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visit to Korea
23년 만에 맞는 한국에서의 오월은 포실포실 한 들꽃으로 가득 찼다.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고 마음 속 서랍에 차곡차곡 접어둔 시간을 소환하고. 그들과의 놀랍게도 가깝거나 놀랍게도 멀어진 나의 세계를 발견하며 다시금 내가 현재 내가 서있는 길 위의 지표를 확인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바람이 없으면 혼자서라도 건들거리며 풍파를 찾아내던 성격 탓에 어느덧 꽃으로의 모습보다 점점 더 짓밟혀도 일어나는 잡초처럼 나는 억세지고 있었다.
- 어릴 때 동생이랑 투닥거리다가 한 대 맞고 나면 너는 눈 질끈 감고 허공에 헛손질만 하는 거야. 왜 그렇게 제대로 못 때리니, 고 녀석 좀 본때를 보여주지. 엄마가 그러면, 그러다 걔가 진짜 맞고 아프면 어떡해.. 넌 그러던 애였어.
친척들끼리 오랜만에 회포를 푸는 자리에서 엄마가 아쉬워하시며 속내를 보이신다.
귀한 딸이 미풍에 살랑 거리는 코스모스처럼, 온실 안의 우아한 난초처럼 안온한 삶을 살길 바라셨던 부모님 눈에 이렇게 세파에 지쳐가는 나는 얼마나 안쓰러웠을까.
하지만 엄마, 민들레처럼 노랗게 웃는 내 아이가 적어도 열여덟 해는 내 품 안에서 살랑거리는 꽃일 수 있게, 내 마음도 엄마 마음처럼 땅에 떨어져야 했어요.
그렇게 썩어 문드러진 마음으로 씨앗을 품어 싹을 내어 내 안에서 길러내고 나면
어느덧 당신처럼 나도 다시 오월의 들꽃이겠지요. 밟아도 밟아도 일어나는 잡초인 줄 알았는데 봄이 되니 떼 지어 화르륵 터지는, 그래서 온 세상 이름 모를 향기로 감싸는
천상, 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