가로 1병에 5만 7천 원에 구입했다.
#베네토
Castelforte Amarone della Valpolicella 2015
까스텔포르테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2015
Red Wine from Veneto, Italy
숯불 차돌박이 구이와 함께 하는 아마로네!
베네토 주는 이탈리아의 북동부에 위치한 곳으로, 관광지로 유명한 물의 도시 베네치아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베로나 등이 이에 속한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소아베가 유명하나,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나 발폴리첼라 지역의 와인이다. 발폴리첼라는 '와인 저장고가 있는 언덕'이라는 의미로, 그리스 인들이 와인을 생산하던 곳이다. 발폴리첼라 지역에서는 한 가지 독특한 와인 제조 방식이 있는데, 바로 '아파치멘토'라는 것이다. 포도를 수확한 뒤 3~4개월간 건조를 하면서, 포도 안에 있는 수분을 날린다. 수분이 날아가면서 포도 안의 당도는 더 높아지고, 이로 인해 알코올 도수가 높고 풍미가 진한 와인이 탄생하게 된다. 아마로네는 아파치멘토 방식을 통해 건조한 포도를 사용한 포도즙 안에 있던 당분이 완벽히 날아간 와인을 뜻하며,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라는 긴 이름이 공식 명칭이다. 반면, 포도를 따자마자 바로 압착하여 만든 와인은 발폴리첼라 와인이라 부른다. 아마로네의 알코올 도수는 최소 14도에서 최대 17도까지도 가며, 아주 묵직하면서도 달큼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에서 보석 같은 아마로네 와인을 발견했다. 바로 까스텔포르테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2015 빈티지. 칸티네 리온도라는 생산자가 만든 이 와인은, 이탈리아 품종인 코르비나, 론디넬라, 코르비노네, 그리고 몰리나라 4가지 품종을 블렌딩 하였다. 포도를 수확하여 봄까지 건조한 후에, 압착하여 오크 배럴 통에서 2년간 숙성한다.
아주 짙은 검보랏빛 컬러. 첫 느낌은 마치 향수 향을 맡는 듯했다. 장미와 블랙 체리향이 코를 압도한다. 오픈 직후에는 굉장히 찐찐하며, 탄닌감이 있고 무거운 편이지만 향기롭고 달큼한 뉘앙스에 계속 마시게 된다. 스모키 한 향이 숯불에 구운 고기와 잘 어울리며, 시간이 갈수록 줄기 향이 추가된다.
이마트에서 3만 5천 원에 구입했는데, 이 와인은 보이면 무조건 쟁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보통 와인 병에 아마로네, 아파치멘토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으면 값이 비싸지는데, 이 가격에 이 정도 퍼포먼스라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와인이다. 아마로네 와인을 비싸지 않게 즐기고 싶다면, 단연 까스텔포르테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를 추천하고 싶다.
#토스카나
토스카나는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주이며,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이 있는 피사가 바로 토스카나 주에 위치해 있다. 토스카나의 가장 유명한 와인은 뭐니 뭐니 해도 끼안티가 아닐까. 끼안티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마을 이름이기도 하며, 그곳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일컫기도 한다. 이탈리아 국민 와인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생산자들이 생산하고 있다. 주요 포도 품종은 산지오베제인데, 토스카나 DOC나 DOCG를 받으려면 무조건 산지오베제가 75% 이상 포함되어야 하며, 카나이올로 10% 이하, 트레피아노 10% 이하, 말바지아 5~10% , 카베르네 소비뇽 등의 새로운 품종 10% 블렌딩이 허가된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레드 와인에 말바지아 같은 청포도가 함께 쓰이는데, 신선함을 주기 위해 청포도를 함께 블렌딩 한다. 그래서인지 끼안티 와인은 마시면 무난하고 또 가벼운 느낌이 든다. 끼안티 중에서도 기후나 토양 조건이 좋은 곳은 끼안티 클라시코라고 별도로 지칭한다.
Castello di Verrazzano Chianti Classico 2015
카스텔로 디 베라짜노 끼안티 클라시코 2015
Red Wine from Toscana, Italy
까랑까랑한 매력의 베라짜노 끼안티 클라시코
이번에 마셔본 베라짜노 끼안티 클라시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끼안티 클라시코이다. 95%의 산지오베제 품종과 5%의 기타 적포도 품종으로 블렌딩 되었다. 최소 18개월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하며, 그 후 병에서 4개월을 더 숙성한다.
2015년 빈티지에 1년도 넘게 내 셀러에서 굴렸는데도 여전히 까랑까랑한 그 느낌이 좋았다. 체리의 산미와 함께 피니쉬에서 느껴지는 포도의 씨와 껍질의 씁쓸함. 기본적으로 블랙베리 같은 검푸른 과실 향이 느껴지지만, 붉고 작은 과실에서 느낄 수 있는 산미가 느껴져서 굉장히 복합미 있다고 느껴졌던 끼안티 클라시코였다. 미디엄 바디로 이탈리안 음식과 가볍게 마시기 좋았다.
프로모션으로 3~4만 원 대에 구매했던 기억.
토스카나에 끼안티가 아닌 또 다른 강자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슈퍼 투스칸이라는 와인이다. 이탈리아 와인 DOC 등급에 의하면, 해당 지역의 포도 품종을 몇 프로 이상 사용해야 하는 등의 규제가 많다. 위에서 봤듯이 끼안티는 무조건 산지오베제를 75% 이상 사용해야 하고, 혼합할 수 있는 포도 품종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다 보니 품질이 좋지 않더라도, 그 기준만 만족하면 해당 등급을 따내는 와인들도 생겼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전통보다는 품질을 위해 전통을 과감히 깨는 혁신을 하고자 했고, 그에 따라 나온 것이 슈퍼 투스칸이다. 슈퍼 투스칸 와인은 이탈리아 와인 법을 따르지 않지만, 훌륭한 품질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으며 급기야 미국인들은 '슈퍼 투스칸'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되었다. 우리가 들어본 이탈리아의 고급 와인인 사시까이아, 솔라이아 등도 슈퍼 투스칸 와인이다. 애초에 규칙을 깨고 나온 것이기 때문에, 슈퍼 투스칸의 정의라는 것도 몹시 애매한 듯하다. 어떤 와인은 국제 품종으로만 만들기도 하고, 어떤 와인은 산지오베제 100%로 만들어진 와인도 있고 제각기 인 듯하다.
Antinori Villa Antinori Rosso 2017
안티노리 빌라 안티노리 로쏘 2017
Red Wine from Toscana, Italy
슈퍼 투스칸 입문용 빌라 안티노리 로쏘
안티노리 가문은 슈퍼 투스칸과 떼려야 뗄 수가 없는 존재. 이탈리안 와인 중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슈퍼 투스칸 솔라이아나 티냐넬로 모두 안티노리 가문의 와인이다. 안티노리 가문은 1385부터 지금까지 한 세대도 넘기지 않고 와인을 생산해 왔으며, 이 빌라 안티노리 에스테이트는 마르께시 안티노리가 1928년에 역사를 시작했다. 안티노리 빌라 안티노리 로쏘는 IGT 등급으로 테이블 와인이다. 산지오베제를 중심으로 까베르네 쇼비뇽, 쉬라즈, 쁘띠 베르도, 메를로가 블렌딩이 되었다.
떡갈나무, 서양 자두, 그리고 허브의 스파이시한 향을 느낄 수 있다. 계속 마시다 보면, 쉬라즈 특유의 단백질 같은 느낌도 난다. 탄닌감과 산미가 있는 편. 타코 피자와 먹었더니 꺼끌한 탄닌감은 사라지고, 스파이시함이 어우러져 굉장히 잘 어울렸다. 조금 차갑게 마시는 것이 더운 여름날에는 더욱 잘 어울렸다. 양고기와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이마트에서 할인가 3만 5천 원에 구입했다.
#풀리아
풀리아 주는 이탈리아 지도에서 장화의 뒷 굽, 즉 동남부에 위치한 곳이다. 근대에 들어 공업지대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지만, 이 곳에도 유명한 레드 와인이 있다. 바로 프리미티보이다. 프리미티보는 유전적으로 미국의 진판델이라는 품종과 동일하며, 낮은 산도와 부드러운 탄닌감이 특징이다. 유명한 프리미티보 DOC는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지오이아 델 콜레 프리미티보, 팔레르노 델 마씨코 프리미티보 이 세 곳을 들 수 있다.
Conte di Campiano Vincenzo Tribute Primitivo di Manduria
꽁떼 디 깜피아노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Red Wine from Manduria, Italy
우측이 꽁떼 디 깜피아노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프리미티보 100%의 꽁떼 디 깜피아노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 초콜릿과 검붉은 딸기, 블루베리, 자두 같이 색이 진한 계열의 과일의 잘 익은 달달한 향이 넘실넘실거린다. 잼 같이 느껴지기도 할 정도로 과실 향이 난다. 탄닌이나 산미는 없다시피하고, 중간의 바디감으로 정말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던 프리미티보였다. 초보자가 부담 없이 마시기에 좋을 것 같다.
코스트코에서 2만 원 미만에 구입했다. (1만 9천 원)
Cantine Paradiso Posta Piana Primitivo 2017
칸티네 파라디소 포스타 피아나 프리미티보 2017
Red Wine from Cerignola, Italy
부드럽고 여성스러웠던 포스타피아나 프리미티보
칸티네 파라디소 포스타 피아나 프리미티보는 비록 3개의 프리미티보 DOC 중 하나는 아니지만, 풀리아 주의 북쪽 체리뇰라에 위치해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프리미티보 100%로 만들어진 포스타 피아나 프리미티보는 확실히 앞서 소개한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와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이 와인. 헤이즐넛 아이스크림 향도 나면서, 푸룬향도 나고, 여리여리한 바닐라 향이 기분 좋다. 과일 씨 같은 산미도 있는 편. 2병을 마셔보았는데 고기랑도 어울리긴 하지만, 방울토마토와 치즈 올리고 트러플 발사믹 소스를 샥 뿌린 카나페와 정말 잘 어울렸다. 꽁떼 디 깜피아노 프리미티보 디 만두리아가 조금 더 진하고 뭔가 좀 무던한 느낌이 든다면, 포스타 피아나 프리미티보는 프리미티보 치고 아주 가볍고 여성스럽게 넘어가는 프리미티보였다.
와인샵에서 3만 원에 구입했다.
#아브루초
Umani Ronchi Jorio Montepulciano d'Abruzzo 2017
우마니 론끼 요리오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2017
Red Wine from Abruzzo, Italy
매그넘은 행복!
아브루초 주는 이탈리아의 중부에 위치하였으며, 주의 총 영역의 1/3이 국립공원과 자연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어 유럽에서 가장 깨끗한 지역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포도 품종으로는 몬테풀치아노가 널리 재배되고 있다.
<신의 물방울>에서 "천재 양조가 주세페 카비올라를 초청해 이름을 드높인 우마니 론키 사의 코스트 퍼포먼스가 탁월한 와인"으로 소개된 요리오. 요리오라는 이름은 20세기 이 지역의 시인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비극 <The daughter of Jorio>를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고 한다.
몬테풀치아노 100%로 만들어진 요리오. 처음에는 초콜릿과 감초, 블루베리, 그리고 오크향을 약간 느낄 수 있다. 잘 익은 아로니아가 달큼하게 넘어가고 산미는 있는 편. 음식이랑 먹으면 뒤에 뭔가 사아아한 쌉싸름함이 올라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산미가 부드러워지며, 오크향이 진해진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었지만, 역시나 조금은 무난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초보자들이 와인을 시작하기에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굴소스로 맛을 낸 삼겹살 볶음과 먹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피자와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코스트코에서 1.5L 매그넘 사이즈를 3만 9천 원 대에 구입했다. 가성비는 나쁘지 않다.
프랑스 와인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탈리안 와인이지만, 역시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이탈리안 와인을 마시면서 어쩌면 와인은 그 나라의 사람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프랑스 와인은 처음에 약간 도도하고 쌜쭉해서 다가가기 힘들어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그 시간을 인내할수록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는 느낌이라면, 이탈리안 와인은 다들 너무나 친절하고 오픈 마인드인데, 그래서 더 뭐가 뭔지 구분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 이탈리안 와인들은 다들 비슷한 무언가를 공유하는 듯하면서도 각자 다른 미묘함이 있다고 느껴졌다. 한국 사람이 와인을 만들면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이 날지 조금 궁금해진다.
오늘 소개한 와인 중에서 딱 하나를 마셔야 한다면, 까스텔포르테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2015 빈티지를 추천하고 싶다. 3만 5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향긋한 아마로네의 세계에 한걸음 디딜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WINE FOLLY
- 위키피디아 및 네이버 지식백과
- 각 와이너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