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
#드라마에는 왜 OST가 실릴까
언젠가 드라마의 OST에 푹 빠진 적이 있다. 우연히 한 회를 봤는데 재미있어서 그 뒤로 찾아서 보게 된 드라마였다.
그리고 드라마가 종영하자마자 바로 OST를 찾았다. 듣는 순간, 영상을 볼 때의 감동이 밀려오는 듯했다.
OST가 삽입 됐던 장면들이 떠올라서 드라마를 볼 때의 설레고 안타깝고 뭉클했던 감정들이 다시 그대로 느껴졌다.
물론 드라마와 상관없이 음악 자체가 좋아서 듣는 이들도 있겠지만, 막상 드라마를 알고 음악을 찾아들으니 그 곡이 가진 테마가 좋아서 자꾸 듣게 된다.
이는 멜로디의 감동이었고 그 감동은 음악에 담긴 스토리텔링의 힘이었다.
OST에는 대개 각 장면 혹은 주인공들의 테마가 담겨 있다. 그래서 사랑이 샘솟거나 고백하는 장면일 때 나오는 음악, 두려워하거나 위기가 닥쳤을 때 나오는 음악, 남녀 주인공을 위한 음악 등이 있고 시청자들은 이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 분위기를 함께 떠올리게 된다.
글쓰기에서는 사례가 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독자들은 글의 중심 메시지와 동시에 사례를 기억한다.
사례가 가진 힘은 가히 막강하다. 때로는 백 마디의 말보다 누군가의 한 번의 경험이 사람들 뇌리에 깊이 남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스타 강사들은 사례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안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스토리텔링에 맡기는 것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만약 어린 시절 힘든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동기부여 스토리가 있다고 하자.
청중들은 그 결과의 단편을 이를 설명한 스토리텔링의 형태로 기억한다.
힘든 시절 = 어릴 때 가스도 들어오지 않는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공부를 하다가 발에 동상이 걸린 적 있음
성공한 사업가 = 지금은 슈퍼카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어서 차고에 고가의 차량을 10대나 보유하고 있음
위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결국 사람들은 강의를 듣거나 글을 읽을 때 그것을 스토리의 이미지로 기억한다.
사실에 이야기가 더해져 하나의 드라마로 재구성된다. 청중이나 독자들에게는 때로는 이것이 몇 줄의 명문장보다 훨씬 강력하게 와닿는다.
따라서 글을 쓸 때에도 사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글의 완성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것이 저자의 신념만을 구구절절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 있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독자들이 글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복잡한 상황이나 정의를 무언가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러한 이야기가 들어감으로써 글이 더욱 풍성해진다. 자칫 딱딱하고 지루하게 흘러갈 수 있는 글에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바로 사례다. 잘 쓴 글, 재미있는 글이라고 느끼는 글을 보면 모두 다양한 사례가 있다.
또한 얼마나 새로운 사례인가에 따라서 독자들은 더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작가의 정보력에 감탄한다. 자연스럽게 글에 대한 신뢰도도 함께 높아진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투자 전문가 마크 스쿠젠은 “금융과 경제 관련 글쓰기를 잘해내려면 스토리텔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야기로 풀어내면 월드스트리트나 경제학을 다루는 따분한 글을 쓴다는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느 분야가 됐든 마찬가지다. 모든 글은 사례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는 물론 논문도 수많은 인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설도 그 안에 들어간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스토리텔링 되어 사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해가 더 쉽다. 글에 사례가 없다면 얼마나 지루할까.
저자의 생각만으로 점철되어 마치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라며 강요하는 딱딱하고 오만한 글이 되어버릴 수 있다. 여기에 사례는 분량까지 채워주니 글의 재미와 분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온 마음을 담았습니다.
책의 활자들이 날개가 되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