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 쓰는 삶
지난, '나는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란 질문이 떠오른 이후 곰곰히 '내 안의 글감을 길어올리는게 필요하겠다. 내안에서 솟아오르는 그 무언가가 선명해질 때까진 내가 우선은 이야기해보고 싶고, 이야기해 볼만안 무언가를 우선은 써봐야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 첫 시작으로 오랫동안 제가 품고 있던 문장, 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저의 인생책이랄까요? 단번에 <인생수업>이란 책이 떠올랐어요. 동시에 이책이 본가 책장에 꽂혀있다는 사실도 떠올랐죠. 이번 주말, 본가에 들러 가져온 책은 한눈에 보기에도 제 손길이 듬뿍 묻혀있었어요. 두번 이상 같은 책을 읽는 경우가 손에 꼽는데, 제가 이 책을 얼마나 닳고 닳게 읽었는지 곳곳에 페이지를 다시 붙인 흔적이 남아있었어요. 2010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에 이책을 만나, 그해 겨울내 잠못드는 밤 그 책을 벗삼아 읽고 또 읽었었습니다. 이 책을 그렇게도 부여잡고 읽을 수 밖에 없었던, 그 당시가 떠올라서 일까요? 다시 이 책의 첫장을 넘기는게 참 망설여졌어요.
이 책을 처음 만난건, 대학교 4학년때 아버지 사업체가 부도처리 되면서 집안에 경제적으로 큰 위기가 왔었을 때에요. 제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에 너무 정신이 혼미했었죠.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들 속에서 ‘내게 왜 이런일이 일어난거지?’란 질문을 품고, 수십번 읽었던것 같아요.
삶은 경험의 연속이며, 우리 모두는 그 경험들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비록 우리가 보지 못할지라도 모든 경험에는 원인이 있고 목적이 있습니다. 모든 사건은 우리에게 필요한 배움을 주기 위해 일어나는 것입니다.
책에서 이 문장을 만났고 ‘이 모든 경험들이 다 원인이 있고 목적이 있다할지라도 참 잔인하기 그지 없구나.’란 생각을 했어요. 그럼에도 그 모든 경험을 전 통과해내야했고, 그 시간들을 버티기 위해선 이 문장을 물고늘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쌓여, 다행히 원만하게 상황이 해결됐지만 그 과정에서 제 마음엔 참 많은 생채기가 났어요.
이후 이 책은 책장 한켠에 꽂혀 오랜시간 그 존재가 흐려졌었지만, 제가 생각한것 이상으로 저 문장은 제 삶에 많은 영향을 줬네요. 우주가 나의 배움을 위해, 또 자신의 본질에 다가가게 하기 위해 물어다주는 일련의 ‘경험, 사건’들이 여전히 지금 당장 이해 하긴 어렵지만, (비록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더 걸리더라도)시간이 쌓이면 분명 알게될거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그래서인지 정말 정말 힘든 시간의 터널을 건널땐 이를 통과하느라 온힘을 다써 살펴볼 여력이 없지만, 지나고 나선 분명 ‘이또한 내가 알아야 할 배움과 메시지가 있겠지.’란 생각에 잠시 뒤돌아보며 이를 세심하게 헤아려볼 수 있는 마음 근력은 생긴것 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지금 당장은 이해가 되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는 사건들 속에 던져진 느낌이 들때면, 저 문장을 다시금 곱씹곤 합니다. 현재는 내가 그 너머를 보긴 어렵겠지만 지금 놓여있는 일련의 모든 경험에는 내가 모르는 원인이 있고 목적이 있을거란 믿음이랄까요? 이 믿음을 붙잡고, 붙들다보면 어느새 깜깜한 터널을 지나 또 다른 단계, 차원으로 넘어가있는 스스로를 발견해냅니다.
당신의 인생 책은 어떠한 것이 있나요?
당신의 삶의 한 챕터를 넘어갈때 그 시간을 함께 해준 문장은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