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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트 Sep 17. 2021

무심히 지나치던 것들

아직까진 걷는 중

5시 근무가 끝나기 30분 전부터 고민을 한다. 저녁을 먹고 걷냐 아님 걷고 나서 저녁을 먹냐.

꾹이가 "먹는 것까지 운동이다"라고 했으니 먹기를 잘해야하는 것이다라고 공감한다. 다만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지만 그전에 시간에 대한 고민도 그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걷고 돌아오면 시간이 7시가 넘다 보니 너무 늦다는 생각에 먹고 가면 배가 무거워져서 좀 힘들어지기도 하고 걷다가 혹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어쩌나 하는 소소한 일들이 걸리기도 한다. 결국 이 딜레마는 당연할 수도 있겠다 싶으니 그냥 매일 고민하자.


재택근무 전에는 스튜디오까지 출퇴근을 걸어서 하다 보니 10000보는 우습게 넘어갔는데 지금은 마음을 제대로 먹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몸이 이 꼬라지가 된 데는 할 말이 없다. 출퇴근을 해야 된다는 목표를 두고 걷기는 어렵지 않았는데 집에 있는 몸뚱이를 밖으로 끄집어내고자 함은 정말로 어렵다. 습관화시키기까지는 과연 얼마나 걸릴까 싶다. 이제 이곳은 비를 부르는 가을로 접어들고 있어 더 어려운 이유를 찾아 위로하려 하지만 그것도 변명이다라고 스스로를 채찍질하자.


걷다 보면 평상시 무심했던 것들이 그날그날 날씨와 걷는 시간에 따라 보이는 것들이 달라진다는 걸 느끼게 된다. 햇빛이 좋아서, 구름이 너무 이뻐서, 초록 초록하는 잔디가 너무 싱그러워서, 점점 떨어지는 낙엽들이 바닥에 뒹굴어서, 불빛들이 비친 바닷 결도 아름다운 이런 것들을 만날 수 있어서 참 좋다. 뭐든 힘들지만 좋은 것들을 얻으니 충분하다 용기를 줘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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