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8

- 잠

by 수진

잠이 안 올땐
한 너댓살 먹은 아이가 특효약이지

아가에서 아이로 향하는
어린 복사뼈가 운다
아픈 발목 내 다리 사이에 끼고
더운 정수리에 얼굴 묻으면
침이 고이듯 잠이 온다

울면서 찾아 온 내 아이는
정수리에서 마른 풀냄새가 나는 아이는
자기 어깨보다 더 큰 머리를 안는 법을 안다
나의 불면은 거기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밤에서 새벽까지 달려온
늙은 아이가 운다
굳은 이마 손바닥으로 덮고
식은 가슴팍 네 입술로 덮으면
젖이 고이듯 날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