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평서체 VS 경어체, 어떤 어투를 써야 할까?
강의를 마치고 한 청중이 물었다.
“저는 ‘~합니다, ~입니다’의 투로 글을 쓰고 싶은데 상관없나요?”
이 경우, 대개 온라인 글쓰기가 아닌 직접적인 책 출간을 목표로 할 때 하게 되는 고민이다.
나는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에게는 쓰고자 하는 글의 장르와 콘셉트를 묻는다. 마냥 쓰고 싶어서 쓴다가 아니라 글의 분위기에 맞춰 어느 쪽이 어울릴지를 생각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선 각 어투를 구분해보자.
평서체는 일반적으로 ‘~이다/~ㄴ다’로 끝나는 투를 가리키며, 우리가 접하는 실용서나 신문 기사, 칼럼 등을 통해 많이 만난다.
경어체는 ‘~ㅂ니다’로 끝나며 공손한 느낌을 줄 때 주로 사용한다.
평서체는 조금 더 단호하고 명료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전문성 있는 글을 쓸 때 많이 사용한다. 신문 기사나 사설 칼럼 등이 모두 평서체를 사용하는 이유다.
여기에 하나 더 더해진다면 평서체는 글이 간결해 가독성을 높여준다.
따라서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대개 큰 고민 없이 이쪽을 많이 사용한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서에서는 평서체의 비중이 훨씬 높다.
반면 경어체는 조금 더 부드럽고 친절한 느낌을 준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위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독자들을 위로하는 듯한 따뜻한 힐링 에세이 같은 장르에서 많이 사용한다. 스님들의 저서나 의식 세계, 영적 세계를 다루는 글에서도 많이 쓰인다.
블로그나 각종 SNS에 글을 쓸 때에는 굳이 어투를 통일하지 않아도 크게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때에는 나는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것을 권하는 편이다. 스스로에게 편한 어투를 찾고 각각의 어투가 주는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는 출간을 목표로 그동안의 글을 합쳐 투고를 하거나 별도로 원고 집필을 할 때다.
이때는 처음부터 통일해주는 것이 좋다. 자칫 문체가 섞이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저자는 경어체를 사용해 책을 출간했는데 글 중간에 한 문장만 ‘~이다’로 쓰인 평서체가 떡 하니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미 인쇄되어 서점 유통까지 된 터여서 어쩔 수 없지만 저자 입장에서도 출판사 입장에서도 꽤나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고 보니 저자가 그동안 온라인에 틈틈이 작성했던 글을 묶은 후 재편집을 하고 전체 원고를 퇴고하는 과정에서 평서체로 쓴 글이 몇 개 섞여 있었던 모양이다.
바꾼다고 바꾸고 여러 사람이 검토를 해도 간혹 이렇게 놓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글의 어투보다 중요한 것은 통일성이며,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은 글의 장르와 전체적인 분위기다
‘~이다’를 쓰든 ‘~입니다’를 쓰든 자신의 글에 어느 쪽이 잘 어울리는가를 생각해보면 된다.
자신의 삶의 경험을 담아 명확한 메시지와 정보를 전달할 때에는 평서체를, 친숙하게 다가가 따뜻한 위로와 내면 세계에 대한 치유의 이야기를 담을 때에는 경어체를 많이 사용하며, 출판사에서도 이를 권장한다.
온 마음을 담았습니다.
책의 활자들이 날개가 되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