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으로 장사를 할 거면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주세요
굉장히 여러 점포를 누리고 있는 대형 샵에 대한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글이라 걱정이 되긴 하지만, 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강아지,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라는 캠페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나 역시도 처음엔 입양을 고려했었고, 입양을 주선해주는 기관"이자" 분양원에 가게 되었다. 훗날 알게 됐지만, 그냥 입양될만한 친구들 몇 마리 데려다 낚시질을 하고 결국 "예쁜" 새끼 강아지를 파는 펫 샵이었다.
나는 우리 콩이를 분양받은데 대한 후회는 없다. 유기를 당했건, 파양을 당했건 그 친구 나름대로의 마음의 아픔이 있었을 텐데, 내 마음조차 컨트롤할 수 없어 약에 의존하는 내가 그런 친구들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라고 지금의 나에게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요. 못하겠어요."다.
하지만 우리 콩이도 펫 샵에서 뒤통수 땜통 때문에 "반절"가격으로 후려쳐진 하자 상품. 낙과 같은 아이였다.
무려 "뚝배기"라고 불리며. (물론 뚝배기라고 불린 이유는 당연 그 머리통 때문이었다.) 엄마에게 "뚝배기"를 가격 당해 머리에 땜통이 생긴 불쌍한 아기 강아지는 한 달 만에 샵으로 왔다.
자세히 보면 긁힌 흔적 하나 없는 저 땜통이 과연 정말 어미개에게 할퀴어서. 미움을 받아서 생긴 상처였을까?
머리의 상처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 아이의 상태는 어떠한가? 케이지 안에 화장실이 있어 저 아이는 변소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온몸에 지린내가 진동을 해 씻겨서 내일 데리고 가시는 게 좋겠다고 하는 스태프의 제안에 그러기로 했다. 거기다 몸은 바짝 말라 머리만 비정상적으로 커있었다.
가령 당신이 고기를 한 근 샀다. 그런데 살은 없고 온통 뼈랑 먹을 수 없는 내장 밖에 없어 결국 먹을 수 있는 양이 별로 없었다면? 좀 잔인한 비유이긴 하지만, 콩이는 뼈와 장기를 다 포함해서 600g이었다.
앞으로 머리 때문에 "서비스"로 해줄 "약욕 목욕"에 대한 이야기에 혼이 빠져 다시 한번 스태프를 붙들고 하루 사료 급여량이 얼마라고 하셨죠?라고 하니 "소주잔 2/3 정도로 하루에 두 번 주시면 돼요."라고 대답했다. 그래도 두 번은 너무 불쌍해서, 나름 샵에서 안내서라고 내어주는 종이 한쪽에 적힌 대로 세 번을 주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 친구는 영양결핍으로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른다.
머리털이 나라고 서비스로 일주일에 한 번씩 두 번을 해줬던 약욕 샴푸를 사용한 목욕은 가뜩이나 영양결핍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친구에게 너무나 독한 샴푸였다. 씻자마자 없던 비듬이 생기자 "이게 낫고 있다는 증거예요."라고 말하는 그 천연덕스러움.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난다.
그리고 두 번의 무료 서비스가 끝난 날 바로 병원을 찾았다. 안내서엔 2주에 한 번씩 예방접종을 맞추면 된다고 되어있는데 왜 한 번 밖에 안 맞춰 뒀을까? 머리는 괜찮은 걸까? 다른 곳은 아픈 곳이 없을까? 걱정하며. 그리고 모든 실체가 밝혀졌다.
"엄마가 긁었다고요? 하하 이게요? 어쨌든 얘 흉터는 각오하셔야 될 것 같고. 지금 비정상적으로 머리만 커요, 보세요 애가 머리가 무거워서 잘 걷지를 못해요. 일단 밥을 먹여서 체격부터 정상으로 갖추고 접종 시작하죠."
라고 의사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저희는 전문 캔넬 혹은 자연적인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들만 취급 하구요, 이 아이는 특별가로 데려가시는 거라서 병원 연계 서비스나, 미용, 교육 같은 다른 서비스들은 못 받으시고, 머리 상처는 저희가 2주 동안 케어해드릴게요. 그리고 특별가 분양의 경우 구입 후 15일 이내 패사, 질병 발생 시 동물 매매 소비자 보상 규정에 서적용 받지 못한다는 부분에 서명해주시고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서명한 '매매 계약서'에는 기함을 토할 내용이 적혀있다.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한번 꺼내 읽어보니 정말 가관이다. 죽든 말든 당신이 싸게 데려갔으니 당신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게 계약서의 결론이다.)
과연 저 아이가 농장에서 오지 않았을까? 내가 2주 차 케어를 받으러 갔을 때, 마침 도착한 스무 개가 넘는 종이 상자 안에서 깨갱거리던 새끼 강아지들은 전문 캔 넬에서 케어해서 굳. 이. 종이 상자에 옮겨 온 걸까?
우리 콩이는 사람이 손만 살짝 내밀어도 무서워서 도망을 간다. (그나마 한 달여간의 잦은 산책으로 이제 조금 사람에 대한 공포는 줄어든 듯 하지만 여전히 겁을 낸다) 콩아 도대체 너는 날 만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싸게는 140만 원대부터 비싸게는 300만 원대 "프리미엄" 강아지까지 있던 곳. TV 출연도 꽤 하는 곳. 그곳에서 데려온 아기 강아지의 이야기다.
차라리 농장에서 데려왔으면 솔직하게 농장에서 데려왔다고 하면 돈을 못 벌까 봐? 아니면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까 봐? 유기견은 있는지 없는지 체크도 안되면서 일단 샵부터 가보셔서 확인을 해야 한다? 그러면 그 샵을 들른 사람이 과연 유기견이 먼저 눈에 들어올까 꼬물거리는 아기들이 먼저 눈에 들어올까?
정말 엄청난 장사의 기술이다. 그 기술만큼 하나만큼은 정말 극찬해 주고 싶다.
하지만 이제 규모도 꽤 큰 것 같은데 유기견으로 교묘하게 사람들을 유인하는 방법이라도 최소한 중단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말 비싸게 분양하시는 만큼 진실된 마음으로 어린 생명들을 잘 인계해주시기를 바란다.