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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틴 Nov 11. 2020

영화/드라마에 나온 샴페인 파헤치기 - 1

파이퍼 하이직 NV, 모엣 샹동 임페리얼, 떼땅져 NV, 멈 NV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넷플릭스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늘어났는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고 자꾸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와인들이 눈에 띈다.

특히나 <섹스 앤 더 시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최근에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에밀리, 파리에 가다>등의 스타일리시한 콘텐츠들에 유독 샴페인이 많이 노출이 되는데,

그만큼 샴페인이 지닌 '우아함'과 '화려함'이란 상징성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대형 샴페인 하우스에서 PPL을 많이 하는 탓도 있겠지만!)


일 년 중 제일 화려한 계절이 다가온다. 겨울이 되면 괜스레 볼드한 액세서리도 하고 싶고, 화려한 목도리도 하고 싶고, 아이섀도도 글리터를 잔뜩 올리고 싶고, 우아하게 샴페인도 한 잔 하고 싶다.

겨울을 맞이하는 자세로, 이번에는 영화와 드라마에 나온 샴페인들을 파헤쳐 보자!



Wine list.

1. Piper-Heidsieck Brut Champagne N.V / 파이퍼 하이직 브뤼 샴페인 N.V @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 2

2. Moet&Chandon Imperial Brut Champagne N.V / 모엣 샹동 임페리얼 브뤼 샴페인 N.V @ 영화 <킹스맨 1>,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미드나잇 인 파리>

3. Taittinger Brut Reserve Champagne N.V / 떼땅져 브뤼 리저브 샴페인 N.V @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1

4. G.H. Mumm Cordon Rouge Brut Champagne N.V / G.H. 멈 꼬르동 루즈 브뤼 샴페인 N.V @ 영화 <도둑들>

5. Veuve Clicquot Brut Champagne N.V / 뵈브 클리코 브뤼 샴페인 N.V  @ 영화 <오리엔탈 특급 살인>






#비밀의숲 시즌 2

Piper-Heidsieck Brut Champagne N.V

파이퍼 하이직 브뤼 샴페인 N.V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미련 철철 넘치는 성문일보 사장의 눈빛. 연재는 샴페인만 마실 뿐...



정략결혼을 하기로 되어있었던 한조 회장 이연재와 성문 일보 사장 김병현. 하지만, 연재는 이창준 검사에게 반해 약혼을 깨고 이창준과 결혼을 한다. 그 뒤로 순애보와 애증으로 뒤덮인 마음을 고이 간직하고 있던 김병현과 오빠 이성재의 비밀을 캐기 위해 김병현에게 다가간 이연재의 재회의 와인은 바로!

마릴린 먼로가 살아생전 가장 사랑했던 샴페인 하우스, 파이퍼 하이직의 엔트리급 와인 파이퍼 하이직 브뤼 샴페인이다.

사실 한조는 극 중 삼성 정도의 거대 기업이라, 빈티지 샴페인이나 돔 페리뇽 정도는 마실 줄 알았는데 파이퍼 하이직 엔트리급 샴페인을 마셔서 약간 띠용했던 장면.



결혼 100일 기념으로 파이퍼 하이직 짠!



피노 누아 60%, 샤도네이 25%, 피노 뮈니에 15%로 블렌딩 된 파이퍼 하이직 브뤼 샴페인. 적포도의 비율이 높을 것을 보아, 이스트 향과 구조감이 느껴질 것으로 예상이 된다.


요거티한 이스트 향, 아삭아삭 씹히는 아오리 사과의 반복. 빵, 사과, 빵, 사과, 빵, 사과의 느낌. 언제 마셔도 무난하게 괜찮은 샴페인 중 하나이다. 포텐셜이 터지면 이스트 향과 사과향에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맛있는 파이퍼 하이직이지만, 가끔 포텐셜이 터지지 않으면 탄산수처럼 밍밍한 구석을 느낄 수 있다. 이 날은 포텐셜이 터지지 않아, 약간 아쉬웠던 파이퍼 하이직.







#킹스맨1 #악마는프라다를입는다 #미드나잇인파리

Moet&Chandon Imperial Brut Champagne N.V

모엣 샹동 임페리얼 브뤼 샴페인 N.V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공주와의 첫날밤을 보낼 생각에 들뜬 에거시



온갖 스타일리시한 영화란 영화에는 다 나오는 모엣 샹동. 처음 나왔을 때 기존 액션 영화에서 벗어나, 스타일리시한 액션 영화로 주목받았던 <킹스맨 1>에도 샴페인이 출연한다. 타노스와 같이 지구 인구의 절반을 줄이려는 목적을 가진 밸런타인 무리를 물리치고, 감옥에 갇혀있는 공주와 므흣한 시간을 보낼 생각에 신난 에거시가 들고뛴 샴페인은 바로!

모엣 샹동 임페리얼 브뤼 N.V다.

 


스타일리쉬한 영화란 영화에는 모두 출연하고 있는 모엣 샹동 임페리얼 브뤼!



모엣 샹동 임페리얼 브뤼는 많은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뉴욕 잡지사에서의 삶을 꿈꾸게 만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승진을 앞둔 나이젤을 축하하기 위해 앤디와 나이젤이 마신 와인도 모엣 샹동 임페리얼 브뤼이며,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이네즈 가족과 길이 마신 와인도 모엣 샹동 임페리얼 브뤼이다. LVMH의 샴페인 하우스인만큼, 다양한 영화에 PPL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 모엣 샹동보다 매그넘 모엣 샹동이 훨씬 맛있어요



피노 누아 30~40%, 피노 뮈니에 30~40%, 그리고 샤도네이 20~30%로 3종류의 포도가 모두 블렌딩 된 모엣 샹동 임페리얼 브뤼. 역시나 피노가 주는 이스트 향이 기대가 된다.


세 가지의 포도 종류가 모두 블렌딩 되었지만, 파이퍼 하이직 브뤼와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청사과와 청귤, 그리고 보리 같은 이스트 향을 느낄 수 있다. 옅은 보리 컬러도 전체적인 와인의 풍미와 잘 어울린다. 연말 파티답게 일반 사이즈가 아닌 모엣 샹동 매그넘 사이즈를 마실 수 있었는데, 역시 일반 바틀보다 매그넘이 숙성이 천천히 되어 같은 와인일지라도 더 맛있다. 일반 바틀을 마셨을 때는 그다지 특출 나게 맛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매그넘이 주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에밀리인파리 #에밀리파리에가다 시즌 1

Taittinger Brut Reserve Champagne N.V

떼땅져 브뤼 리저브 샴페인 N.V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곤드레만드레 떼땅져 병나발



여기 완전 부러운 두 명의 여성이 있다. 배경은 프랑스 파리, 한 손에는 샴페인을 한 병을 쥐고 병나발을 불고 있다. 파리 광고회사에 파견을 온 미국인 에밀리와 파리로 도망쳐 온 중국인 민디가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 이전에 파리의 밤거리에서 그녀들이 자유롭게 병나발을 불고 있는 샴페인은 바로!

떼땅져 브뤼 리저브 샴페인 N.V!



푸릇푸릇한 광경과 너무 잘 어울리는 떼땅져



샤도네이 40%, 피노 누아와 피노 뮈니에가 60% 블렌딩 된 떼땅져 리저브 브뤼. <신의 물방울 마리아주> 1권에도 등장한 이 샴페인은 특히나 여름과 잘 어울리는 샴페인이다.


초여름 비가 장대같이 오는 보리밭 사이 원두막에서 아오리 사과와 청귤, 금귤을 먹는 느낌이다. 미네랄리티가 느껴지고 산미와 기포감 모두 폭발적이다. 한여름에 더울 때, 차갑게 칠링 된 떼땅져 리저브 브뤼 한 잔이면 모든 더위가 씻길 것이다.






#도둑들

G.H. Mumm Cordon Rouge Brut Champagne N.V

G.H. 멈 꼬르동 루즈 브뤼 샴페인 N.V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씹던껌언니, 그 꿈을 왜 샀어... 어쩐지 운수가 좋더라니



한국의 알아주는 도둑들이 뭉쳤다. 한국에서도 모자라 한탕 크게 치려는 그들이 모여 간 곳은 바로 홍콩. 해외에 가면 죽는다는 점쟁이의 말에 홍콩 가기를 거부하는 예니콜, 불길한 그 꿈을 굳이 본인이 산 씹던껌. 불길한 꿈을 산 것 치고는 멋진 홍콩 남자와 짝꿍도 되고, 이래 저래 운이 좋은 줄 알았는데. 갑자기 김첨지가 되어버린 씹던껌과 첸이 마셨던 그 샴페인은 바로!

G.H. 멈 꼬르동 루즈 브뤼다.



기포감이 예술인 멈



나를 샴페인의 세계로 처음 인도해 주었던 샴페인이 바로 멈. 샤도네이 30%, 피노 누아 45%, 피노 뮈니에 25%로 피노 비율이 높게 블렌딩 되어 있다.


마치 방금 막걸리를 빚은 듯 이스트와 누룩향이 정말 가득하다. 숙성시킨 요거트 같은 느낌. 과실 향보다는 이스트 향이 더 잘 느껴진다. 산미와 기포감이 잘 살아있다. 부드러운 이스트 향과 반전인 산미가 눈에 띈다.






#오리엔탈특급살인

Veuve Clicquot Brut Champagne N.V

뵈브 클리코 브뤼 샴페인 N.V

Sparkling wine from Champagne, France

불길한 오리엔탈 특급열차에서 선보이는 뵈브 클리코



사건이라고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클래식한 멋을 가진 영국행 기차, 그 안에는 유명한 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타고 있다. 탐정이 있는 곳에는 늘 사건 사고가 도사리고 있는 법. 이 열차의 최고의 매력은 부크의 말마따나 음식이 아니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 열차의 포문을 연 것은 바로!

잉그리 버드만이 <카사 블랑카>에서 "뵈브라면, 남겠어요"라고 말한 그 샴페인, 옐로 라벨로 유명한 뵈브 클리코 브뤼 N.V이다.



뵈브라면, 술자리에 남겠어요


피노 누아 50-55%, 샤도네이 28-33%, 피노 뮈니에 15-20%가 블렌딩 된 뵈브 클리코 옐로 라벨.


익어가는 사과, 꿀, 하얀 꽃과 이스트 향이 느껴진다. 특히 수선화 같은 하얀 꽃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다른 샴페인들보다 우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포감과 산미도 훌륭했다. 앞에서 설명한 다른 샴페인들과 블렌딩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우아한 면에서 굉장히 다른 느낌이 들었던 샴페인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내가 아는 샴페인이 나오면 괜히 반갑고 더 즐겁다. 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꼭 그 샴페인을 마셔줘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어서 코로나가 끝나고, 파리의 밤거리에서 샴페인 병나발 불며 별을 구경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홍콩에 놀러 가 한국보다 저렴하게 샴페인을 마실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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