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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브라제 Oct 02. 2019

(일본 괴담) 일본 대표 요괴, 목 이 긴 로쿠로쿠비

오브라제의 예쁜공포 이야기

로쿠로쿠비




이번 이야기는 로쿠로쿠비 라는 일본 요괴 이야기를 드려드리고자 합니다.


로쿠로쿠비 요괴는고전 수필이나 그림에 자주 등장하며, 일본 에도시대(1603년~1867년) 를 대표하는 귀신으로 목이 긴 요괴로 알려져 있습니다


.


누케쿠비




로쿠로쿠비는 여러 종류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번째는 몸에서 머리가 빠져 날라다니는 "누케쿠비" 입니다. 그냥 보았을 때는 일반 사람과 다를바 없지만, 목에 '범'자가 적혀있으며 자고 있을때 몸과 머리가 분리가 되어, 머리만 날라다닌다고 합니다.


(목이 빠지는 요괴는 누케쿠비, 목이 늘어나는 요괴 로쿠로쿠비라고 불리고 있지만,

현대에서는 목이빠지는 요괴와 늘어나는 요괴를 합쳐서 로쿠로쿠비로 (아니면 누케쿠비) 하나로 불리고 있습니다. )


누케쿠비는 머리와 몸이 분리가 되었을때, 몸을 옮기거나 숨겨버리면 다시는 몸과 머리가 합쳐지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누케쿠비가 머리만 날라다니는 이유로는, 혼이 육체에서 빠져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과, 여자의 망념 (약한마음, 망상) 으로 인해 방황해서 날라다니는 것이라고 설명이 되고있는데, 에도시대 당시, 타치바나 난케이가 지은 수필인 '북창쇄담' 에서는 누케쿠비는 몸에서 혼이 빠져다오는 현상을 병의 일종이라고 기록이 되어있습니다.

수필에서 나온 내용을 좀 더 설명드리면, 옛날 에치엔 국 (현재 '후쿠이 현' / 일본 중서부에 있는 곳) 에서 한 하녀가 일을 끝내고 자고 있었는데 자는 도중, 머리 맡에 목이 떨어져 굴러다니고 있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사람들은 이몸에서 빠져나온 혼이 목(머리)의 형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일본의 또다른 고전소설에서는 목이 날라다니는 누케쿠비를 만난 한 남자가 칼을 뽑아들고 쫓아가니, 누케쿠비가 자신의 집으로 도망을 쳤고, 그 집안에서는 "어떤 남자가 칼을 뽑아들고 날 쫓아와 집으로 도망치니 깨어났다"라는 말이 들렸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이 소설에 나오는 것을 보면 다른 일본 귀신들처럼 사람을 위협하는 무서운 귀신은 아닌것 같습니다.

특징은 또다른 수필인 '중릉만록'에서 알 수 있는데, 요시노 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로쿠로쿠비 라는 촌이 있으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말을 따르면, 로쿠로쿠비(누케쿠비)는 목도리를 하고 있고, 목도리를 벗으면 목부분에 힘줄이 보인다고 합니다.


'갑자야화' 라는 수필의 속편에서는 누케쿠비가 탄생된 이유가 나오는데, 하타치 국에 사는 한 여자가 병에 걸려서 남편이 부인을 위해 약을 찾던 중 어떤 상인에게 "흰 개의 간이 아내의 병을 낫게 한다" 라는 말을 듣고는 집에가서 기르던 흰 개를 죽여 간을 꺼내 아내에게 먹였더니 아내의 병이 말끔히 나았고, 후에 이 부부 사이에서는 예쁜 딸이 태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태어난 딸은 목이 빠져 머리가 공중에 날라다니게 되었고, 어느날 여느때처럼 머리가 공중에 분리되어 있을때 갑자기 흰 개가 나타나 딸의 머리를 물어뜯어 죽였다고 적혀있습니다.


누케쿠비는 흰 개의 복수로 만들어 진 요괴였네요... 이 이야기는함부로 동물을 죽이거나 괴롭히면 안된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로쿠로쿠비





두번째는 위에서 맨 처음 소개해드린 목이 늘어나는 요괴 '로쿠로쿠비'를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누케쿠비는 자고 있는 동안 몸과 머리가 떨어져 공중에 날라다니는 것이라면 로쿠로쿠비는 자는동안 목이 길어지는 현상입니다.


로쿠로쿠비는 에도시대 이후의 책들에 나오는데 수필 '갑자야화'에 로쿠로쿠비 이야기를 보면, 어느 집에 한 하녀가 다른 이들보다 새파란 얼굴로 인해 사람들에게 로쿠로쿠비라고 의심을 받고 있었습니다. 집주인도 이를 이상하게 여겨, 하녀가 자고 있을 때 몰래 확인을 해보았는데, 하녀의 가슴에서 연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곧 점점 짙어졌고 그 연기사이로 하녀의 목이 점점 늘어나는 모습을 보고 주인은 크게 놀라는데 주인의 놀란 소리에 깬 하녀의 목은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주인은 이 광경을 보고는 바로 하녀를 내쫓았고, 이런 이유로 그 하녀는 어디를 가나 금방 쫓겨났다고 적혀있습니다.


이번 로쿠로쿠비 이야기는 기존에 들려드린 괴담 다르게 귀신에게 동정심이 생기네요 ㅠㅠ


이렇게 로쿠로쿠비를 요괴, 귀신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한전경필' 이라는 수필을 보면 요시와라의 한 게이샤 (기생)이 자고 있었을 때 목이 늘어났는데, 이 현상을 목이 늘어나는 체질이라고 적혀있는것을 보면 보면 모두 요괴라고 생각하는 것이아닌 특이체질, 이상체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로쿠로쿠비의 탄생이야기는 누케쿠비처럼 구체적이지 않고,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설화로 떠돌도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뱀이 사람으로 변한 것이 목이 늘어난 로쿠로쿠비라고 하는데, 정말 떠돌다 나온 이야기답습니다,::


1868년~1912년 사이, 비교적 근래에도 로쿠로쿠비 이야기가 남아있습니다.


내용은, 한 상점을 운영하는 부부에게는 딸이 있는데 어느날 딸이 목이 늘어나는 로쿠로쿠비 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부부는 딸의 증상을 고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결국 마을 사람들에게 들키게 되고 괴롭힘에 견디지 못한 가족들을 그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그 후 이 가족을 본 사람들은 없다고 합니다.

아마도, 사람들을 피해서 숨어살아가고 있겠죠,


지금까지의 이야기로 느껴진 것은 로쿠로쿠비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많이 받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요괴 이야기는 다른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주기위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번 이야기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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